미국은 배터리주 날개 달았는데… LG화학은 시총 6조 증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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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21-05-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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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LG화학 제공]


LG화학이 2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1주당 가격도 80만원선을 위협받게 됐다. 크레디트스위스(CS)의 매도보고서가 나온 이후 시가총액은 2거래일 동안 6조원이 증발했다. 미국 자동차 회사인 포드가 전기차관련 지출 목표를 상향 조정하면서 뉴욕증시에서 관련주들이 상승한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화학은 전 거래일 대비 2만9000원(3.49%) 하락한 80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중에는 79만1000원까지 내리며 80만원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주가 급락 배경으로 CS가 내놓은 매도보고서 영향 때문으로 보고 있다. 또 화재 발생 가능성이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를 자발적으로 교체한다고 발표한 것도 악재가 됐다.

지난 25일(현지시각) CS는 발간한 보고서에서 LG화학에 대한 투자 의견을 기존 ‘매수(Outperform)’에서 ‘매도(Underperform)’로 하향 조정했다. 목표주가는 130만원에서 절반 수준인 68만원으로 낮췄다.

CS는 보고서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을 앞둔 시점에 투자자들이 큰 폭의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모회사를 살 이유가 없다”고 꼬집었다. 그간 투자자들이 LG화학의 물적분할을 꾸준히 반대해 온 이유다.

LG화학의 미래 먹거리 사업은 배터리다. 상당수 투자자들은 배터리부문의 성장을 눈여겨보고 LG화학 주식을 매입했다. 하지만 알짜인 배터리사업부가 물적 분할해 떨어져 나간다면 석유화학 부문만 남은 LG화학의 성장성은 그리 밝지 못하다는 판단이 선 것이다.

IBK투자증권은 LG화학의 석유화학부문 적정가치로 24조2140억원을, 에너지솔루션은 76조7830억원으로 평가했다. 실제 시장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가치가 최대 100조원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S는 LG화학의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지분율이 현재 100%에서 70%로 낮아질 수 있다고 봤다. 앞서 지난해 9월 차동석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주주와 투자자를 대상으로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하더라도 70% 이상 절대적인 지분을 계속 보유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관례상 외부 지분 비중은 20~30%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었다.

여기에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 ESS 화재와 관련해 2017년 4월~2018년 9월 중국에서 생산한 ESS용 배터리에서 잠재적 화재 리스크를 확인하고 자발적 교체를 실시한다고 밝힌 것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ESS 배터리 교체와 추가 조치에 필요한 비용을 약 4000억원으로 전망했다. 해당 금액은 상반기 중 충당금으로 반영될 전망이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LG화학의 주가를 하향조정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올하반기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직후 LG화학에 적용될 전지사업의 가치는 지주사할인율 50%를 적용해 46조원에 해당된다”며 “이에 따른 적정주가는 78~80만원으로 변경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분사가 이뤄지지만 LG화학의 사업 전망이 불투명한 건 아니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를 기점으로 LG화학의 중대형전지 수익 창출의 본격화가 예상된다”면서 “규모의 경제가 발생하는 생산 체력을 이미 지난해 확보한 상황에서 매년 평균 30%의 증설로 원가는 더욱 절감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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