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미·중 무역협상 실무급 대표 교체…협상전략 변화 생기나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19-09-17 14:3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왕서우원 대신 랴오민 재정부 부부장

  • 상무부장 합류 뒤 부처별 균형 잡은듯

  • 고위급 협상 앞두고 새판 짜기 분석도

랴오민 중국 재정부 부부장. [사진=바이두 캡처]


미국과 실무급 무역협상을 재개하는 중국이 협상단 대표를 교체했다.

분위기 환기 차원의 인력 재배치인지, 아니면 중국의 협상 전략에 변화가 생길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17일 관영 신화통신은 랴오민(廖岷) 중앙재경위원회 판공실 부주임 겸 재정부 부부장(차관급)이 18일 대표단을 이끌고 미국을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미·중 간 무역 문제에 대해 협상을 한다"며 "10월 워싱턴에서 열릴 고위급 협상을 위한 준비 차원"이라고 부연했다.

눈길을 끄는 건 이번 실무급 협상을 이끄는 중국 측 대표가 바뀌었다는 점이다.

랴오 부부장은 그동안 실무급 협상에 지속적으로 참여해 왔지만 협상단 대표로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협상단 내에서는 대표적인 금융통으로 꼽힌다. 랴오 부부장은 국영 중국은행에서 근무하다가 은행감독관리위원회 등 금융당국에서 대부분의 경력을 쌓았다.

2016년 중앙재경영도소조 국장으로 합류했고, 지난해 중앙재경위원회 국장을 거쳐 재정부 부부장으로 발탁됐다.

기존 중국 측 실무급 협상 대표는 왕서우원(王受文) 상무부 부부장이었다.

왕 부부장은 중국이 지난해 9월과 올해 6월 등 두 차례에 걸쳐 무역전쟁 관련 백서를 발간한 뒤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중국 측 입장을 설명하는 역할을 맡기도 했다.

이번 인력 재배치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중산(鍾山) 상무부장이 고위급 협상단에 합류하면서 실무급 협상 대표는 재정부 부부장에게 맡긴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중 부장은 지난 7월 상하이에서 열린 고위급 협상 때부터 협상단 일원으로 참여했다.

이후 고위급 협상 대표인 류허(劉鶴) 부총리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등 미국 측 인사들과 통화를 할 때 줄곧 배석하고 있다.

한 소식통은 "상무부장이 고위급 협상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데 실무급 협상까지 상무부 부부장이 이끌 경우 무역협상을 상무부가 주도하는 인상을 줄 수 있다"며 "이 같은 점을 감안한 인력 재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무급 협상단 대표를 교체하면서 중국의 협상 전략에 변화가 생길지도 관심사다.

왕 부부장은 미·중 양측이 150쪽 분량의 합의문 초안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실무급 협상을 책임졌던 인물이다.

하지만 중국이 합의 내용 이행을 강제하기 위한 국내법 개정 등에 난색을 표하고 합의문 수정을 요구하면서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또 다른 소식통은 "협상의 새 판을 짜야 할 시점에 기존 협상단 대표가 계속 자리를 맡는 건 모양새가 좋지 않다"며 "왕 부부장 입장에서도 미국과 합의했던 내용을 스스로 부정하며 새로 협상을 벌이는 게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미·중 양측은 이번 실무급 협상에서 치열한 기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협상을 앞두고 서로 유화적인 제스처를 주고받는 모양새다. 중국은 사료용 유청, 농약, 윤활유 등 16개 품목의 미국산 제품을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25%에서 30%로 인상하는 시점을 오는 10월 15일로 연기했다.

10월 중 열릴 고위급 협상 결과를 지켜본 뒤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복수의 당국자 발언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중간 단계의 합의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미국산 제품을 추가 구매하고 일부 요구안을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미국이 대중 관세 압박 수위를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아주NM&C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