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신조어] 인생샷 스폿 어딘가요? '인스타그래머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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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연 기자
입력 2019-08-15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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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자신의 일상을 남들과 공유한다. 남들보다 많은 주목을 받으려면 사람들의 시선을 끌 만한 사진이 뒤따라야 한다. 이러다 보니 사람들은 플레이팅이 예쁜 식당이나 감성 넘치는 인테리어로 꾸며진 카페 등 '인스타그래머블'한 장소를 찾아 나서고 있다.

'인스타그래머블'이란 SNS '인스타그램(Instagram)'과 '할 수 있는(-able)'을 합친 신조어로, 말 그대로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이라는 의미를 가졌다.

지난해 뉴욕타임스는 미국에서 폐업하는 소매점이 속출하고 있지만, 인스타그래머블을 공략한 곳은 오히려 사람들이 몰려 활황을 누리는 분위기라고 보도한 바 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속담처럼 '맛'은 물론 '멋'까지 잡은 가게는 사람들의 발길이 저절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인스타그래머블 열풍이 불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홍보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고객이 알아서 인스타그램에 인증샷을 올려 입소문을 내주니 이보다 좋은 마케팅 효과는 없다.

미국의 한 건강음료 브랜드는 천장에 사람만 한 식물을 걸고 대형 거울을 설치하는 등 독특한 인테리어로 매장을 꾸며 사람을 끌어모았고, 그 성과는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

국내도 요식업뿐 아니라 영화관, 전시, 호텔, 여행 등 다양한 업계에서 인스타그래머블이 빠지지 않는다. 최근 CGV는 텐트를 설치해 영화도 보고 더운 날씨에 시원한 영화관에서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여름맞이 이벤트를 진행해 이목을 끌었고, 미술 전시관에서는 알록달록한 네온사인과 아기자기한 조형물로 인증샷을 찍으며 작품을 눈으로 즐길 수 있도록 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기도 했다. 호텔업계도 고급 시설에 인생샷 스폿을 마련하거나 애프터눈 티 등 이색적인 음식을 개발해 숙박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하지만 '맛'보다 '멋'을 우선시하여 사진빨에 속아 해당 장소를 찾았다가 기대에 못 미쳐 크게 실망하기도 하며, 전시관에서는 사진을 찍느라 관람객들을 방해해 불만이 쏟아지기도 한다. 그야말로 주객이 전도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카메라로 인생샷을 담고 즐기는 것도 좋지만, 과시 욕망이 앞서 '멋'에만 치중한다면 언젠가 본모습이 탄로나게 된다는 것을 업계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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