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재 미니칼럼-短] 진주의 안씨, 부천의 차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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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논설위원
입력 2019-04-23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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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로, 말로 사람 죽이는 재발 위험 높은 병(病)


경남 진주의 한 아파트에서 일어난 ‘묻지마 살인’은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야하는 국가의 위기관리 능력 부재를 낱낱이 보여줬다. 용의자 안인득씨(42)는 2010년 폭력 행위 등으로 조현병 판정을 받고 공주치료보호감호소에서 보호관찰 처분을 받았다. 그는 감호소에서 나온 이후 여러 차례 이웃과 시비를 벌이는 등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었다. 망상이 폭력으로 발현되는 극소수 조현병 환자였지만 국가는 그를 놓쳤다. 조현병과 '국회의원병'은 닮았다.조현병은 재발하는 병이기 때문이다.

차명진씨(59)씨는 자유한국당 경기도 부천시 소사구 당협위원장이다. 그는 이 지역구에서 국회의원에 두 번 당선된 ‘전직 의원’이다. 그는 지난 16일 세월호 참사 5주기 날 “세월호 유가족들.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처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 먹고 진짜 징하게 해 처먹는다. 세월호 사건과 아무 연관 없는 박근혜, 황교안에게 자식들 죽음에 대한 자기들 책임과 죄의식을 전가하려 한다”는 글을 올렸다가 논란이 되자 삭제했다.

법(정신건강복지법)은 세상에 해를 가할 우려가 있는 이들을 강제로 격리시킬 권한을 경찰,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줬다. 칼로 사람을 죽여야만 격리해야 하나? 현재 정신질환자 관련 예산은 1.5% 수준이지만 선진국은 5% 수준이다. 이 예산을 더 늘려 제2, 제3의 안씨, 차씨를 예방해야 한다. 그럼에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조현병 못지 않게 심각한 피해를 주는 ‘국회의원 병’에 걸린 지 오래된 그에게 내년 4월 총선 공천장을 줄 거다. 아뿔사, 차씨는 서울대 정치학과 79학번 동기 카카오 단체톡방에서 ‘아웃’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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