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제3의 매력' 이솜 "이윤지 삭발신, 데뷔 후 가장 떨리는 순간…내내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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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18-11-26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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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드라마 '제3의 매력' 이솜 인터뷰[사진=아티스트 컴퍼니 제공]

너무 달랐고 그래서 더 보편적이었던 그 시절의 연애. 지난 17일 종영한 JTBC 드라마 ‘제3의 매력’은 특별하지 않지만 내 눈에는 반짝거리는 서로의 제3의 매력에 빠지게 된 남녀의 연애기를 다룬 작품이다.

이번 작품에서 배우 이솜(28)은 불처럼 뜨겁고 감정적인 영재 역을 맡았다. 영재는 자신과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남자친구 준영과 만나 부딪치고 마모되며 조금씩 변화하기에 이른다. 지금의 영재를 만든 과거의 순간들은 특별하고 때로는 평범해 많은 시청자들을 공감하게 만들었다.

최근 청춘과 공감이라는 키워드에 주목해온 이솜은 드라마 ‘제3의 매력’ 속 영재를 만나 스물의 봄과 스물일곱의 여름, 서른둘의 가을과 겨울을 함께 겪으며 배우로서, 자연인으로서 함께 성장했다. 연기 데뷔 10년째.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이솜과 작품과 연기 그리고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음은 아주경제와 만나 인터뷰를 가진 이솜의 일문일답이다

JTBC 드라마 '제3의 매력' 이솜 인터뷰[사진=아티스트 컴퍼니 제공]


‘제3의 매력’ 영재는 잘 떠나보냈나?
- 모르겠다. 솔직히 아직까지 실감 나지 않는다.

언제 가장 떠오를 것 같나?
- 촬영 없고 스케줄 없는 날? 현장도 사람들도 그럴 때 떠오를 거 같다.

‘제3의 매력’ 시나리오의 첫인상은 어땠나? 영화와는 달리 시나리오를 다 알고 시작하지 않았을 텐데
- 3~4회 분량을 받았다. 대본이 너무 재밌어서 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시작하기 전에도 어느 정도 (드라마의) 큰 틀은 알고 있었다. 드라마는 시청자 반응을 보며 만들어지기도 하니까. 재밌는 도전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님이 제일 먼저 이솜에게 해주었던 이야기는 무엇이었나?
- 감정적, 체력적으로 힘들 거라고. 그런데 영화 촬영을 하면서 온갖 고생은 다 해봐서…. 하하! 힘든 거 잘한다고 자신했다. ‘잘할 수 있어요’라고.

작품에 관해서는?
- 너무 많긴 한데 전체적 대본 이야기를 하면서 영재의 감정을 선인장에 빗대주셨다. 선인장은 줄기의 수분을 보호하기 위해 잎사귀를 가시로 만들었다며 수분을 눈물에 비유하셨다. 우리는 선인장이 얼마만큼의 눈물을 가졌는지 모른다고. 그 이야기를 듣고 서른두 살의 영재가 선인장과 비슷하다고 생각해 드라마 속에 선인장의 이미지를 넣자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렇게 작품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었던 게 정말 좋았다.

JTBC 드라마 '제3의 매력' 이솜 인터뷰[사진=아티스트 컴퍼니 제공]


20대 초반과 후반, 30대 초반의 영재를 표현해야 했다. 연기적으로 고민한 부분은?
- 변화가 명확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한 작품 안에서 영재의 20대와 30대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게 흥미롭고 재밌었다. 촬영을 시작하기 전 영재를 어떻게 표현할지 충분히 고민하고 정리한 뒤 (작품에) 들어갔다. 서른두 살의 영재는 아직 제가 겪어보지 못한 영역이기 때문에 고민했는데 감독님께서 ‘이솜이라는 사람이 보였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편하게 접근할 수 있었다.

이솜이 녹아든 32살의 영재는 어땠나?
- 스무 살의 영재가 선머슴 같은 풋풋한 아이였다면 32살의 영재는 전문적이고 똑 부러지는 모습이었으면 하고 바랐다. 32살의 영재에 저를 녹이기 위해서 영재가 느끼는 상황과 감정을 최대한 저로 이입하려고 했고 다 표현해보려고 했다. 명확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헤어스타일이며 옷 스타일까지 변화를 줬다.

이해가 안 가는 감정도 있었나?
- 결과적으로 말한다면 전부 이해가 갔다. 이해가 안 가도 어떻게든 이해하게끔 상황을 만들었다. 그것도 안 된다면 감독님과 저, (서)강준이까지 모여서 어떻게든 이해하려고 상황을 정리했다.

소통하는 현장이었다고 하더니 저런 맥락의 이야기였나 보다
- 카페에 앉아서 7시간씩 떠들기도 했다. 이런 현장은 거의 만나본 적이 없었고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나눈 적도 없었다. 많은 공부가 되었고 배웠다. 이런 건 어디서도 배울 수 없다고 생각돼 굉장히 소중하고 귀했다.

상대 배우인 서강준은 어땠나?
- 강준 씨는 섬세하고 디테일한 감정 연기를 하는 배우다. 저는 강준 씨와 조금 다른 연기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둘이 만나서 케미가 좋았던 거 같다. 감독님께서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그런가 보다’ 하기도 하고. 하하.

연기적으로는?
- 강준 씨는 감정을 하나하나 쪼개서 연기한다. 정말 섬세하고 디테일하다.

JTBC 드라마 '제3의 매력' 이솜 인터뷰[사진=JTBC 제공]


16부작을 찍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 이윤지(백주란 역) 선배님의 머리를 자르는 신. 영영 잊히지 않을 거 같다. 가발도 아니고 실제 타인의 머리카락을 자른다는 게 일반적인 일은 아니니까. 정말 긴장을 많이 하고 있었는데 선배님께서 ‘긴장 풀라’고 오히려 다독거려주셨다. 머리카락도 정말 짧게 잘랐는데 주란의 감정이 맞는지 상황이 맞는지를 먼저 고민하시더라. 그 순간이 정말 잊히지 않는다.

배우들에게도 낯선 상황일 거 같다. 누군가의 머리카락을 자른다는 일
- 정말 떨렸다. ‘아, 이렇게 힘든 상황이 내게 오다니’ 싶기도 했고. 배우 생활 통틀어 가장 긴장되는 순간이었던 거 같다.

어느덧 데뷔 10년째가 되었는데. 이제는 스스로와 캐릭터를 잘 분리하는 편인가?
- 이제는 그런 거 같다. 인터뷰하면서 ‘서른두 살의 영재를 연기하면서 감정적으로 힘들지 않았냐’고 물어보시는데 그렇지 않았다. 이제 분리를 잘하는 거 같다. 전에는 그러지 못했던 거 같은데. 작품을 거듭하면서 이렇게 변해온 거 같다. 연기할 때 캐릭터와 나를 일체 시키는 게 더 재밌기는 하지만 감정적으로 너무 힘들다. 자연스럽게 분리하기 시작한 거 같다. ‘일부러 해야지’ ‘안 해야지’라는 건 아니다.

JTBC 드라마 '제3의 매력' 이솜 인터뷰[사진=아티스트 컴퍼니 제공]


극 중 영재는 20살, 27살, 32살 등 변화의 순간이 있었는데. 이솜에게도 변화의 기점이 있었나?
- 그렇게 정확한 기점은 없다. 모델 일을 할 때와 처음 배우 일을 할 때인가? 제 나이에 겪을 수 있는 힘든 순간들을 겪으면서인 거 같다. 슬픈 순간, 기쁜 순간을 그때그때 피하지 않고 직면했는데 그게 성장하는 데 도움을 준 거 같다. 지금도 아플 땐 아프고, 기쁠 땐 기뻐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게 순탄했다면 아마 현실에 안주했을 거다. 위기 속에서 성장한다고 생각한다. 드라마 엔딩 내레이션 중 ‘지나온 고통과 괴로움은 우리를 성장시킨다. 같이 느껴온 기쁨과 함께 그래서 우리는 계속 걷고 있는 게 아닐까? 가득 차 있는 내가 되기 위해’라는 대사가 있는데 정말 마음에 든다.

이번 작품이 이솜에게 영향을 미친 부분이 있다면?
- 현장에서 감독님, 스태프, 배우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 그리고 그것으로 (작품을) 만드는 것. 어디서도 배울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방금 말씀드린 대사는 준영이와 영재도 그렇지만 저, 배우들, 감독님, 스태프들의 이야기기도 한 것 같다.

29살의 마지막 겨울을 맞고 있는데. 30살의 이솜은 어떨 거로 생각하나?
- 잘 모르겠다. 숫자만 달라졌지 지금도 그때도 크게 다르지 않을 거 같다. 가까운 미래라서 좋아하는 거, 싫어하는 거, 작품 보는 눈도 비슷할 거 같고. 그때의 나는 똑같이 ‘어떤 작품을 할까?’ 하는 고민을 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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