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원유 수요 2023년 정점…"기후변화 막기엔 역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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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회 기자
입력 2018-09-10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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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체 에너지 수요 2035년부터 꺾여도 기후변화 억제선 깨질 듯

미국 오클라호마주 쿠싱에 있는 원유 저장고[사진=로이터·연합뉴스]


글로벌 원유 수요가 2023년 정점을 지나 20년 안에 신재생에너지와 천연가스가 전체 에너지 공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럼에도 지구 온난화를 막기엔 충분하지 않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0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노르웨이 에너지·해운 서비스업체인 DNV GL그룹은 '2018 에너지 변천 전망' 보고서에서 전 세계 원유 수요가 2023년 정점을 찍고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석탄 수요는 2014년에 이미 정점을 지났다는 분석이다.

원자력에너지는 2033년, 천연가스는 2034년에 각각 수요 증가세가 꺾이는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봤다. 총 에너지 수요는 2035년에 정점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보고서는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대비 에너지 비용이 2016년 5.5%에서 2050년엔 3.1%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인구가 현재 약 72억 명에서 2050년엔 92억 명으로 늘겠지만, 신재생에너지 개발과 함께 소비효율 개선 속도가 빨라져 에너지 비용 부담을 덜 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문제는 불과 20년 안에 신재생에너지와 천연가스 비중이 절반에 도달해도 온난화를 막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2035년에 글로벌 에너지 수요가 정점에 이르러도, 지구 평균 기온은 산업혁명기보다 2.6도 올라 제한선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전 세계 195개국이 2015년 서명한 파리기후협약은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산업혁명기 대비 2도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 서명국들은 기온 상승폭을 1.5도 이내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지구 기온 상승 억제선을 1.5도로 잡은 건 지구 기온이 이만큼 오르면 생태계와 식량안보 등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에 따른 것이다. 이번 보고서는 대응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인류가 기후변화 재앙을 맞을 날이 머지 않았음을 경고하고 있다.

레미 에릭센 DNV GL그룹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기후 목표를 달성하려면, 각국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온실가스 배출 비용을 더 높이는 프로그램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야 탄소 포집·저장기술을 개발하는 신생기업들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신재생에너지 이용을 촉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에릭센은 탄소배출량을 보다 공격적으로 줄이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은 근시안적인 사고라고 꼬집었다. 각국 정부는 표를 얻기 쉬운 포퓰리즘 정책을 선호하고, 기업들은 분기 실적에 집중하고 있을 뿐 장기적인 에너지 대책에는 무관심하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2090년에야 전 세계 탄소배출량이 처음으로 제로(0)가 될 것으로 봤다. '기후변화 선지자'로 불리는 기후과학자 제임스 핸슨 박사가 1988년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처음 인간이 만든 지구온난화의 위험을 경고한 지 102년이 지난 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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