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의 큰 그림···낸드·D램·파운드리 '거점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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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18-08-0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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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천 M16 3조5000억 투자···D램 주력

  • 청주 M15 2025년까지 13조 추가투입

  • 청주 M8 공장 장비 중국으로 순차 이동

  • 효율성 증대 위한 장기 로드맵

SK하이닉스 4세대(72단) 3D 낸드 기반 4TB SATA SSD와 1TB PCIe SSD. [사진=SK하이닉스 제공]


올해 말 착공에 들어가는 SK하이닉스의 경기도 이천 ‘M16 공장’이 메모리반도체 D램을 주력으로 생산한다.

지난달 SK하이닉스는 약 3조5000억원 규모의 M16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제품을 만들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반도체 업계에서는 M16 공장의 주력 생산 제품 종류와 비중 등에 대해서 다양한 주장이 맞선 바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M16 공장에서 D램을 주력으로 생산함으로써, 이천 'D램', 충북 청주 '낸드플래시', 중국 우시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로 반도체 생산의 거점 전략을 더욱 강화한다.

◆ 거점 전략, 생산 효율성 높인다
SK하이닉스의 인수 이후 매년 수조원대의 투자에 앞장서 온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큰 그림'이다. 각 거점을 중심으로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인력의 전문화 등을 꾀해 장기적인 성장을 이끌려는 전략이다.

지난달 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 전문 자회사인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가 중국 장쑤성 우시 지방정부 산하 투자회사인 '우시산업집단'과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올해 하반기 중에 현지 공장 착공에 나서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충북 청주 M8 공장의 장비를 2021년 말까지 중국으로 순차적으로 옮겨 시장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라며 “다만 파운드리 관련 중요 R&D(연구개발) 기능은 국내에 남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충북 청주도 올해 말 M11과 M12에 이어 M15 공장의 가동에 들어가면서 SK하이닉스 낸드플래시 생산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월 청주산업단지 테크노폴리스 내 23만4000㎡ 부지에 M15 공장의 착공에 들어갔으며, 현재까지 2조원 넘게 투자했다. 오는 2025년까지 장비 반입 등에 13조원 규모가 추가로 투입된다.

SK하이닉스가 이번에 M16 공장에서 D램을 생산하기로 한 또 다른 배경은 시장 상황과 후발주자의 추격에 있다. 우선 최근 낸드플래시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메모리반도체 시장은 D램이 주도하고 있다. 지난 5월 기준 WSTS(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에 따르면 메모리 전체 매출 136억8000만 달러 중 D램이 차지하는 비중은 63.2%(86억4000만 달러)다. 나머지가 낸드플래시(46억5000만 달러)다.

반도체업계에서 SK하이닉스가 D램 위주의 수익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데도 불구하고 이 회사가 D램의 투자를 더욱 강화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올해 2분기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10조원, 영업이익 5조원을 돌파한 SK하이닉스는 매출의 80%가 D램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향후 D램 시장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데이터센터와 모바일 시장을 중심으로 견조한 메모리 수급 환경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AI(인공지능)를 비롯한 4차 산업혁명의 확산에 따라 D램의 수요는 향후에도 지속 확대될 것"이라며 "과거보다 미세공정기술 전환 효율이 저하되고 제조 공정의 수도 증가하는 등 생산량 확대가 어려워지면서 공급이 수요의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이천 'M14' 공장 전경. [사진=SK하이닉스 제공]


◆ 후발업체 추격 견제···10나노 이하 D램 양산
D램 부문에서 중국 등 후발업체의 추격은 매섭다. 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올해 4분기부터 이노트론·푸젠진화반도체(JHICC) 등 중국 업체들의 D램 제품 생산이 본격화된다.

기술적 우위를 점하지 않고는 저가 제품 위주의 중국 업체들과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에 SK하이닉스는 M16 공장에 차세대 노광장비(EUV: Extreme Ultra Violet)를 설치해 세계 최초로 10나노 이하 D램 양산에 나설 예정이다.

EUV는 네덜란드의 반도체 생산장비업체인 ASML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EUV 장비는 1년에 20대 정도만 생산되며, 1500억원을 웃도는 초고가 장비지만, 10나노 이하 미세공정을 위해서는 필수로 꼽힌다.

SK하이닉스는 1z(10나노 초반대 공정)부터 점진적으로 EUV를 도입해 나간다는 방침을 세우고, 테스트용 장비를 바탕으로 도입 방법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EUV 장비는 스루풋(Throughput·처리량)이 떨어지는 만큼, 향후 개선 여부에 따라 적용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중국 등 경쟁업체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굳건한 우위를 지켜나가기 위해 장기적인 로드맵을 그리고, 실현해 나가고 있다"며 "10나노 미만 제품을 양산하기 위해서는 EUV 장비 도입 등 3~4년의 준비시간이 필요한 만큼, 공격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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