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인옥의 북한 경제 리포트]평양 '8학군' 70평 아파트 3억원…1년 새 1억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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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회 기자
입력 2018-07-20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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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곽인옥 숙명여대 연구교수 '평양지역 아파트 건설 및 부동산 시세 분석'

평양시 대성구역 여명거리 건축물[사진=구글]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비핵화 프로세스가 가동 중이다. 북한 정부는 비핵화를 통해 개혁·개방의 길을 걸을지, 아니면 사회주의 폐쇄국가로서 예전처럼 가난하게 살 것인지를 결정할 기로에 서 있다.

사실 세계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한 또 다른 '코리아'인 한국이라는 존재가 없었다면, 북한은 중국·베트남처럼 벌써 개혁·개방을 통해 경제발전과 경제성장을 이룩한 나라가 되었을 텐데 아직도 개혁·개방을 하지 못한 상태에서 북한 주민들은 매우 어려운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핵무기와 미사일 기술의 완성 및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개혁·개방에 자신감을 갖게 됐고 어느 때보다도 더 개혁·개방을 향한 집념이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비핵화를 이룬다면, 북한의 경제개발을 위해 한국·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여러 나라의 지지와 경제적인 지원을 받아 개혁·개방의 길을 걷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북한은 물류의 중심지역을 통과하는 대륙의 관문이다. 중국의 덩샤오핑이 그랬듯이 김정은 위원장이 통 큰 결정으로 개혁·개방을 앞당긴다면 눈부신 경제발전을 가져오게 될 것이며, 북한 주민들의 지지를 한 몸에 받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북한 및 중국(단둥·훈춘), 러시아(블라디보스토크·하산), 남한(비무장지대 일대)의 땅값이 2~3배 오르면서 북한 평양지역 아파트 건설 동향 및 아파트 부동산 시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평양지역 아파트 건설

①고난의 행군 이후 평양지역의 아파트 건설 현황


고난의 행군시기에 배급시스템이 마비되면서 주민들이 생존을 위해 자생적으로 시장을 형성했다. 또한 이 시기부터 국가 주도의 주택공급이 거의 없어지면서 민간개발에 의존하게 되었으며, 주택난이 심화했다.

아울러 평양에서는 베이비붐 세대의 결혼과 가구 분가, 주택의 노후화로 주택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주택 부족 심화로 한 방에 여러 명이 동거하는 형태가 많아지고 있다. 그리고 주택 과반수가 1970년대 이전에 지어져 노후화가 심각하고 영세 저층주택이 도심 주변이나 공장 주변에 밀집되어 있어 평양에 주택 건설 및 공급이 절실한 상황이다.

북한 당국이 주택난 해결을 위해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김일성 시대에는 평양의 전반적인 도시 기본 골격을 만들었고, 만경대 구역엔 대규모 아파트를 건설했다. 김정일 시대에 들어서는 외국인이 많이 오는 고려호텔을 중심으로 전문 음식거리가 형성된 창광거리를 건립했다. 또한 남북교류를 많이 하면서 락랑구역의 논밭을 밀어버리고 대대적인 아파트 단지를 건설하며 통일거리를 형성했다. 김정은 시대에는 중구역의 대규모 고층 아파트 단지가 있는 창광거리, 싱가포르 형식의 아파트 단지인 미래과학자거리, 대성구역 여명거리는 화려한 미국의 맨해튼을 연상케 하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건설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②장마당 경제 이후 평양지역 아파트 건설 유형

국가배급제가 붕괴하면서 생존 차원에서 허용한 장마당을 통해 북한식 시장경제가 도입됐다. 평양지역의 경우 각 구역마다 2개의 장마당이 생겨났다. 이제는 시장(장마당)이 식량과 생활필수품을 주민들에게 공급하는 장이 됐다.

장마당 경제 이후 아파트 개발유형은 크게 2개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국가주도로 건설하는 것으로, 중구역과 대성구역이 중심이 된 대규모 랜드마크 건설이다. 이는 국가적인 사업으로 건설된 살림집으로, 최고지도자가 하사한 선물로 일정기간 거래가 불가하다. 특히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서 아파트 치적사업으로 대동강변에 위치한 창광거리와 미래과학자거리, 대성구역의 여명거리가 건설됐다.

창광거리는 중구역 만수대지구로서 김일성 탄생 100돌을 맞아 건설된 기념사업의 결과물이다. 2011년 5월 22일 착공해 2012년 6월 20일 준공했다. 45층 규모 아파트 14동(2700여 가구)으로 지상·지하의 각 곳에 상업시설, 편의시설, 교육시설을 갖췄다.

미래과학자거리는 당 창건 70주년을 기념하는 대표적인 사업에 따라 조성됐다. 2014년 8월 17일 착공해 2015년 10월 3일 준공했다. 아파트 19개동(2584가구), 공공건물 11개, 지상·지하의 각 곳에 상업시설, 편의시설, 교육시설을 갖추고 있다.

여명거리는 대성구역 용흥 네거리에서 금수산에 이르는 구간에 건설된 일종의 신도시다. 부지면적은 90만㎡, 연건축면적은 172만8000여㎡에 달한다. 신축된 살림집이 44개동 4804가구에 이르는 북한 최대 복합단지이다. 특히 김일성 주석 탄생 105주년을 맞아 야심차게 추진했던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 '여명거리 70층 아파트'는 270m 높이로, 평양의 '랜드마크'인 105층 규모의 류경호텔을 제외하면 '살림집'으로는 가장 높은 건물이다.

다른 하나는 민간개발(무역회사)을 통해 도심 및 주변지역에 소규모의 아파트 건설이 한창이다. 부족한 주택수요에 대응해 아파트 건설이 활발하다. 정부 기관과 돈주(錢主), 건물주가 합동으로 아파트 개발 후 일부 아파트를 매매하고 있다.

평양의 아파트 건설이 특이한 건 뼈대만 분양하고, 인테리어 공사는 거주자가 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소규모의 건설은 장마당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만경대구역 당상시장 주변과 보통강시장 주변, 통일시장 주변에서 나타났다. 또한 모란봉구역에 위치한 영세저층주택지를 재개발하거나 2선 도로변 중심 인접지역에서도 건설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서 5만 달러까지 자금 출처를 묻지 말라는 특명에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활동 범위가 넓어져, 심지어 중구역에서 대동강이 내다보이는 곳에도 아파트가 많이 건설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아파트 공급 규모는 4칸(70평), 3칸(60평), 2칸(40평) 등 3가지 규모로 건설되고 있다. 현지 주민들은 3칸을 가장 선호해 거래가 원활하다고 한다.

③평양지역 아파트 건설 문제점과 나아가야 할 방향

북한에서는 최고 지도자의 치적을 위해서 대규모 아파트를 많이 짓고 있다. 평양시의 창광거리, 미래과학자거리, 여명거리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아파트 건설은 국가의 재원이나 건설회사가 이윤을 위해서 투자하는 것이 아니고, 무역회사에서 재원을 투자해 건설한다. 비합리적인 투자로 도산하는 회사도 많다고 한다.
 

 


북한식 대기업 산하 무역회사는 200~300개가 있으며, 중견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기업이 1000개쯤 된다.

일반적으로 기업이란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는 경제원칙에 의해 움직여야 하는데, 평양에서는 최고 지도자의 명령에 무조건 따라야 하는 상황이다. 아파트 건설 재원을 확충하기 위해 빚더미에 앉은 무역회사 사장들이 많다고 한다.

북한이 폐쇄적인 경제에서 벗어나 개혁·개방을 통해 경제발전과 성장을 이룩하려면 경제원칙이 자리 잡아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기반시설도 문제다. 아파트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먼저 상하수도, 가스관 등 기반시설이 갖춰져야 하는데 평양시 전체적으로 이러한 시설이 체계적으로 형성돼 있지 않다. 특히 평양시에는 중구역을 제외하고는 전기가 공급되는 시간이 하루 3~6시간도 채 되지 않아 가전제품과 엘리베이터 사용, 난방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평양에서 고층 아파트를 거래할 때 10층 이상은 가격이 싸고, 10층 이하가 상대적으로 비싼 이유다.

◆평양지역 부동산 시세 분석

①평양지역에서도 부동산 거래가 가능한가


고난의 행군 시기에는 총체적인 경제난으로 계획경제가 붕괴되면서 생존을 위한 부동산 시장화가 나타났다. 주택, 시장매탁, 텃밭, 뙈기밭, 소(燒)토지, 과수원 부업밭, 협동농장부지, 공장기업부지, 탄광생산기지, 수산물 생산기지 등 다양한 부동산 시장이 존재한다.
 

 


부동산의 맹아는 고난의 행군 이전부터 주택 수요·공급의 극심한 불균형으로 나타나면서 주택교환 및 입사증(등기등본증) 매매가 시작됐다. 기관·기업소 단위 주택을 건설하는 게 주택난의 해법이 됐다.

고난의 행군 이후에는 주택배급시스템이 붕괴하면서 시장 의존형 경제 확산, 개인의 부 급증, 빈부격차 심화 등으로 부동산 거래가 활발해졌다. 평양지역에서는 2000년 이후 주택매매에 대한 정보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거간꾼(부동산중개업자)이 등장했다. 이들은 법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당 지역의 주택배정과를 통해 새로운 주택사용허가증(입사증)을 발급해주고 수수료는 주택매매가격의 10%를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②평양지역 아파트 가격 시세

북한에서는 시기, 중앙과 지방, 국경과 내륙별로, 평양시에서는 중심부와 주변부에 따라 주택가격의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평양지역에서 새로 건설된 아파트의 가격은 전기와 온수가 잘 들어오는지, 교통이 편리한지, 학군 선호도에 따라 아파트 가격이 달라진다.
 

 


평양시와 서울시는 도시 중앙에 큰 강이 흐르고 있으며, 강을 중심으로 강남과 강북으로 나뉘는데, 서울에서는 강남의 아파트가 비싼 반면 평양에서는 강북 아파트 가격이 매우 비싸다.

평양시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는 중구역에 있는 아파트들이다. 전기와 온수가 잘 들어오고 교통 여건이 좋은 데다 명문 학군이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평양시 중구역 신규 아파트 70평 규모는 지난해 약 2억원이었으나 북·미 정상회담 이후 3억원으로 가격이 올랐다. 60평 규모는 1억원에서 1억5000만원, 40평은 5000만원에서 7500만원으로 50% 정도 상승한 것으로 파악된다.

평양시에서 중구역 다음으로 아파트 가격이 비싼 곳은 평천구역이고, 보통강구역, 만경대구역, 선교구역이 뒤를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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