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外企 차별·지재권 침해, 강펀치로 해결할 것"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18-07-18 16:04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外企 간담회 참석, "경영애로 직접 듣겠다"

  • 지재권 침해 中기업 "재산 몰수해 버릴 것"

  • 배석 관료들에 "확인 후 조치하라" 지시도

리커창 중국 총리(왼쪽 셋째)가 지난 16일 열린 중·EU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장 클로드 EU 집행위원장(둘째)과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넷째)도 함께 참석했다. [사진=중국정부망]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외자기업 경영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비관세 장벽이나 지식재산권 침해 등의 문제를 직접 나서 해결하겠다고 공언했다.

중국이 외자기업을 차별하거나 합작을 조건으로 선진 기술을 탈취하고 있다는 미국 측의 주장을 의식한 대응으로 보인다.

18일 중국정부망에 따르면 리커창 총리는 지난 16일 열린 중·유럽연합(EU)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행사에 참석해 유럽 기업의 중국법인 책임자들과 토론을 벌였다.

중·EU 정상회의 직후에 열린 후속 행사로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도 함께 참석했다.

당초 10분가량 연설을 할 예정이던 리 총리는 돌연 마이크를 기업인들에게 넘겼다. 그는 "유럽 기업인들의 의견을 듣는 게 더 중요하다"며 "중국에서 겪은 곤란이나 문제를 직접 밝히라"고 말했다.

20여명의 유럽 기업인들은 잠시 주춤했으나 이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기 시작했다.

에어버스 중국법인장은 "기업의 생산 속도와 중국 정부의 승인 속도 간에 괴리가 있는 것 같다"며 "구매대금 지불이 이뤄져야 할 항공기들이 공장에 방치돼 있다"고 토로했다.

얘기를 듣던 리 총리는 관련 부처 관계자들에게 "이 같은 일에 대해 알고 있었느냐"고 물은 뒤 "계약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확인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앞으로 계약 내용이 제때 이행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행정적인 승인 절차도 신속하게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에어버스 법인장이 "정부의 비준이 늦어진다면 구매대금이 지급되는 시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재차 강조하자 리 총리는 "충분히 알아들었다. 허투루 얘기한 게 아니다"고 재확인했다.

리 총리는 중국 내 지재권 침해 문제에 대해서도 주의를 기울였다.

그는 BMW 중국법인 최고경영자(CEO)에게 "중국 기업과 자율주행차 표준을 제정하기 위한 공동 연구개발(R&D)을 추진하면서 지재권을 침해당한 적이 있느냐"고 질문했다.

지재권 보호와 관련된 문제가 없다는 답이 돌아오자 리 총리는 "중국에서 기술 이전을 강요당하거나 지재권을 도둑맞은 사례가 있다면 즉각 알려 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현재는 어디를 쳐야 할지 알 수 없지만 (지재권 침해 사례를 알려주면) 우리가 강펀치를 날려 해결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리 총리는 "어느 기업이든지 중국에서 불공정한 대우를 받거나 특히 지재권 침해를 당한다면 나에게 직접 얘기하라"며 "해당 기업에 엄청난 벌금을 물리는 등 재산을 몰수해 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언급은 유럽은 물론 중국 시장에 진출한 외자기업에 공통으로 보내는 메시지다. 미국이 중국의 악의적인 기술 탈취를 비판하고 있는 데 대한 반박이기도 하다.

중국 시장을 추가로 개방하겠다는 취지의 발언도 이어졌다.

리 총리는 "EU와 중국이 상대국에 투자한 누적 금액은 각각 1219억 달러와 806억 달러로 EU가 훨씬 많다"며 "이는 중국 시장이 가진 잠재력을 증명하는 수치이며 앞으로도 시장의 문을 더 활짝 열고 경영 여건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행사 개막 때 융커 위원장이 프랑스어로 모두발언을 하며 "이것이 월드컵 챔피언의 언어"라고 농담을 건네자 리 총리도 "우리 모두 EU 회원국인 프랑스의 월드컵 우승을 축하하자"고 웃으며 화답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아주NM&C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