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성 발달장애 이겨낸 KPGA 투어프로 이승민의 푸른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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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전성민 기자
입력 2018-04-20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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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민의 푸른꿈이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마지막 날 18번 홀을 한 번 밟아보고 싶어요.”

작지만 큰 꿈이고, 멀어 보이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이뤄질 꿈이다.

이승민(하나금융그룹)은 19일 경기도 포천 대유몽베르컨트리클럽 브렝땅, 에떼코스(파72․7076야드)에서 열린 제14회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 1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3개로 이븐파 72타를 기록하며 출전 선수 144명 중 공동 57위를 기록했다. 2라운드에서도 비슷한 성적을 받는다면 생애 첫 컷통과가 가능하다.

2017년 6월 KPGA 투어프로(정회원) 자격을 획득한 이승민은 2017년 카이도 골든V1 오픈과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 이어 개인 통산 세 번째 KPGA 투어에 참가했다.

앞선 두 번의 KPGA 투어에서 컷 탈락했던 이승민은 2018 개막전에서 한층 성숙한 기량을 보여줬다. 1라운드 후 이승민은 “만족은 안한다. 좀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아쉽다. 전반 9홀에서는 감이 좋았는데 후반 9홀에서는 퍼트가 조금 흔들렸다”라고 자신의 경기를 되돌아봤다.

이어 이승민은 “2라운드에서도 열심히 쳐보겠다. 컷 통과가 목표다. 마지막날 18번 홀을 한 번 밟아보고 싶다. 그게 목표다. 할아버지께도 주말에 경기 보러 오시라고 말씀드렸다”라고 말했다.

겨우내 이승민은 굵은 땀을 흘렸다. 베트남에서 태국으로 전지훈련 장소를 바뀐 이승민은 40일 동안 연습에 매진했다. 공을 높게 띄우는 연습을 집중적으로 했고, 공이 왼쪽으로 가는 실수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개막전 1라운드에서는 좌측으로 간 공은 단 하나였다.

체중도 2kg이나 늘렸다. 몸무게가 잘 늘어나지 않는 이승민에게는 큰 변화다. 2017년에 렌즈를 끼고 경기를 하다 부작용으로 결막염에 걸렸던 이승민은 2018 시즌을 앞두고 라식 수술도 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골프를 잘 칠 수만 있다면 못 할 것이 없다.

무엇보다 주위 사람들의 믿음이 골프를 치는데 큰 힘이 된다. 이승민 옆에는 어머니 박지애 씨가 있다. 박지애 씨는 “승민이가 다른 것에 신경 안 쓰고 골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항상 따라 다닌다”고 말했다. 캐디백은 이승민의 친한 친구의 형이 맨다. 어려서부터 봐왔기 때문에 편하다.

이승민에게는 ‘푸른 꿈’이 있다. 꿈의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에 출전하는 것이다. 지난 8일 끝난 마스터스도 새벽에 일어나 생방송으로 챙겨 봤다. 실수가 적은 조던 스피스(미국)를 좋아한다. 아직 마스터스 출전 자격 기준은 정확히 모르지만, 한 계단씩 한 계단씩 올라가다보면, 언젠가는 우승자에게 그린재킷이 주어지는 마스터스에 출전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정답이다.

박지애 씨는 “어거스타 내셔널에 가서 마지막 날 18번 홀을 걷는 게 승민이의 꿈이다”라고 말했다. 지금은 멀게만 보이지만 언젠가는 이뤄질 프로골퍼 이승민의 ‘푸른 꿈’이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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