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發 외식업계 가격인상···부담은 ‘소비자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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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우 기자
입력 2018-04-10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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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촌치킨·BBQ 배달료 1000~2000원 인상…애슐리 등 ‘셀프 퇴식’으로 소비자에 전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교촌치킨 배달비 유료에 반대하는 게시글이 다수 올라왔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화면]


최저임금 인상이 외식업계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가격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9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지난 6일 치킨업계 1위 교촌치킨의 배달 서비스 유료화 발표 이후 치킨 값 관련 게시글이 6건이나 등록됐다.

교촌치킨은 다음 달 1일부터 전국 가맹점에서 배달 주문 시 건당 2000원 배달서비스 이용료를 받을 예정이다. 메뉴 가격은 변동이 없다고 밝혔지만 배달 주문 비중이 높아 사실상 가격 인상과 다름없다.

게시글 등록자들은 "치킨 값 2만원은 말도 안된다" "배달 업계에서 자신들이 감당할 부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행동이다" "소득이 늘면 물가가 오르는 게 맞지만, 알바생들 시급만 올랐고 일반인들은 아직 해당하지 않는다"며 반대 의사를 표했다.

이처럼 소비자 비난 여론이 쏟아지고 있지만, 임대료와 더불어 최저임금까지 고정비용이 상승하면서 물가인상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BBQ 역시 본사 차원에서 배달 서비스 유료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9일 확인 결과 대부분의 가맹점에서 1000~2000원의 배달비를 받고 있다. BBQ 관계자는 “그동안 서비스로 제공하던 배달을 인건비 인상에 따라 각 매장에서 별도 비용으로 받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최명환 BBQ 파주 봉일천점 대표는 “지속적인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 상승률을 반영해 추가로 인건비를 인상하게 됐고, 최근 소비패턴 변화로 배달앱 이용 소비자가 많아 배달 수수료 역시 자영업자 부담으로 다가와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도미노피자도 지난 6일부터 피자 라지(L) 사이즈는 1000원, 미디엄(M) 사이즈는 500원 가격을 올렸다. 앞서 피자헛과 미스터피자는 배달 최소 결제 금액을 인상했다.

이랜드 애슐리와 신세계푸드 올반 등 외식업체는 가격 인상에 따른 소비자 저항을 고려해 ‘셀프 퇴식’이라는 우회로를 택했다. 이용가격을 올리지 않는 대신, 소비자들이 직접 접시를 정리하도록 해 인건비를 절감하는 방안이다.

냉동식품과 과자 등 장바구니 물가도 최저임금 여파로 급등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주력 제품인 야쿠르트,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의 가격을 인상했다. 냉동만두· ·즉석밥·햄·어묵 등의 가격을 올린 CJ제일제당에 이어 동원F&B와 사조대림도 어묵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코카콜라음료도 콜라와 미닛메이드 주스 등 주요 제품 출고가를 평균 4.8% 인상했다. 오뚜기의 참치캔 5종 가격은 평균 5.2% 인상됐다.

소비자단체는 가격증가분을 소비자에게만 전가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김정배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 회계사는 “지난해 말부터 가격 인상을 단행한 패스트푸드 업계는 가격 증가분을 소비자에게만 전가하지 말고 매출원가와 임차료, 광고비 등 영업 이익률을 제고하고 동시에 가맹부담금을 축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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