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해운 살리기 왜?...조선·철강 고용 낙수효과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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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태웅 기자
입력 2018-04-08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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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27일 경남 창원시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앞에서 STX조선해양 노조가 인적 구조조정이 포함된 자구안 철회를 요구하며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연합뉴스 home1223@yna.co.kr]


정부가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통해 해운업을 살리기로 한 것은 해운업이 기반산업이기 때문이다. 특히 해운·조선·철강은 소위 '트라이앵글'로 유기적인 관계에 있어 보다 많은 고용 창출 등 경제적 효과를 낼 수 있다. 

◆해운 위기=관련산업 위기
8일 업계에 따르면 해운은 21세기를 이끌 대표 산업으로 꼽힌다. 특히 한국과 같이 북쪽은 막혀 있고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국가의 경우, 해운은 유일한 국제상품 수송로인 만큼 더욱 중요하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연간 10억t 넘는 해상물동량이 발생하는데, 해운산업을 포기하면 이를 외국선사들에 넘겨주는 꼴이 된다"며 "이에 따른 기회비용만 수백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해운업이 위축되면 피해는 조선·철강 등 관련산업에까지 확산된다. 해운사는 운송 수요를 맞추기 위해 필요한 선박을 조선사에 발주하고, 조선사는 신조(新造)에 필요한 후판 등을 철강사로부터 공급받는다. 또한 해운은 물류, 항만, 수산, 해양개발업 등 해양산업과도 연결돼 있다. 

실제 2016년 8월 정부가 한진해운을 퇴출시켰을 당시, 전 직원이 실직한 것은 물론 조선·철강 등 관련산업과 지역경제가 얼어붙은 바 있다.

한 관련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 사태의 후폭풍은 하역업체 등 관련회사들까지 영향을 미쳤다"며 "가뜩이나 업황이 어려웠던 조선·철강사들도 덩달아 일감 및 판매량 감소에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말했다.

◆해운재건 정책, 고용효과 방점
우리나라가 세계 7위의 한진해운을 파산시킨 것과 달리 각국은 해운업을 포기하지 않고 육성해 왔다. 중국, 덴마크 독일, 프랑스 등은 대표 선사인 코스코, 머스크, 하파크로이트, CMA CGM 등에 신용을 제공하고 이자부담을 완화해주는 등 신규투자를 도왔다. 해운업이 미칠 경제적 파장을 고려한 결과다. 

반면 우리나라는 문재인 정부 들어 뒤늦게 '해운강국 건설'을 핵심 국정과제로 선정하고, 해운업 육성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지난 5일에는 '해운재건 5개년 계획(2018∼2022년)'을 발표했다. 오는 7월 출범하는 한국해양진흥공사를 통해 새 선박 200척·노후선박 교체용 50척 등 신규 건조를 3~5년간 지원하고, 선사와 화주(貨主), 조선사가 함께 선박 건조에 투입하는 1조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조성하는 게 골자다.

이는 총 수십조원을 투입해 살려놓은 대우조선해양이나 성동조선, STX조선해양 같은 조선사들이 밑빠진 독에 물 붓듯 경영정상화에 어려움을 겪고 경제적 효과가 크지 않았던 만큼, '해운업을 통한 낙수효과'로 유턴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정부는 이번 정책의 미래 비전을 '해운 재건을 통한 공생적 산업생태계 구축'으로 설정했다. 핵심 목표는 '국가 기간산업인 해운업 육성을 통한 조선·수출입 산업과 상생협력'으로 명시했다. 해운업을 키워 관련산업에 그 효과가 퍼지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수주 물량이 없는 중소형 조선사를 비롯해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빅3 조선사 등에서도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한 중형 조선사 관계자는 "해운업이 어려워지면서 규모가 작은 조선사들은 수주 물량이 감소해 불황을 겪었고, 주변에도 실직자들이 발생했다"면서 "해운업이 되살아나면 조선사들도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운업계 고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의 경우 예산을 투입해 일자리를 만드는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펼치고 있지 않으냐"면서 "정부가 해운업을 키워주면 관련산업이 동반성장하고, 이는 고용을 높이는 반면 실업률을 낮추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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