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미 "中에 관세부과 하지 않을 수도"…중 "美 요구와 중국 개혁ㆍ개방 목표 비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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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배인선 기자
입력 2018-04-05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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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국 협상 여지 남겨두며 최악의 대립 피할 수도

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우려로 급락 출발했다가 가파른 반등세를 보이면서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30.94포인트(0.96%) 상승한 24,264.3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30.24포인트(1.16%) 오른 2,644.69에, 나스닥 지수는 100.82포인트(1.45%) 오른 7,042.11에 장을 마감했다. 사진은 이날 NYSE 입회장 전광판에 다우지수 종가가 비치는 모습. [사진=AP=연합뉴스]



'치고받기'식 관세 전쟁을 이어가던 미국과 중국이 격렬한 대치 하루만인 4일(이하 현지시간)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현재 상황을 무역전쟁이 아니라고 발언한 데 이어 백악관 관료들도 관세 부과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취했다. 

중국 관영언론들은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결전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미국의 요구와 중국의 목표에 공통 분모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트럼프 "무역전쟁 상태 아니다"…미 관리"중국에 관세 부과 안할 수도" 

트럼프표 관세가 실제로는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일종의 '카드'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날인 3일 대규모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중국산 수입품 1300여개 품목에 약 500억달러(약 54조원) 규모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발표가 나온 다음날 여러 관료들이 바로 '협상'의 여지에 대한 언급을 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압력의 방편으로 사용하고 한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지적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4일 브리핑에서 "지금은 검토 기간이며 관세가 발효된 뒤 실제 시행되는 데는 두어 달 정도 걸린다"면서 "우리에게 최상의 협상가들이 있어 행운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협상 결과가 관세 부과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이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같은날 기자들과 만나 무역갈등의 책임은 중국에 있다고 주장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궁극적으로는 자유무역주의자이며, 최근의 갈등을 효율적으로 풀어가길 원하다"면서 "협상 결과에 따라 중국에 대한 관세 조치를 실제로 시행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어떠한 전쟁 상황도 결국 협상으로 마무리된다"면서 협상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  중국 전문가 "미국 요구가 중국 개혁·개방 목표가 다르지 않아" 

중국에서도 협상을 예측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실 미국의 일부 시장 개방 요구가 중국 개혁·개방 목표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고있다. 중국 경제 사령탑으로 불리는 류허(劉鶴) 부총리도 올초 다보스 포럼에서 “올해 개혁·개방 40주년을 맞는 중국은 국제사회가 예측하는 것보다 더 강도 높은 개혁·개방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시장을 개방하는 방향으로 미국과 협상을 할 것으로 중국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5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장이(張一) 중국 서우촹(首創)증권 수석 거시경제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선진제조업 발전 지원, 국가 정보안전 보호, 서양쓰레기 수입 금지 등에서 중국이 미국에 큰 양보를 할 가능성은 없다”면서도 “미국산 대두와 항공기 수입을 늘리는 등 방면에서 양보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 중국이 지적재산권 보호를 더 강화하고, 대외시장 개방도 차츰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이른 시일내 외국인투자에 대한 네거티브리스트도 공표해 관련 서비스업 진입 문턱을 낮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캉(賈康) 중국 재정부 재정과학연구소 전 소장 역시 5일 중국경제시보를 통해 “중국은 사실 여전히 개방해야 할 영역이 많다”며 향후 커다란 방향은 중국이 시장을 서서히 개방하고, 지재권 보호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그는 ▲영화·예술 등 문화 ▲약품·자동차 등 하이테크 제품 방면 ▲은행·증권·보험 등 금융을 개방해야 할 대표 영역으로 꼽았다. 장기적으로 미·중간 무역 분쟁을 해소하기 위해서 주국의 대외시장 개방, 일대일로(一帶一路) 성과 확대, 위안화 국제화 추진, 문화 소프트웨어 강화 등도 강조했다.

이밖에 전문가들은 중국이 철강 과잉생산을 억제하는 공급측 개혁, 민영기업을 국유기업 투자자로 유치하는 혼합소유제 개혁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최악의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는 없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5일자 사평에서 "미국은 협상에서 중국의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500억 달러 관세 카드를 꺼낸 것일지 몰라도 중국은 미국과 정말로 싸울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결전 의지를 다졌다.

루펑(虜鋒) 베이징대 구가발전연구원 교수는 4일 봉황망재경을 통해 미·중 양국이 협상에 실패해 무역전쟁이 발발할 경우 가장 우려되는 시나리오로 비록 확률은 매우 적지만 중국내 급진세력이 힘을 얻어 중국 개혁개방을 저지하고 중국 정치가 좌경화 현상을 보이는 것이라며 무역전쟁 발발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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