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A] 복합쇼핑몰의 '매력'…'몰링'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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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기자
입력 2018-04-02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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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30대부터 50대 이상까지 대형 상업시설 찾아 쇼핑과 여가 등 해결

  • 유통업계, 몰링족 따라 변화…정치권에서는 상생 등 이유로 규제 움직임

서울 송파구 잠실에 위치한 '롯데월드몰' 외부에서 시민들이 축제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몰링(Malling)’이 새로운 문화 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몰링이란 대형 상업시설에서 외식이나 쇼핑, 영화감상 등 여가활동을 동시에 해결하는 소비형태를 말한다. 이를 즐기는 이들을 ‘몰링족(族)’이라고 부르는데, 20~30대부터 최근에는 50대 이상 시니어 세대까지 그 범위가 확대되는 추세다.

◆새로운 문화 트렌드로 뜨는 ‘몰링’

서울 종로구에 있는 한 중견기업에 근무하는 한모씨(28·여)는 최근 일주일에 한 번꼴로 경기 고양에 위치한 ‘스타필드 고양’을 찾는다. 남자친구와의 데이트로 주로 영화를 보고 쇼핑을 즐기는 한 씨가 서울이 아닌 경기 고양을 오가는 이유는 간단하다. 스타필드 고양에서는 유명 맛집부터 스트리트 쇼핑몰은 물론, 대형 스크린 영화관까지의 데이트 코스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간 주말마다 교통이 복잡한 서울에서의 데이트로 이동 및 대기시간 등을 소모하는데 스트레스를 받았던 한 씨는 당분간 남자친구와 이곳을 구석구석 더 즐기기로 했다.

몰링족의 등장은 최근 여가 및 소득 증가와 맞물려 복합 상업시설이 몰 형태로 대형화하면서 시작됐다. 교통 환경 등 입지가 우수한 대형 상업시설이 식당부터 영화관, 서점, 광장, 이벤트장, 문화센터 등 각종 즐길 거리를 갖추자 굳이 여러 곳을 돌아다니지 않고 쇼핑과 여가 등을 해결하고자 하는 소비자가 몰리는 것이다. 몰링족이 즐겨 찾는 국내 대표적인 복합 쇼핑몰로는 잠실 ‘롯데월드몰’과 삼성동 ‘스타필드 코엑스몰’, 영등포 ‘타임스퀘어’, 고양 ‘스타필드 고양’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지난 2014년 개장한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있는 롯데월드몰은 몰링족의 성지로 불린다. 이미지 기반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인스타그램에 ‘몰링’이라는 해시태그를 넣어 검색하면 등장하는 사진 대부분이 이곳을 배경으로 한다. 국내 최고층 건물(123층)로 호텔과 전망대, 수족관, 영화관, 면세점, 서점, 콘서트홀, 광장 등 몰링족이 원하는 모든 것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10월 기준 누적방문객이 1억명을 넘어섰으며, 내국인은 물론, 중국인 등 외국인의 발길이 끊이지 않을 정도다.

복합쇼핑몰은 20~30대 젊은 층뿐만 아니라 가족 단위, 더 나아가 시니어 세대까지 타깃으로 삼고 있다. 복합쇼핑몰을 찾는 20대 커플은 식사를 시작으로 명품 쇼핑과 영화, 미술관, 스파숍, 카페, 레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즐길 거리로 데이트 시간을 보낸다. 10대 자녀와 방문하는 30~40대 가족 단위 고객도 쇼핑과 물놀이, 오락, 공연 등을 함께하며 일상을 뒤로 한 채 짧은 가족 여행을 즐긴다.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원과 힐링, 문화생활, 의료서비스 등을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니어 세대에게도 몰링은 예외가 아니다. 건강화고 활동적인 연장자를 뜻하는 ‘액티브시니어(Active Senior)’를 겨냥한 미용실과 문화센터, 골프클럽 등도 점차 늘어나고 있어 시니어 세대에게도 몰링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 몰링족 사로잡기 위해 유통업계도 분주

최근 몰링족이 유통업계 트렌드로 자리 잡자 업계도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기존처럼 여러 점포를 늘어놓는 형태가 아니라 쇼핑몰과 식당, 문화시설 등을 고객 동선을 고려해 적절하게 배치하는 것을 선호한다. 또 단순히 고객이 둘러보는 상업시설에서 탈피해 체험하거나 즐길 수 있는 아이템을 선정하는데 주력하는 추세다. 실제로 스타필드 고양은 개정 이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고객 동선과 체류시간, 매장 콘셉트까지 직접 관여하는 등 몰링족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는 후문이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쇼핑과 함께 여가도 즐길 수 있는 소비 형태가 큰 흐름으로 자리 잡으면서 복합 쇼핑몰이 단순 쇼핑시설이 아닌, 그야말로 복합적인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갖추는 등 몰링족에 맞춰 진화해가고 있다”며 “당분간 유통업계 트렌드가 소비가 아닌 문화로 변화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집객효과와 함께 매출 상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유통업계가 연예인 팬 사인회와 미니 콘서트 등 이벤트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모습이다.

◆ 정부 규제에 복합쇼핑몰 성장세 제동

몰링이라는 트렌드를 등에 업고 복합쇼핑몰이 최근 급성장하자 여당이 복합쇼핑몰도 대형마트처럼 월 2회씩 의무휴업을 추진하면서 유통업계가 긴장하는 분위기다.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주목받던 복합쇼핑몰이 규제의 벽에 가로막히게 되면 위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국회에 계류 중인 복합쇼핑몰 관련 규제 법안은 20여개에 달한다. 골목상권 및 소상공인과의 상생을 이유로 복합쇼핑몰 의무휴업 일수와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 논리다.

이 가운데 지난해 9월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복합쇼핑몰 패키지 규제법안’이 현재 상임위원회 심사과정을 거치고 있다. 이 법안은 대기업이 운영하는 복합쇼핑몰의 매월 2회 의무휴업과 전통시장 인근 유통시설 출점 원천봉쇄, 출점 시 인접 지자체와 합의 등이 골자다. 규제가 현실화하면 당장 ‘스타필드 고양’ 등 복합쇼핑몰은 매월 주말 2회씩 의무적으로 문을 닫아야 한다. 하지만 복합쇼핑몰 의무휴업이 골목상권의 매출 신장과 깊은 연관이 있는지는 여전히 물음표다. 앞서 정부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시행하고 있는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효과가 거의 없고 소비자 권익만 침해한다는 분석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 곳 당 약 5000여명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복합쇼핑몰의 경제사회적 파급 효과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중소상인들은 여전히 복합쇼핑몰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전국유통상인연합회와 소상공인연합회 등은 최근 대형마트 및 복합쇼핑몰 의무휴무에 대해 “더욱 확대 및 강화해 상생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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