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생명, SM없는 영업시스템 재검토

영업실적 저조ㆍ조직 확대 안돼

신한생명이 지난해 도입한 신설계사 조직 운영 시스템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결정했다. 

애초 신한생명은 설계사 조직의 중간관리자를 없앤 새로운 시스템을 시범 운영해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마케팅 수장 교체로 1년도 안돼 원점으로 돌아갔다. 대대적인 영업시스템 손질해 생명보험 시장에서 상위권으로 도약하려는 신한의 전략에 차질이 생겼다는 평가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생명은 지난해 7월 설립한 서울 영등포 MD지점을 최근 스크랩했다. 마케팅담당 부사장 주도 하에 세워진 MD지점은 설계사들의 중간관리자인 SM(Sales Manager)을 없애는 파격적인 영업시스템을 선보였다.

실제로 신한생명은 팀장(SM)이 없는 '무(無)팀제' 영업 조직을 확산, 기존 영업조직에 비해 설계사가 새로운 설계사를 영입할 때 지급하는 '리크루팅 수당'을 더 확대했다. 하위 설계사들이 실적을 올리면 실적의 15% 가량을 SM이 받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설계사 수익을 더욱 높여 영업 의지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회사는 또 SM에게 지급되는 수당을 아껴 비용 절감효과도 기대했다. 신한생명은 우선 MD지점을 시범적으로 운영한 후 타 FC(설계사) 채널로 점차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하지만 시작한지 1년도 안돼 이 같은 영업 시스템을 잠정 보류하기로 했다. 기존 마케팅 담당 부사장이 지난 1월 퇴임하고 그 자리에  새로운 부사장이 부임하면서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설계사 조직이 더 이상 확대되지 않고, 영업 실적도 저조하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MD지점의 설계사들은 인근 용산일대 일반 지점으로 소속이 변경된 상태다. MD지점에는 SM의 관리를받는 타 지점의 설계사들이  새로 배치된 상태다.

문제는 MD지점 설계사들의 수당이다. 이미 새로운 영업시스템에서 실적을 쌓은 설계사들은 타 지점에 비해 수당이 더 많지만 타 지점으로 강제 이동하게 되면 수당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실적 하락으로 불가피하게 새로운 시스템을 잠정 보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지점을 이동하는 설계사들에 대해서는 불이익이 없도록 회사차원에서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