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호찌민 거소 방문…"호 주석 본받으면 부패 없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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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하노이=주진 기자
입력 2018-03-23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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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쩐 다이 꽝 베트남 주석과 함께 호찌민 집무실·침실 등 둘러봐

베트남을 국빈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 주석이 23일 오전(현지시간) 하노이에 위치한 호찌민 주석이 생전 출퇴근에 이용했던 길을 걸으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오전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과 함께 베트남의 국부인 고(故) 호찌민 주석의 거소(居所)를 방문했다.

꽝 주석은 주석궁 뒤편 호찌민 동상 앞에 먼저 도착해 문 대통령을 기다렸고, 문 대통령과 꽝 주석은 이곳에서 만나 거소까지 약 180m를 함께 걸으며 환담했다.

꽝 주석은 길가의 망고나무를 가리키면서 "이 망고는 베트남 남부에서 가져온 것들로 호찌민 주석은 이 나무들을 보며 조국이 갈라진 현실을 잊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호 주석은 100년 이상된 망고나무가 있는 망고나무 숲에서 나무들을 가꾸고 보는 걸 좋아했다고 꽝 주석은 설명했다. 꽝 주석은 자신도 햇볕이 좋을 때 이 길을 산책을 많이 한다며 주말에는 약 1만명 이상이 올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고 말했다.

호찌민 주석은 주석궁 생활 3개월 만에 화려한 건물이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다며 주석궁 옆 프랑스 식민지 시절 전기배관공이 거주하던 건물로 이사했으며, 1958년 현 거소를 지어 1969년 사망할 때까지 거주했다.

문 대통령은 "위대한 면모를 볼 수 있게 돼 영광"이라며 "30년간 독립을 위해 투쟁했고, 검소한 생활로 국민과 함께 살고, 국부로 추앙받는 점, 특히 베트남뿐 아니라 전 인류를 통틀어서도 위대한 분"이라고 평가했다.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과 꽝 주석은 거소에 도착해 2층에 있는 호 주석의 집무실과 침실을 둘러봤다.

꽝 주석은 호 주석이 사용했던 책상을 가리키며 "이 책과 신문은 호 주석이 마지막으로 봤던 베트남 인민일보와 책"이라며 "당시는 나라가 갈라진 상태였는데 전쟁터에서 오는 소식을 이 인민일보를 통해 읽었다. 호 주석은 특히 도덕을 강조했고 개인주의를 청산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이 세상의 정치인들이 호찌민 주석을 본받는다면 부패가 없어질 것"이라며 "이렇게 호 주석이 살던 모습을 보니 참으로 숙연해진다"고 말했다.

양 정상은 이어 침실로 이동했다. 꽝 주석은 호 주석이 쓴 침대와 라디오, 평소에 좋아한 꽃을 소개하면서 "호 주석은 궁궐 내 생활이 아니라 아주 청백한 생활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아주 청백한 생활을 하면서도 꽃과 금붕어에 먹이를 주는 것을 좋아했으니, 정신적으로는 오히려 풍요로운 삶을 산 것 같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과 꽝 주석은 2층 테라스에 나와 함께 손을 흔들며 거소를 찾은 하노이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문 대통령은 다시 1층으로 내려와 응접실에 비치된 방명록에 서명했다.

문 대통령은 방명록에 "국민과 함께 살고, 함께 먹고, 함께 일한 호찌민 주석 님의 애민정신을 마음 깊이 새깁니다. 2018년 3월 23일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적었다.

 

베트남을 국빈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 주석이 23일 오전(현지시간) 하노이에 위치한 호찌민 주석의 거소를 방문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어 양 정상은 거소 옆 연못으로 이동해 물고기에게 먹이를 주며 담소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이렇게 존경할 만한 위인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자랑스러운 일"이라고 말하자, 꽝 주석은 "저희도 아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차에 올라 거소를 떠났고 꽝 주석은 손을 흔들며 배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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