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소닉티어, 영화·VR 음향시장 장악 시작··· '글로벌 1위' 돌비 게 섯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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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18-03-22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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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준서 소닉티어 대표 인터뷰

  • 광해·명량 등 주요영화 60여편에 소닉티어 기술 적용

  • 입체음향 콘텐츠 저작·감상 무료 앱 선봬··· 진입장벽 낮추고 시장 다양화

박준서 소닉티어 대표. [사진=소닉티어 제공]


"돌비를 뛰어넘는 국내 토종기업이 되겠다."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소닉티어 본사에서 만난 박준서 대표가 밝힌 목표다. 그의 목소리에는 기대와 자신감이 가득 차 있었다.

소닉티어는 지난 7년간 약 170억원을 투자해 만든 'STA(소닉티어 오디오) 시스템'을 일반 소비자용부터 시네마용까지 올해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이를 기반으로 음향시장의 절대 강자로 여겨지는 미국의 돌비를 뛰어넘는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음향시장 새로운 기준 제시할 것"
2011년 설립된 소닉티어는 음향 알고리즘 특허기술을 기반으로 상업용 극장, 개인용 시어터, 모바일 기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분에 적용 가능한 입체음향 기술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소닉티어는 입체음향 시장이 기존 시스템 대체시장(시네마·방송저작도구) 72조원, 신규 유효시장(PC 기반 저작도구·플랫폼 등) 722조원, 콘텐츠 판권시장 83조원을 더해 약 80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 대표는 "영화관이나 VR(가상현실) 기기들이 그동안 비디오를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며 "하지만 눈과 귀를 모두 속여야 완벽한 몰입 환경이 제공되는 만큼 오디오 시장의 성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닉티어가 가장 먼저 두각을 나타낸 부분은 영화 음향 시장이다. CGV 여의도점 전관을 포함해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20여개의 영화관과 용인에버랜드 등 6개의 공연장이 이 회사 기술을 채택했다.

박 대표는 "경쟁사 제품은 소리가 수평으로만 이동해 몰입감이 떨어지지만, 우리 시스템은 비행기가 대각선으로 날더라도 비행기의 동선에 따라 소리가 이동해 풍부한 소리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몰입감의 배경에는 'Y축' 스피커 배열이 있다. 전면 스크린 X축과 Y축을 따라 배열된 총 15개 전면부 스피커가 스크린 속 영상 움직임에 따라 소리를 내보낸다. 경쟁사의 제품은 Y축이 없다. 업계에서는 소닉티어가 기존 영화 사운드가 영상 속 피사체 움직임을 따라잡지 못하고 획일적 영역 안에서만 움직이는 한계를 극복했다고 보고 있다. 

박 대표는 "국내에서 소닉티어의 음향기술이 '광해', '명량', '공조' 등 60여편의 영화에 적용되는 동안 돌비 기술이 적용된 제품은 단 4편에 그쳤다"며 "소닉티어의 생생한 입체음향이 이미 필드 테스트를 거쳐 인정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상황도 소닉티어에게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다. 1990년대 이후 글로벌 음향시스템은 사실상 돌비와 DTS가 장악한 상태였다. 5개 채널로 녹음한 음향신호를 분리해 5개의 독립된 스피커와 1개 서브 우퍼로 출력하는 ‘5.1채널’이 전 세계 표준으로 자리 잡았고, 돌비와 DTS가 이 채널의 독점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5.1채널과 그 확장형인 7.1채널 등의 기한이 만료되면서 소닉티어에도 기회가 왔다. 엠펙(MPEG)과 돌비가 새로운 초고화질(UHD) 음향 표준 후보로 선정된 것. 엠펙은 기업과 학계가 북미 기업이 장악한 음향 시장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모인 자율적 결합체로, 엠펙 포맷 정착에는 삼성전자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이 기여했다. 

소닉티어는 세계 최초로 UHD 방송표준용 콘텐츠 음향을 제작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STA UHD 프로듀서' 등을 개발하며 초기 시장 정착에 나섰다. 박 대표는 "올해 새 기술 표준을 적용한 저작 도구(툴)를 본격 보급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 소비자용부터 전문가용까지··· '시장 다양화'
소닉티어는 STA UHD 프로듀서 외에도 입체음향 콘텐츠 저작·감상을 위한 무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도 선보인다. 입체음향 콘텐츠 제작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시장을 다양화하기 위해서다. 

박 대표는 "소닉티어의 가장 큰 장점은 일반 소비자용 앱부터 VR 기기, 전문가용까지 다양한 솔루션을 갖춰 확장이 무궁무진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저작 도구 중 박 대표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일반 소비자용 앱인 '소닉플레이'다. 특별한 도구 없이 스마트폰에 앱을 다운받으면 입체음향 편집을 할 수 있다. 

박 대표는 "현재 가장 큰 목표는 소닉플레이 다운로드가 100만을 돌파하는 것"이라며 "소비자 시장에 진입하고 나면 방송과 극장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말했다. 휴대폰으로 좋은 소리를 소비자들이 즐길 수 있게 되면 극장 등은 이보다 더 좋은 소리를 세팅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그는 "소비자용 모바일 앱은 이달 내에, 프리미엄 플러그 인은 5~6월에, UHD 사운드바는 7월, 시네마의 경우 9~10월쯤 정식 버전을 론칭할 계획"이라며 "UHD가 보급되는 데 걸리는 시간에 맞춰 순차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소닉플레이를 통해 입체음향 편집을 하고있는 모습. [사진=소닉티어 제공]

◆ 박준서 소닉티어 대표는 누구?
‘끈기’와 ‘기술력’. 박준서 소닉티어 대표를 상징하는 단어다.

실제 박 대표는 7년여의 기간 동안 꾸준히 시장 변화를 주목하면서 진입 기반을 다지는 동시에 음향 기술 개발에 매진해왔다. 그 결과 소닉티어는 돌비, DTS 등 해외 업체가 장악한 음향 시장에서 서서히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박 대표는 "음향은 진입장벽이 높아 한번 진출해 자리잡게 되면 30년 이상 유지가 가능한 시장"이라며 "현재 미국의 돌비와 소닉티어만 시장에 살아남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소닉티어는 모바일에서도 사용 가능한 3D 입체 음향 기술을 개발하는 등 기술력으로 타사를 압도하고 있다"며 "삼성과 LG, 애플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자사의 음향시스템을 두고 다양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 그에 대한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도 10여명의 거래처 고객들이 소닉티어의 음향 시스템을 직접 체험해 보기 위해 사무실에 방문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었다. 박 대표는 꾸준히 준비해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B2B(기업 간 거래) 시장에서 입지를 탄탄히 다져나갈 계획이다.

이에 더해 그가 새롭게 주목하고 있는 시장은 1인 미디어 시장 등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시장이다. 그는 "1인 미디어 시장은 기존과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변하고 있다"며 "과거 1인 미디어가 기업이 제작한 콘텐츠를 재생하는 데 국한돼 있었다면, 이제는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미디어를 직접 제작하는 것이 쉽게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영상과 음향의 퀄리티를 중요시하는 개인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음향 효과를 만들고 입체적인 소리를 제공해 주는 우리의 기술이 더욱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 대표의 음향기술이 최종적으로 지향하는 점은 '인간이 행복한 세상'이다.

그는 "기술은 결과가 아니라 수단이기 때문에 기술 자체에만 몰입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며 "미디어를 통해 사람을 감동시키는 것은 결국 콘텐츠이고, 그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그동안 고가의 장비가 있어야만 가능했던 입체 음향 사운드 제작을 누구나 쉽고 간단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 우리의 기술"이라며 "소비자가 행복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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