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SK텔레콤 요금제 추천서비스 나도 한번 받아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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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리 기자
입력 2018-03-20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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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80개 유형의 데이터 분석 프로그램 돌려 최적 요금제 추천

  • 번호이동 요금제 추천은 ‘옥에 티’…책자 설명과 다를 바 없어

서울 근교의 한 T프미엄 스토어.[사진=정두리 기자]


“예전에는 소비자들에게 6만원대 요금제를 기준으로 추천했지만, 지금은 고객의 사용이력를 면밀히 분석한 맞춤형 요금제를 콕 집어 추천해드리고 있습니다.”

20일 SK텔레콤이 고객가치혁신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지난달부터 도입한 ‘최적 요금제 제안 시스템’을 경험하기 위해 서울 근교 T월드 매장을 찾았다.

SK텔레콤은 일부 유통 현장에서 고가 요금제를 유도하는 경향이 있다고 판단, 올해 2월부터 T월드 전 매장에 최적 요금제 제안 시스템을 도입했다.

T월드 직원에게 신규 스마트폰을 추천받고 요금제 설계를 부탁했더니, 그는 곧바로 태블릿 PC를 꺼내들었다. 간단한 조작으로 △연령대 △기기변경 전 요금제 △데이터 소진율 △기변 후 단말유형 등을 파악했다.

매장 직원은 “고객님은 지금까지 6만원대 요금제를 쓰고 있지만 데이터 사용량이 7GB 내외고, 게다가 데이터 초과 내역이 거의 없기 때문에 밴드데이터 6.5G를 사용하는 게 가장 적합하다”면서 “기존보다 한 단계 낮은 5만원대 가격으로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SK텔레콤 측은 고객을 480개의 유형으로 세분화시킨 데이터 분석 프로그램을 돌려 한 가지 유형을 찾고, 그 유형에서도 고객에게 가장 유리한 요금제 추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이달 19일 기준 해당 시스템을 통해 요금제를 제안받은 기기변경 고객의 약 80%가 추천 요금제를 선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회사 관계자는 “앞으로 기기변경 상담 절차를 거칠 때 요금제 추천 기록을 필수적으로 남겨야 한다”면서 “이는 고가 요금제 유도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자체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한 고객이 T월드에서 스마트폰 상담을 받고 있다.[사진=SK텔레콤]


최적 요금제 제안 시스템이 고가 요금제 강매를 차단하고 고객 가치를 향상시킨다는 점에서는 경쟁사와 차별화 된 시도라고 여겨졌지만, 허술한 점도 곳곳에서 노출되는 '옥에 티'가 보였다.

이 시스템은 이달부터 기기변경뿐만 아니라 번호이동, 신규가입 고객의 상담도 가능하게 서비스 폭을 넓혔으나, 번호이동 고객의 경우 타 이동통신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개인 정보 수집이 차단돼 정밀한 요금제를 추천하기에는 사실상 불가능했다. 본인이 사용하는 요금제와 인터넷·IPTV 결합상품 유무, 데이터 초과 빈도 등의 항목을 임의로 설정해 결과를 얻는 수준에 불과했다.

매장 점장은 “아직까지 SK텔레콤 고객이 아닌 경우에는 요금제 설계가 디테일하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답변했다.

또 다른 매장에서 번호이동 상담을 요구하자, 태블릿PC 대신 요금제가 정리된 가이드라인 책자를 건네며 판에 박힌 설명을 하기도 했다. 고객의 이력과 데이터 사용 패턴을 확인할 수 없으니 기존에 쓰던 요금제와 조건이 비슷한 요금제와 제휴카드를 설명해주는 데 그쳤다. 아직까지 요금제 제안 시스템이 유통대리점에 일원화됐다고는 보기 힘든 모습이다.

이에 SK텔레콤 측은 “요금제 제안 시스템은 전 매장에서 조회 가능하며, 강제사항은 아니지만 모든 고객 대상으로 적극 활용하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T월드 매장에서 번호이동 상담을 요구하자 최적 요금제 추천 대신 요금제가 정리된 가이드라인 책자를 보여줬다. [사진=정두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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