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전략공천까지 마다…서울시장·비영남지역 '인물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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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기자
입력 2018-03-19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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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13 지방선거 80여일 앞두고 후보 구하기 비상

눈 감고 충청권 민심 듣는 홍준표. [연합뉴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로 영입을 추진했던 이석연 전 법제처장이 정중히 '사양'하면서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자 인물난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이 전 처장은 지난 18일 홍 대표에게 "대표님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못한 점 애석하게 생각한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혹시 이번 일로 대표님과 당에 누(累)가 됐다면 송구스럽다”는 메시지도 함께 보냈다. 이번 일이 홍 대표와 한국당의 입지에 상당한 타격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지난해 9월 “서울시장과 경기지사 후보로 히든카드가 있다”고 큰소리쳤지만, 이후 홍정욱 헤럴드 회장은 물론 이 전 처장도 출마를 고사했다. 홍 대표가 지난 15일 서울시장 후보 전략공천과 관련한 당내 반발에 대해 “당내 기반이 전혀 없는 영입 인사에게 경선 요구를 하는 것은 출마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중앙당 공천관리위도 영입 인사는 경선없이 전략공천하도록 결정한 바 있다”고 지원사격한 것이 무색해지는 지점이다.

전략공천은 영입인사에 대해 경선 없이 공천을 주는 것이다. 한국당이 대권으로 직행할 수 있는 서울시장 후보를 전략공천한 일은 지난 7번의 선거(보궐선거 포함)에서 단 한 번도 없었다. 당내 분란을 우려해 단독으로 입후보하게 한 적(최병렬·이명박·나경원)은 있지만, 서울시장 후보로 당 외부인사를 전략공천하는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영입하려던 인사가 전략공천마저 거절하는 것은 한국당이 처한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대구·경북을 제외한 지역의 비영남권 인물난도 여전하다. 부산의 경우 애초 새 인물을 수혈하겠다는 뜻을 시사했지만, 결국 현역인 서병수 시장을 공천하기로 했다. 유정복 인천시장과 김기현 울산시장도 단수추천을 통해 공천을 받게 됐다. 공교롭게도 이들 모두는 ‘친박계’ 인사들이다. 친박 청산을 외쳤지만, 심각한 인물난에 그나마 인지도가 있는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에게 공천을 준 것이다. 경기지사 선거 또한 마찬가지다. 홍 대표는 지난해 11월만 해도 남경필 경기지사를 ‘배신자’라고 힐난했지만, 남 지사가 복당하고 인물난이 표면에 드러나기 시작한 1월엔 “대한민국의 지도자 자질이 있는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

현재 한국당 광역자치단체장 후보로 영입된 인사는 박경국 전 행정안전부 1차관(충북지사 후보) 정도밖에 없다. 지방선거가 80여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이다. 인재영입이 지금처럼 지지부진하다면, 당내 비주류 의원들이 홍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를 요구하며 그를 사지(死地)로 내몰 가능성도 제기된다. 홍 대표의 고민이 깊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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