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합' 이승기 "제대 후 많은 게 달라져…마음가짐 바뀌었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최송희 기자
입력 2018-03-15 20:1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영화 '궁합'에서 서도윤 역을 맡은 배우 이승기[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유난히 길게 느껴졌다. 가수 겸 배우 이승기(31)의 ‘공백기’ 말이다. 드라마·예능·영화를 종횡무진하며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았던 이승기인 만큼 그의 빈자리 역시 컸다. 하지만 시간은 빠르게 흘렀고 대중들의 관심은 과거가 아닌 현재로 옮겨졌다. 드라마·예능·영화 시장의 흐름 또한 많이 바뀌었고 출연진들의 세대교체는 물론 흥행 요소나 대중의 관심 등도 사회 흐름에 맞춰 달라졌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승기의 복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었다. 제대한 지 4개월 만에 이승기 주연의 드라마·예능·영화가 동시에 공개되었고 잡음은 끊이지 않았으며 대중들의 반응 역시 미지근했기 때문이다. “감을 잃었다”는 잔혹한 반응도 뒤따랐다. 그러나 이승기는 불신과 우려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맡은 바를 해냈고 또 한 번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지난달 28일 개봉한 영화 ‘궁합’(감독 홍창표)은 조선 최고의 역술가 서도윤(이승기 분)이 혼사를 앞둔 송화옹주(심은경 분)와 부마 후보들 간의 궁합풀이로 조선의 팔자를 바꿀 최고의 합을 찾아가는 역학 코미디다. ‘관상’ 제작진의 두 번째 역학 시리즈이자 이승기가 제대 후 처음으로 선보인 영화기도 하다.

이번 작품에서 이승기는 자신의 사주팔자도 모르면서 남의 운명을 읽는 조선 최고의 역술가 서도윤 역을 맡았다. 강직하고 따듯한 성품의 사헌부 감찰로 특유의 강직한 성격과 뛰어난 역술로 인정받아 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혼사에서 송화옹주와 부마후보들 간의 최상의 합을 찾는 궁합풀이를 맡게 되는 인물이다.

영화 '궁합'에서 서도윤 역을 맡은 배우 이승기[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역학이라는 소재가 재밌었어요. 거기다 역학을 소재로 흘러가는 이야기의 구조도 재밌었고 가독성도 좋아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또 사극이라는 장르를 꼭 해보고 싶었는데 사실 드라마보다는 영화에서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더 많은 부분에서 신경을 쓸 수 있을 거란 기대감 때문이었죠.”

앞서 이승기는 MBC 드라마 ‘구가의 서’로 사극을 경험해본 바 있다.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싶었다”는 이승기에게 “영화 ‘궁합’ 역시 정통 사극은 아니지 않으냐”고 되물었다.

“젊은 느낌, 싱그러운 느낌이 좋았어요. 장르는 퓨전 사극이지만 서도윤이라는 캐릭터가 가진 진중함이 좋았죠. 사실 드라마로 사극을 보여드리기에는 호흡이 너무 길거든요. 딱히 사극이라는 장르를 제안받은 적도 없고요. (연기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거로 생각했는데 ‘궁합’ 시나리오를 받게 되었어요. (캐릭터의) 무게감 있는 모습이 좋았어요.”

그의 말처럼 이승기는 그간 진중함보다는 밝은 에너지를 가진 인물들을 연기해왔다. 이에 “진중한 캐릭터에 대한 갈증이었느냐”고 묻자, 그는 “특정 캐릭터보다는 장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드라마는 찍다 보면 복합장르로 가게 되더라고요. 코미디도 해야 하고, 유쾌하고 유머러스한 면면들이 담기게 되죠. 수사물이든 판타지든 멜로를 곁들이게 되는데 그런 걸 걷어내고 캐릭터에 오로지 집중할 수 있는 건 영화인 것 같아요. 한 캐릭터, 장르에 몰아줄 힘이 있기 때문이죠.”

그토록 바라왔던 선택과 집중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이승기는 서도윤 캐릭터를 위해 역술가들을 만나왔고 캐릭터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역학 풀이가 가장 중요한데 그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면 전달력도 약해질 거로 생각했어요. 제 입에 잘 붙고, 무슨 뜻인지 정도는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죠. 구체적으로 자문한 분도 계시고 이론적인 걸 배우고 싶어서 실제로도 많이 보러 다녔어요. 어떻게 말하는지 어투나 제스처를 보고 싶었거든요.”

영화 '궁합'에서 서도윤 역을 맡은 배우 이승기[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승기는 역술가들의 말투를 익히고 서도윤이라는 캐릭터에 차용해냈다. “확신을 주는 톤”이 중요하다며, “밀어붙이는 자신감”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반은 알아듣고, 반은 못 알아듣게끔 하세요. 차근차근 말씀하시는데 듣고 납득할 수밖에 없는 확신, 자신감이 느껴져요. 그런 부분들이 서도윤 캐릭터에도 적합하다고 느꼈고 (포인트들을) 차용했죠.”

제대한지 이제 막 4개월.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고, 먹고 싶을 때 먹는 기쁨”을 느끼고 있다는 그는 연예계 활동에 대한 깨달음과 달라진 마음가짐을 언급하기도 했다.

“‘궁합’은 2년 전에 찍어놓은 작품이라 걱정이 컸어요. 예전 느낌이 묻어날 수도 있는데 첫 주부터 많은 분이 봐주셨고 어느새 100만 관객을 돌파했어요. ‘잘 안 돼도 너무 아쉬워하지 말자’고 생각했는데 좋은 성적까지 거둬서 뿌듯해요. 군 전역 이후에 작품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잖아요? 사실 모든 걸 우려 속에 시작하기도 했고요. 다행히 우려들을 지속시킨 게 아니라 점점 더 발전하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이에요.”

군 제대 후 이승기 주연작들이 동시다발적으로 공개됐다. 그의 말마따나 우려 속에 첫 시작을 한 셈이다. “다 망하면 어쩌나”라는 걱정과는 달리 이승기는 대중들에게 신뢰감을 회복하고 있다.

“전역할 때 ‘바쁘게 보여주겠다’고 했는데 이 정도로 바쁠 줄은 몰랐죠. 의도한 건 아니지만 즐겁게 해내는 중이에요.”

2년이라는 공백 동안 매체의 흐름만큼이나 이승기 역시 많은 점이 달라졌다.

“연예계에 일찍 데뷔해 나이 많은 선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었어요. 스스로 ‘사람과 상황을 판단하는 눈이 빠르다’고 생각했었는데, 군대를 다녀오고 나니 이전에는 들었던 ‘확신’ 같은 게 어리석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군대에 가서도 한 후임을 보면서 ‘쟤는 어떻게 특전사에 들어왔지?’ 싶었는데, 그 친구가 열심히 (군 생활을) 임하고 또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알량한 생각으로 사람을 판단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많이 달라졌다는 생각이 들어요.”

영화 '궁합'에서 서도윤 역을 맡은 배우 이승기[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뿐만이 아니었다. 이승기는 군 제대 후, 눈에 띄게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면모들로 취재진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입대 전 영화 ‘오늘의 연애’ 인터뷰 당시를 떠올리며 “마음의 변화가 있었느냐”고 물었다.

“확실히 자신감이 생긴 것 같아요. 특전사에 자대배치를 받고 그런 에너지들을 받게 된 것 같아요. 최정예 군단이 우리나라를 위해 싸우는 곳이니까. 늘 죽음을 가까이 두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그러다 보니 더 강해지고 그 안에서 승부욕도 발동되는 것 같아요.”

이승기의 변화는 차기작에도 많은 영향을 줄까? 군대 이야기에 눈을 빛내는 그에게 “군대 관련 영화, 드라마를 하면 잘 해낼 것 같다”고 하자, 그는 “지금 당장은 못 할 것 같다”며 고개를 내젓는다.

“다들 군대 관련 영화가 나온다면 찍겠느냐고 물으시더라고요. 그런데 못할 것 같아요. 디테일하게 따질 것 같거든요. 총을 쏘는 모양이나, 극적 상황을 위해 멋있어 보이는 장면들이 와 닿지 않을 것 같아요.”

예능·드라마·영화까지 안정적인 성과를 거두며 기분 좋게 연예계 복귀하게 된 이승기는 앨범에 대한 욕심도 드러내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생각하고 있는 콘셉트는 있는데, 이 계획이 언제쯤 구현될지는 모르겠어요.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올해 나왔으면 좋겠는데. 열심히 준비해보려고요.”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