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1당 빨간불' 與, 신중 대처…후보들은 '정면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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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18-03-12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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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당, 민병두·박수현 "사실관계 더 조사해야"…신중한 태도

  • 성범죄 연루 당사자들, '강력 반박'하며 정면돌파

  • 박수현, 선거운동 재개-정봉주, 반박 기자회견-민병두, 사퇴 고수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 위원장이 12일 오전 검증위가 끝난 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내 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거세게 불어닥친 미투(Metoo) 열풍에 '유구무언'이라며 몸을 바짝 낮췄던 더불어민주당이 '선(先)사실 규명' 원칙을 내세우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민주당은 12일 성추행 및 불륜 의혹을 받는 민병두 의원과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의 거취 문제와 관련해 "당의 공식적인 입장을 내기 이르다"며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않았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행 의혹이 터지자마자 즉각 제명조치를 한 것과는 사뭇 다른 모양새다. 

당초 '단호한 대처'에 초점을 뒀던 민주당이 '신중한 접근'으로 대응전략을 바꾼 이유에 대해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원내 제1당 유지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라고 분석이 나온다. 현재 민주당(121석)과 한국당(116석)의 의석수는 불과 5석 차이다. 민 의원이 사퇴하면 민주당과 한국당의 의석수는 4석으로 줄어든다. 여기에 이정현 무소속 의원과 대한애국당 대표인 조원진 의원이 한국당에 합류하면 의석 차이는 2석까지 줄어든다.

민주당 내에선 여권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들의 잇따른 파문에 음모론을 제기하는 가하면, 의혹만으로 당내 인재를 내칠 경우 나쁜 선례를 만들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의견을 수렴한 당 지도부는 신중한 태도로 돌파구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 민주당, 민병두·박수현 "결론 못내"…신중한 태도

우선, 민주당은 10년 전 성추행 의혹을 국회의원직 사퇴를 전격 선언한 민 의원 거취 문제와 관련해 이날 "사실관계 규명이 더 진행돼야 한다"면서 일단 보류했다. 박범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민 의원의 사퇴를 지금 당장 수용한다든지, 반대한다든지 당의 공식 입장을 정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판단 기준이 현재 사퇴 의사 피력과 여성의 문제 제기 뿐"이라고 거듭 설명했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당 지도부가 민 의원의 사퇴를 사실상 반려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박 대변인 역시 "'미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본인이 사표 제출 의사를 냈고, 그 진정성에 대해 평가한다"면서 전날 우원식 원내대표 등이 만류 의사를 표한 데 대해서도 "충분히 가능한 말"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여성당직자 특혜공천 및 불륜 의혹에 휩싸이자 스스로 반박에 나선 박 전 대변인에 대해서도 당은 "다음 회의 소집 전까지 조사를 좀 더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호중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오전 당사에서 열린 추가 심사 후 기자들과 만나 "박 예비후보에 대해 제기된 문제점에 대해 검토했으나, 공직자가 되려는 분으로서 과연 적절한 행동을 해왔는지에 대해 더 면밀히 조사해봐야 결론을 낼 수 있을 것 같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다만 박 전 대변인의 경우는 '원칙적 대응'이라는 강경한 태도를 거듭하면서 민 의원과는 결을 달리했다. 사실상 박 예비후보의 자진사퇴를 유도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박 수석대변인은 박 전 대변인 "당에서는 박 전 대변인 사안 자체를 아주 엄중하고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 당사자들, '강력 반박'하며 '정면돌파'
 
수면 아래 있던 의혹 당사자들은 적극적으로 '정면 반박'에 나서며 자신의 결백함을 호소했다. 박 전 대변인은 이날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 심사장에 모습을 드러내 자신의 의혹을 부인했다. 박 전 대변인은 "민주당으로서는 험지인 충남에서 당원 동지들과 함께 죽을 힘을 다해 온 당원에게 불륜이라는 주홍글씨를 붙이지 말아 달라는 인간적인 요청을 하러왔다"고 밝혔다. 아울러 박 전 대변인은 오후 1시 충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충남도지사 선거운동 재개를 선언했다.
 
민주당 복당 심사를 앞둔 정봉주 전 의원도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자지망생으로 알려진 피해자 A씨를 "성추행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재반박했다. 그는 자신의 성추행 의혹을 보도한 프레시안이 "기획된 대국민 사기극으로 서울시장 출마를 못 하게하고 정치생명 끊으려 한다"고 주장하면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정 전 의원 역시 서울시장 출마 유지 의사를 박히며 "허위보도에 당당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민 의원은 당의 만류에도 의원직을 내려놓겠다며 사퇴 의사를 고수했다. 그는 이날 오후 "제가 한 선택으로 제 말에 귀를 기울여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다. 앞으로도 어디에 있건 공의를 위해 헌신하겠다"며 사퇴를 재선언 했다. 민 의원 역시 "문제가 될 만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강변한 데 이어 전날엔 부인·아들이 직접 나서 그를 적극적으로 옹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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