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대화 '탐색전' 본격 시작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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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 기자
입력 2018-02-27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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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과 조만간 통화…북미 '탐색대화' 설득

  • 트럼프 "적절한 조건 아래서만 북미 대화 가능"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25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 중국 여성 정치인 류옌둥 국무원 부총리 등 참석귀빈들과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뒷줄 오른쪽은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무르익은 남북 대화 분위기가 북한과 미국 간 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방남 계기에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에 응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고, 비핵화 필요성과 함께 북측이 취할 수 있는 조치들을 포괄적으로 논의했다. 문 대통령이 ‘선(先)핵동결 후(後)핵폐기’의 2단계 북핵 해법을 거론했을 가능성이 높다.

김 부위원장이 이를 경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미대화 시작을 위한 선제적 행동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낸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실장은 “과거에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를 결코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지 않겠다고 대외적으로 선언했는데 이번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북한 비핵화와 북미 대화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했다면 이는 상당히 중요한 태도 변화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조만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미국이 일정한 시점에 북한과의 '탐색적 대화'에 나서줄 것을 설득할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일단 북한에 대해 오는 4월 한·미 연합훈련이 재개되기 전에 핵·미사일 실험을 잠정 중단 또는 유예(모라토리엄) 선언을 하는 등 사전적인 신뢰조치를 먼저 취하도록 하고, 이를 고리로 미국이 탐색적 북미대화에 응하는 '중재안'을 마련해 양측을 설득 중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의 '핫라인'을 가동해 북한과의 접촉 결과를 설명하고 가까운 시일 내에 미국을 방문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미국도 조건부로 북미대화에 응할 뜻을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주지사들과의 연례 회동에서 북미 직접 대화와 관련해 "그들은 대화를 원하고 있으나 우리는 오직 적절한 조건 아래에서만 대화하기를 원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지를 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고 대북 적대정책을 먼저 폐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지만, ‘적절한 조건’을 제시하며 대화 여지를 남긴 것은 ‘탐색적 대화’에 나름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원칙을 거듭 천명하며 대북 압박에 나선 것은 향후 대화 주도권을 잡기 위한 일종의 기싸움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한편, 이번 남북 고위급 접촉을 통해 평창동계올림픽 이후에도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 정착과 지속가능한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한 만큼 우선 남북군사회담이나 이산가족상봉 등 후속조치들이 속도감 있게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정 실장은 “4월경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재개되기 전인 3월 중에는 북한에 고위급 대표단이나 특사를 파견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북한의 새로운 입장을 보다 정확히 파악해야하고 남북한 이견을 더욱 좁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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