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왕국’ 이케아 창업주 캄프라드 별세…향년 91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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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18-01-29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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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세에 잡화점으로 시작‥한때 獨 나치 활동 전력, 향후 기부 활발

이케아 창립자, 故 잉바르 캄프라드의 생전 모습 [사진=이케아 제공]


세계 최대 가구업체 이케아(IKEA)의 창업주 잉바르 캄프라드가 지난 27일(현지시간) 별세했다고 이케아가 29일 공식발표했다. 향년 91세.

이케아 측은 “캄프라드 고문이 27일 스웨덴 남부의 스몰란드 지역 자택에서 가족들이 모두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1926년 스웨덴 스몰란드에서 태어난 캄프라드는 17세 때인 1943년, 아버지에게 종잣돈을 빌려 우편 주문형 잡화점 이케아를 세웠다. 난독증을 앓았지만 장사에 남다른 소질을 보인 그는 이케아를 현재의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낸 ‘가구 거인’이다. 1988년 이케아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후에도 고문으로 회사에 기여해왔다.

이케아는 창업자의 이름인 잉바르 캄프라드(Ingvar Kamprad)와 그가 자란 농장과 마을 이름인 '엘름타리드'(Elmtaryd), '아군나리드'(Agunnaryd )의 앞글자를 각각 따 만들었다.

초창기 이케아는 성냥갑과 면도날, 스타킹과 만년필, 타자기 등을 자전거로 직접 배달하는 평범한 가게였다. 그러다 1956년 나뭇잎 모양의 접는 테이블을 시작으로 이케아의 상징인 ‘자체 조립식’ 가구 전문점으로 탈바꿈했다. 2차 세계대전 직후 사람들이 비싼 가구의 구입을 꺼린다는 것에 착안한 캄프라드는 품질 좋은 조립식 가구를 싼 가격에 팔았다. 

자체 조립 모델과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이케아는 현재 전세계 400여개 매장을 운영하면서 19만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고, 연간 매출은 470억 달러에 이르는 세계 최대의 가구 제작·유통업체가 됐다. 

사업이 성공해 캄프라드는 엄청난 부자가 됐지만 특유의 근면성실함과 절약정신으로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자린고비’로 불렸다. 옷은 중고시장에서 구입하고 점심으로는 간단한 도시락을 즐겨 먹었고, 매일 전철로 출퇴근하고 주말엔 오래된 볼보 자동차를 몰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외출장 시엔 비행기도 이코노미석을 주로 이용했을 정도다. 

논란도 있었다. 10대 때 나치 청소년 운동에 동참한 전력이 드러난 것. 캄프라드는 1994년 직원들에게 편지를 보내 “어릴 적 어리석음이었다. 내 삶의 가장 큰 실수”라며 반성하고 용서를 구했다. 한때 이케아가 유럽에서 세금을 회피한 정황이 발견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캄프라드는 ‘캄프라드 가족 재단’을 설립해 EU 등에 매년 거액을 기부하는 등 자선 활동도 활발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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