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인도 대학생이 개발한 강간 방지 팬티…암호 자물쇠로 총칼도 막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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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규 기자
입력 2018-01-16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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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메라 달려 범인 얼굴 녹화, 버튼 누르면 SOS 전화…인도의 열악한 여성 인권 보여줘


여성에 대한 성폭력이 심각한 사회 문제인 인도에서 한 여대생이 강간 방지 팬티를 개발했다고 합니다.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에 거주하는 이과 대학생 시누 쿠마리 씨(19세)가 이 팬티의 개발자입니다.

이 팬티에 암호 식의 자물쇠가 붙어있어 칼을 물론 총알도 막을 수 있으며 팬티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미리 등록되어있는 착용자의 친척이나 경찰 등에 긴급 연락이 가도록 설정되어있다는 게 쿠마리 씨의 설명입니다.

GPS가 탑재돼 경찰이 해당 팬티를 입은 여성의 위치를 빨리 파악할 수 있고 카메라가 있어 가해자의 얼굴을 녹화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아직 시제품 단계이지만 쿠마리 씨는 앞으로 당국에 특허를 신청하고 여성들에게 제공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강간을 방지하는 발명품이 인도에서 처음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2014년 우타르프라데시주 바라나시에 거주하는 대학생 이크샤 파사트파사크 씨(당시 21세)와 안잘리 스리바스타바 씨(당시 23세)는 소형 전자장치가 장착된 청바지를 개발했습니다.

기능은 쿠마리 씨가 개발한 강간 방지 팬티와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지난해 말에는 만다라(당시 18세)라는 소년이 성폭행범을 막기 위해 고안해 낸 ‘전기 신발(Electro shoe Electroshoe)’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2012년 델리 버스 강간 사건에 분노한 시민들이 '성폭행을 멈춰라'는 현수막을 들고 거리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출처=WION]


이런 발명품들은 인도에서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보여줍니다. 앞서 인도의 강간 문제는 2012년 12월 전 세계를 경악시킨 적이 있습니다. 남자 친구와 버스를 타고 가던 한 여대생이 운전사 포함 여섯 명의 남성에게 윤간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진 것입니다.

남자 친구는 집단 구타를, 피해 여대생은 형언하기 어려운 처참한 윤간을 당했습니다. 그녀는 싱가포르로 이송되어 치료를 받았으나 13일 만에 시신이 되어 고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인도의 수도 델리에서 일어난 미증유의 사건을 접한 시민들은 불같이 분노했습니다.

인도의 정치인들은 정부에 가해자들을 즉각 처형하라고 요구했죠. 지난해 5월 실제로 가해자들은 사형을 선고받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가면서 분노는 사그라졌습니다. 현재 인도의 여성들은 여전히 성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인도 국민의 1인당 평균 연소득(2017년)은 약 197만원에 불과합니다. 이번에 강간 방지 팬티를 개발 한 쿠마리 씨는 가난한 가정 출신이라고 합니다. 그런 그녀가 강간 방지 팬티 개발을 위해 쓴 약 8만원은 절대 적은 돈이 아닐 겁니다.

쿠마리 씨가 자신의 재산을 털어 어떤 생각으로 강간 방지 팬티를 개발했을지에 대해 생각하면 인도 여성들의 상황이 하루빨리 개선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발명은 필요로 탄생한다는 말이 매우 유감스럽게 느껴지는 하루입니다.
 

[버스 집단 성폭행 사건 1주기를 맞아 열린 추모 시위에서 한 여성이 '강간 없는 인도를 원한다'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있다. 출처=Aljaze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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