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팸족 '황금개띠해' 일상 탈출…반려견과 호캉스도 즐겨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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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글.사진 기수정 기자
입력 2018-0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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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펫팸족 1000만 시대…반려견과 함께 떠나는 여행

  • 강아지 특별 메뉴·겸상도 가능…자매의 부엌 US

  • 넓은 공간에서 뛰어다니기 좋은 카페 '애걸복걸'

  • 애견과 함께 쉴 객실 마련한 한화리조트 양평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펫팸족(Pet+Family)’이 1000만 명을 넘어선 지 이미 오래다. 
반려견을 동반한 여행 수요도 지속 증가하고 있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반려견과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이색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마련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특히 황금 개띠 해(무술년, 戊戌年)인 만큼 반려견과 함께 뜻깊은 시간을 보내는 펫팸족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아주경제는 반려견과 함께 경기도 양평 여행을 떠난 한 펫팸족을 만나 그 뜻깊은 여행에 동행해 봤다. >


장한이(40) 씨는 펫팸족이다. 반려견과 함께 지낸 지 무려 30여년이다. 마루, 깐돌이 등 다양한 반려견과 함께 생활해온 그는 반려견 역시 '가족'이란 인식을 자연스럽게 갖게 됐다. 지금은 토이푸들 '꼬미(3세 암컷)'의 아빠로 즐거운 삶을 살고 있다.
장한이 씨는 2014년 가을 꼬미를 처음 만났다. 꼬미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는 순간 사랑에 빠져 덜컥  집으로 데려왔다. 꼬미가 막내로서 처음 이 집에 발을 들인 후 집안은 더욱 화기애애해졌다. 장 씨는 물론 아내와 자녀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하며 여전히 활력소가 돼주고 있다.
하지만 요즘에는 회사일로, 베스트셀러 작가로 바쁜 나날을 보내는 탓에 꼬미와 놀아줄 시간이 없어 속상하다. 꼬미와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순 없을까 고민하던 그는 '황금 개띠 해'라는 의미를 담아 모처럼 시간을 내어 반려견 꼬미와 함께 양평 여행을 다녀왔다.

◆강남에서 여유롭게 브런치 즐기기
 

자매의 부엌 어스(US)에서 꼬미. 음식 나오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사진=기수정 기자]

꼬미와의 여행을 계획한 장한이 씨는 설레는 마음을 가득 안고 블로그, SNS 등을 샅샅이 검색했단다.

가장 먼저 검색한 부분은 '반려견 동반 가능 식당'이었다.

전국 곳곳에 '반려견 동반 식당'이 있었지만 집밥(사료)만 먹는 꼬미를 위해 특별히 '강아지 전용 메뉴'를 파는 곳이 어디 없을까 생각했고 몇 시간 검색한 끝에 드디어 분위기 좋은 식당 한곳을 찾아냈다. 이름하여 가로수길에 있는 '자매의 부엌 US(어스)'.
 

꼬미가 맛본 수비드 비프. 애견들의 인기 메뉴라고 한다. [사진=기수정 기자]


이탈리안 가정식을 판매하는 분위기 좋은 식당에서 반려견 전용 메뉴까지 판매한다니 이보다 좋을 순 없었다. 

자매 셰프가 정성을 다해 하루 50인분만 만들어내는 이탈리안 가정식을 맛보기 위해 많은 이가 이곳을 찾는다고.  

한파주의보가 내려 칼바람이 살 속까지 파고드는 듯 추운 날씨였지만 꼬미와의 여행을 추위 때문에 포기하기는 싫었기에 꼬미도, 장 씨도 단단히 옷을 입고 집을 나섰다.

꼬미와 여유롭게 브런치를 즐기기로 한 이곳, 자매의 부엌 어스는 사실 가로수길의 숨은 맛집이다.

아기자기한 소품이 눈길을 끄는 아늑한 가정집 분위기를 풍겼다.

거창한 코스 요리를 선보이는 대신 자신의 집에 초대해 정성껏 준비한 요리를 맛보이겠다는 주인장의 의지가 레스토랑 분위기에도 고스란히 담겼다.

자매의 부엌 US는 신선한 식재료는 물론 직접 만든 스콘, 한정 판매하는 라자냐 등 음식의 질도 훌륭하지만 분위기도 맛도 좋은 이곳이 반려견 동반까지 가능하다는 점이 펫팸족에게는 큰 매력이었다. 
 

음식이 나오자마자 맛있게 먹는 꼬미[사진=기수정 기자]


조용하면서도 편안한 가정집 같은 이 레스토랑의 첫 느낌이 퍽 맘에 든 장한이 씨는 직원의 안내에 따라 자리에 앉았다.

주인장이 나와 "이 아이 이름은 뭐예요? 정말 예쁘고 귀엽게 생겼네요.이따 우리 어스(레스토랑 상주견)가 오면 서로 반가워하지 않을까요?"라며 반갑게 말을 건넸다.

이 레스토랑에는 영업부장(?)으로 활발히 활동 중인 어스(종류 보더콜리: 쉬지 않고 움직여 일 중독자(?)라는 별명이 붙었다.)가 있다. 어스 부장을 보기 위해 일부러 레스토랑을 찾는 고객도 많단다. 

꼬미를 데리고 이런 고급 레스토랑에 오게 되리라는 것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는 그는 한껏 상기된 얼굴로 메뉴를 꼼꼼히 살폈다.
 

음식을 맛있게 먹는 꼬미. 이곳에서는 사람(견주)와 겸상이 가능하다. [사진=기수정 기자]


꼬미를 위한 메뉴는 '수비드 비프'로 결정했다. 주인장의 반려견인 어스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만들었다는 그 마음을 꼬미는 아는 듯 순식간에 접시를 비웠다. 

레스토랑 관계자는 "펫팸족은 나날이 늘고 있는데 정작 갈 곳은 마땅치 않다. 가족으로 인식되는 반려견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즐기며 특별한 경험을 쌓을 수 있게 하려고 콘셉트를 이렇게 정했고 두 달 전부터 강아지 전용 메뉴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근교 애견카페로 Go Go~

배부른 식사 후 나른해진 둘은 펫팸족의 필수 코스 '애견카페'로 이동했다.

인생길을 동행하는 꼬미, 아파트라는 한정된 공간에만 가둬둔 것 같아 늘 마음이 쓰였던 터라 장 씨는 애견카페 한 곳을 고르는 데도 신중하고 또 신중히 처리했다. 
 

애견카페 애걸복걸을 찾은 꼬미. 이곳의 상주견이 꼬미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사진=기수정 기자]


꼬미가 단 하루만이라도 집안보다 더 넓은 공간에서 신나게 뛰어놀며 다양한 견종들과 즐겁게 지내길 바랐다고.

비록 하루지만 꼬미에게 즐거운 추억을 많이 만들어주기 위해 고민을 거듭한 끝에 양평 애견카페 '애걸복걸'로 향했다.
 

애견카페 '애걸복걸'에서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쌓는 꼬미와 견주 장한이 씨[사진=기수정 기자]

처음 본 사람에 대해 반가움이 극에 달해 두 발을 번쩍 들어 올리는 격한 행동도 서슴지 않는 강아지들이었지만 반려견을 키워본, 그리고 키우고 있는 사람에게 이쯤은 애교였다. 아니 오히려 즐거움을 주었다. 

꼬미가 카페 구석구석을 총총 달리는 것만 봐도 절로 힐링이 된다는 장 씨. 순간의 어색함도 잠시, 시간이 지나니 어느새 꼬미, 그리고 다른 아이들(강아지)과의 놀이에 푹 빠져버려 더 즐거워하는 모습이다.
 

애견카페를 찾은 꼬미와 꼬미를 반기는 다른 강아지들[사진=기수정 기자]


비록 그가 꼬미와 함께 찾았던 날, 바람이 너무 차서 밖에서 신나게 뛰어놀 수 없었지만 실내에서 크고 작은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노는 것만으로도 기분전환이 됐다고. 

조용한 바깥풍경도 내다 보고 장난감을 갖고 뛰어놀며 서너 시간 머물다 보니 갈증도 나고 배도 출출해졌다. 아 오랜만에 뛰어놀아서 그런지 장씨의 얼굴엔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꼬미와 장한이 씨가 다른 애견들과 함께 어울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기수정 기자]

꼬미를 위한 간식을 하나 사고 시원한 커피, 간단한 분식 등 요깃거리를 주문해 허기를 달랬다. 

아쉽지만 숙소로 이동해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카페 주인장은 "최근 양평에 전원주택이 많이 들어서면서 반려견과 함께 애견카페를 찾는 견주가 늘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 중 카페 건물 2층까지 공간을 더 넓힐 계획이니 꼭 다시 찾아달라."고 당부했다.
 

애견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는 꼬미와 견주 [사진=기수정 기자]

공간이 커지면 조금 더 많은 반려견과 그 견주가 더 즐겁고 편안하게 머물다 갈 수 있을 듯하다.

장 씨는 카페가 확장된 후 꼬미와 꼭 한번 다시 방문하겠다고 다짐하며 문밖을 나섰다. 

◆행복한 추억, 꿈속에서 다시 한번 

꼬미와 함께 하는 첫 여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장 씨가 고심 끝에 고른 숙소는 카페 인근에 있는 한화리조트 양평이다.
 

한화리조트는 양평 일부 객실(10객실)을 애견 동반이 가능한 객실로 꾸몄다.[사진=기수정 기자]


그동안 반려견 동반 입실 가능 리조트가 드물어 반려견과 함께 여행하는 데 많은 제약을 받았다. 반려견과 함께 여행하려면 반려견이 입실 가능 호텔을 선택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애견 펜션을 이용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장한이 씨가 꼬미와의 여행을 선뜻 계획하지 못했던 것도 '숙소'가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했기 때문이었다. 

최근 애견 호텔이 많이 생겨나면서 반려견과 함께 호캉스를 즐기려는 이들이 많이 늘고 있다고는 하지만 '좀더 넓은 공간'이 좋을 듯했다.

한화리조트 양평은 지난해 애견 객실과 함께 반려견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애견 놀이터를 선보였고 지금까지도 많은 펫팸족의 호응을 얻고 있다.

사람이 머무는 객실에 반려견이 쉴 수 있는 집과 놀이공간, 배변패드, 간식, 장난감 등을 비치했다.

마치 '내 집'같은 편안함을 느끼면서 가족과 즐거운 지내게 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듯하다. 
 

한화리조트 양평. 애견을 위한 집과 장난감 등이 마련돼 있다. [사진=기수정 기자]


9Kg미만 소형견과 함께 이용 가능한 이 객실은 리조트 한 개 층 10개 객실이 해당한다. 1박당 3만5000원의 비용(2만원 객실 추가비용+1만5000원 소독비용)만 추가로 지불하면 그만이다. 비용적인 부담도 다른 호텔에 비교해 적은 편이다.

애견 놀이터 또한 으뜸이다.

리조트 밖 산책로 중 약 200㎡(61평) 규모의 공간을 따로 마련해 반려견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놀이터도 조성, 허들과 삼각 경사대 등 애견 놀이기구를 갖췄다.

펫팸족이 리조트 이용에 제약을 덜 받도록 하기 위한 이 작은 배려는 꼬미에게도 장 씨에게도 큰 행복을 가져다 주었다. 

한화리조트 양평 관계자는 "지난 2015년 9월에 첫 선을 보인 애견객실을 고객들이 꾸준히 찾고 있어 반려견과 가족들을 위한 놀이 시설을 마련하게 됐다”며 “반려동물 1000만 시대인 만큼 이용객 수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첫 여행이 즐거운 꼬미. [사진=기수정 기자]


"바쁘고 피곤하다는 이유로 꼬미와 외출하는 시간조차 점점 줄어들어 늘 안쓰럽고 미안한 마음이 컸다는 장한이 씨.

그는 "여행은 참 많은 것을 가져다준다. 여행지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며 그동안 못했던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고 특별한 추억을 쌓으며 더 끈끈한 정을 나누게 된다. 가족의 일원인 반려견과의 여행도 다르지 않다."며 "꼬미에게도 나에게도 신선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던 만큼 앞으로 종종 추억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앞으로도 꼬미와의 시간을 많이 갖겠다.'고 다짐한 후 집으로 향하는 장한이 씨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꼬미도 그와 같은 마음이리라. 
 

애견카페 애걸복걸. 실내도 반려견과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충분하다.[사진=기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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