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복병 만난 건설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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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환 기자
입력 2018-01-07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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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율 하락에 환차손 가능성 ↑… 가격경쟁력 약화도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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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해외 사업을 적극 확대하려던 국내 건설사들이 환율이라는 복병을 만났다. 작년 하반기 이후 환율이 계속 하락세를 보임에 따라 해외 사업에서 손실을 입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해 소폭 반등한 해외 사업이 다시 꺾일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건설사들의 해외 사업에 있어 환율이 연초부터 가장 큰 변수로 떠올랐다. 환율 하락세가 장기화되면 해외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062.7원이다. 불과 두 달 전만해도 1100원대를 웃돌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1200원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1년새 140원이나 떨어진 것이다.

환율 하락은 해외 사업 확대를 추진하는 국내 건설사들에게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원화 강세는 국내 건설사들의 가격경쟁력 약화로 이어져 중국, 일본, 유럽 등의 주요 경쟁업체들과의 수주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이 높다. 수주를 따내도 수출 대금을 원화로 환전하는 과정에서 환차손이 발생하면서 큰 손실이 불가피하다.

실제로 GS건설은 작년 1분기 반영된 환차손으로 인해 3분기까지 순손실을 기록했다. 해외 사업 비중이 40%대에 달하는 현대건설 역시 지난해 환손실이 실적에 반영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문제는 당분간 원화 강세가 지속, 환율이 더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단기적으로 1000원 초반대 수준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나온다.

국내 건설업계에서는 환율이 지금 수준에서 더 하락할 경우 사실상 수주가 어렵고, 수주를 따낸다고 해도 사업을 진행하면서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최근 몇 년간 부진이 이어진 해외 사업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 건설사들의 작년 해외 수주 규모는 290억 달러로 2016년에 비해 소폭 증가했지만 2년 연속 300억 달러를 넘지 못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환율 하락으로 이미 해외 사업에서 일부 손실이 발생한 상황에서 여기서 더 떨어질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다"면서 "올해 국내 주택 시장이 부진할 것으로 보여 해외 사업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상황이 밝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토목, 건축 등에서 중국업체들의 저가공세에 밀려 설 자리를 많이 잃은 상황에서 환율이 더 떨어지면 가격경쟁력이 더욱 악화돼 자칫 해외 수주 절벽에 부딪힐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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