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올해의 한자 '茫'…차이잉원 정부 '막연하다' 우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재호 특파원
입력 2017-12-08 14: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양안관계 경색·미래비전 부재 등 비판 반영

  • 2위는 '勞', 새 노동정책 부작용에 여론 악화

[사진=대만 연합신문망]


대만 국민들이 '아득하다' 혹은 '막연하다'라는 의미의 '망(茫)'을 올해의 한자로 꼽으며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이끄는 민진당(民進黨) 정부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미래 비전의 부재,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 경색, 노동환경 악화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8일 대만 연합신문망 등에 따르면 대만 국민 9만1000명이 참여한 투표 결과 13%의 득표율은 얻은 '망(茫)'이 올해의 한자로 선정됐다.

대만은 매년 각계 주요 인사들로부터 52개의 한자를 추천받아 국민 투표로 올해의 한자 순위를 매긴다. 이 행사는 올해로 9년째 이어지고 있다.

'망(茫)'은 대만 기상정보 제공업체인 웨더리스크의 펑치밍(彭啓明) 사장이 추천했다. 펑 사장은 "세계적으로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빈번해지듯 대만의 미래 발전과 양안 관계도 아득하고 막연해지는 모습"이라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차이 총통을 중심으로 한 민진당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배제하고 대만의 완전한 독립을 주장하며 친미 행보를 보여 중국의 반발을 사고 있다.

차이 총통 집권 이후 대만의 사회적 갈등도 첨예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천팡밍(陳芳明) 대만정치대학 교수는 "집권 1년을 넘긴 차이잉원 정부에 대해 대만 국민들이 단서를 못 잡고 있다"며 "인사나 입법 등 중대한 개혁 과정에서 대중들이 참여할 토론 공간이 전무하다"고 비판했다.

올해의 한자 2위는 대만 국민당의 장완안(蔣萬安) 입법위원(국회의원)이 추천한 '일할 로(勞)'가 뽑혔다. 장 위원은 대만 국부(國父)인 장제스(蔣介石)의 증손자이자 전 대만 총통인 장징궈(蔣經國)의 손자다. 부친은 장샤오옌(蔣孝嚴) 국민당 부주석이다.

장 위원은 "지난 1년간 국민 모두가 힘들었다"며 "특히 차이 총통이 추진하는 '일례일휴(一例一休)' 정책은 아무에게도 혜택을 주지 못하고 물가만 급등하는 실패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향후 근로기준법 개정을 통해 (노동) 분배에 힘쓰고 노동자들을 배려하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첫 시행된 '일례일휴' 정책은 일종의 주5일 근무제로 주말 휴무를 보장하되 법정 공휴일 7일을 줄이는 게 골자다. 시행 이후 인건비 증가에 따른 물가 상승과 비정규직 양산 등의 후유증이 나타나 대만 내에서도 반대 의견이 높다.

한편 지난해에는 '괴롭다'는 의미의 '고(苦)'가 올해의 한자로 선정돼 2년 연속 현 정부에 부정적인 여론이 표출됐다는 평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아주NM&C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