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대책'에 '新DTI'까지…콧대 높은 서울 집값 꺾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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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범·김종호 기자
입력 2017-11-27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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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주택자·임대업자 뿐 아닌 실수요자 투자심리 위축 불가피

  • 이미 10·24 대책 당시 언급된 내용…풍부한 대기 실수요 형성돼 영향 미미하다는 의견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일대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8·2 부동산 대책'과 '10·24 가계부채 종합대책'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서울 집값이 내년 1월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 적용에 따라 하락 반전될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각종 규제와 쏟아지는 입주물량에 일부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이미 움츠러든 상황이지만, 서울 아파트값은 여전히 상승세이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20일 기준 서울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전주 대비 0.09%포인트 오른 0.18%를 기록했다. 이는 8·2 대책 발표 이후 최대 상승률이다. 반면 지방 아파트값 상승률은 -0.05%를 기록하며 전주(-0.04%) 대비 하락폭이 확대됐다.
 

2017년 10월 23일 이후 서울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 추이(%). [자료출처=한국감정원]


전문가들은 여러 악재에도 지속되는 서울 아파트값 상승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재건축 추진 영향과 수요에 턱없이 부족한 공급에 따른 것으로 풀이했다. 특히 8·2 대책에도 다주택자들이 버티기에 들어가면서 거래 절벽으로 집값이 오르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내년부터 신DTI 적용과 금리 인상,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시행 등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칠 이슈가 산적해 있는 만큼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여지도 충분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의 고강도 규제가 잇따르고 거시경제 상황도 좋지 못한 분위기 속에 신DTI의 구체적 윤곽이 드러났다"며 "체력이 떨어진 주택 시장이 신DTI를 감당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심 교수는 "일본의 장기 불황인 '잃어버린 20년'이 금리 인상, 대출 규제의 두 가지 요인으로 시작됐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정부의 의도대로 다주택자 및 임대업자의 투기만 막는다면야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일반 실수요자의 투자 심리도 함께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 아파트값도 향후 가격 조정을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대중 대한부동산학회장은 "이번 후속 대책으로 무주택자가 아닌 이상 대출을 받기 어려워졌다. 향후 가수요가 사라져 부동산 시장은 더욱 얼어붙게 될 것"이라며 "최근 강남을 비롯해 서울 아파트값이 계속 상승하고 있는 것은 아직 신DTI 및 다주택자 양도세가 중과되는 시점이 아니기 때문이다. 돈줄을 죄는 정책이기 때문에 시일이 흐를수록 서울 아파트값도 하방 압력을 받게 된다. 다만 대기수요가 풍부한 강남의 경우 하락폭이 크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출 규제가 서울 아파트값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신 DTI가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에 영향을 미쳐 시장이 다소 위축될 여지는 있겠지만, 풍부한 대기 실수요가 형성된 서울의 경우 갑작스럽게 폭락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성규 건설산업연구원 박사는 "이미 지난 10·24 대책 때 신DTI에 대한 대략적인 내용은 모두 나왔다"며 "그럼에도 서울 집값이 계속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대책에 대한 수요층의 학습효과가 어느 정도 이뤄졌다는 이야기다. 서울 아파트값이 하락 반전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물론 단기간에 고강도 규제에 대출 강화까지 더해져 시장의 혼선은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 "장기적 측면에서는 하우스 푸어의 감소와 자기자본 비율이 높은 실수요층 위주의 시장 재편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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