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도 홀몸 어르신들도 누구나 살기좋은 영등포, 그 비결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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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훈 기자
입력 2017-11-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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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주 초대석-조길형 영등포구청장

  • 노인 '함께살이' 장애인 '꿈더하기'

  • 서울시 최초 다문화지원과 신설 등 포용의 지역공동체 만들기 앞장서

  • 5년간 펼쳐질 도시재생활성화사업

  • 새로운 '영등포 100년' 여는 열쇠

조길형 구청장이 직원 회의실을 리모델링해 구민의 소통공간으로 바꾼 사랑방 카페에서 밝게 웃고 있다.[사진=영등포구 제공]


"많은 다문화가족들이 더불어 함께하기 위해서는 서로가 그들의 다양성을 존중해 행복한 삶을 살도록 돕는 게 최선입니다. 나름의 생활방식 차이에서 발생되는 갈등은 무엇보다도 소통을 통한 이해와 배려, 특히 공감대 형성으로 원만히 해결할 수 있습니다."

서울 영등포구 조길형 구청장은 지난 17일 아주경제와 인터뷰에서 다채로운 다문화 관련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는 국내 거주 외국인 140만명 시대를 맞았다. 영등포에 사는 외국인은 대략 4만8000여명으로 서울 자치구에서 1위다. 그만큼 다른 피부색을 가진 이들이 주위에 많고, 정책적으로 보듬어야 하는 게 지자체의 역할인 셈이다.

청사 1층 민원실에 들어서면 구청의 세심한 노력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고국을 떠나온 이들의 향수를 달래주고, 낯선 관공서의 벽을 허물기 위한 '다문화 포토존'이 바로 그것이다. 중국 만리장성 등 세계의 명소가 있는 대형사진 앞에서 나라별 전통의상까지 입고 추억을 남길 수 있다. 우리 국민에게는 여러 나라의 문화체험이 가능해 내·외국인이 함께 살아가는 기반으로 역할을 한다.

조 구청장은 "개인적으로 바라는 영등포의 모습은 구민 모두 행복하고 사람냄새나는 살맛나는 도시"라며 "마을의 주인은 단연 주민이다. 주민이 서로 정을 나눠 소통하는 공간을 마련해 사람 중심의, 정겨운 사람냄새가 물씬 풍기는 영등포를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문화의 다름 존중하는 동네, 그 비결은 바로 포용

관내 외국인 주민들 역시 지역공동체 일원으로 자부심이 크다. 그들 스스로가 주도적으로 자율방범대를 꾸려 매주 2회 마을 곳곳을 순찰 중인 게 대표적이다. 영등포구는 작년 서울시 자치구 최초로 다문화지원 전담부서인 '다문화지원과'를 신설했다. 올해 외국인 다문화가족 지원 차원의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다문화가족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본격적인 실행에 나섰다.

우선 외국인 주민과 다문화가정을 위한 특화공간이 선보인다. 이들의 주요한 삶의 무대인 대림동 지역에 연면적 224㎡,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 다드림문화복합센터가 연말께 건립될 예정이다. 한국어와 컴퓨터 교육을 위한 강의실, 취업정보를 얻을 수 있는 청소년 다목적실 및 상담실로 구성된다.

한국생활의 안착을 돕는 행정처리와 취업지원도 강화하고 있다는 조길형 구청장은 "언어로부터 비롯된 불편을 해결할 수 있도록 구청 민원실 등에 통역사를 채용했다. 아울러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 교육기관 취업으로 학생‧교사 간 수업을 돕는 '다문화가족 서포터즈단'도 가동 중"이라고 소개했다.

관내 다문화가정의 학생도 당장 1300여명에 이르는 실정이다. 특히 대림동 일부 초등학교는 전교생의 절반이 다문화 학생인 경우도 있다. 이 아이들은 일반가정 학생들에 비해 학업성취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는 통합지원 프로그램인 '드림투게더 프로젝트'와 일반·다문화 학생이 음악으로 하나되는 '올리(ALL-利) 합창단' 등으로 이같은 문제를 해소코자 접근한다.

◆한명의 구민도 소외되지 않는 감동복지 실천

영등포구는 1인 가구와 고령화가 더해져 만들어진 이른바 '홀몸 어르신'을 위해서 일찌감치 '함께살이 사업'을 시행했다. 홀몸 어르신들이 서로 의지하면서 돌보는 것으로 전국에서 처음 시도하는 사업이다. 사회적 활동이 가능한 60~70대 홀몸 노인들이 서로 돌보고 거동이 불편하면 도움을 주는 '노노케어(老老 Care)', 건강한 어르신인 '밀알도우미' 200여명이 외로운 이웃들의 말벚이 되고 밑반찬 배달이나 심부름을 하는 것 등 일상에 꼭 필요한 도움을 준다.

조 구청장은 "2400여명의 어르신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사회참여 기회를 늘리고 안정적인 노후를 위한 소득에도 보탬을 준다"며 "음식, 미용, 목욕, 안경 등 일상과 밀접한 서비스가 할인되는 '100세 카드'도 인기가 꾸준하다. 작년 10월 시행 뒤 업소 450곳, 5000여명이 신청하는 등 호응이 뜨겁다"고 말했다.

발달장애인의 자립에도 힘쓰는 영등포구의 대표 브랜드는 '꿈더하기 사업'이다. 발달장애인은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이 사실상 없어 본인과 함께 가족까지 많이 힘든 게 현실이다. 구는 '최고의 복지는 바로 일자리'란 신념으로 이들이 자립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드는데 앞장섰다. 2012년 '꿈더하기 베이커리'를 시작으로 '꿈더하기 카페', '꿈더하기 지원센터' 등으로 확대시켰다.

작년 12월에는 '꿈더하기 협동조합'을 설립했다. 더 나아가 진정한 자립을 꿈꿀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조합에서는 발달장애인이 부모님과 협력해 직접 물건을 생산하고, 판매에서 홍보까지 전 분야를 경험할 수 있다. 이런 성과는 지난 2월 '대한민국 지방자치 경영대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등 대외적으로도 공로를 인정받았다.

조길형 구청장은 "우리 주위의 사회적 약자, 소외계층이 복지사각지대라는 그림자 안에서 고통받지 않도록 공공기관이 보듬고자 했다"며 "이웃이 땀 흘려 일할 수 있는 장애인표준 사업장이 마련됐다. 이를 바탕으로 발달장애인에게 더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고, 더욱 다양한 정책들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향후 구상을 전했다.

◆밝은 미래 그려나가는 장밋빛 도시재생 전략

영등포역 일대는 교통의 요지이자 사람들이 몰리는 그야말로 '영등포의 얼굴'이다. 그러나 산업환경이 변하고 낡은 건물과 좁은 골목길, 작은 철공소, 집창촌 등이 어지럽게 모여 환경을 개선해야 할 필요가 줄곧 제기됐다. 이런 시대적인 요구로 최근 영등포에는 신선한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오래 전 주인이 떠난 문래동 철공소에는 젊은 예술가들이 둥지를 틀어 허름한 간판마저 작품으로 거듭난다.

특히 '2016년 서울시 도시재생 사업'에 경제기반형으로 응모, 올해 2월 최종 단독으로 대상지에 선정돼 본격 탈바꿈을 준비 중이다. 서울시로부터 2017~2021년 5년간 최대 500억원의 마중물 예산이 지원된다. 이를 통해 마련될 도시재생활성화 계획수립 및 전략계획 등으로 서울대도시권 서남부 성장을 견인하는 신성장동력이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조 구청장은 '4차산업의 혁신메카'라고 정의내렸다. 세부적으로 △미래금융산업 중심지로서의 '글로벌 핀테크 허브' △문화와 경제가 조화를 이루는 '창발적 문화도심' △토착산업의 미래를 꿈꾸는 '기계금속 혁신도심' △매력과 활력이 넘치는 '보행중심 도심' 등이 그 내부를 채울 것이라고 피력했다.

먼저 영등포 경인로변 일대와 여의도 금융중심지는 핀테크 듀얼클러스터로 구축한다. 핀테크특구 지정으로 해당 산업의 집중 육성공간을 갖춘다. 문래동 기계금속제조업의 스마트화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공공용지 1만2947㎡ 부지에 창발적 융복합거점을 둬 문화와 예술·거주·창업기능의 융복합 시너지 효과를 거둔다.

영등포에 집적돼 있는 병원을 특화시켜 지역경제에도 기여코자 한다. 지역에 소재한 700여곳의 의료시설이 가진 기본역량과 현지 산업생태계를 연계한 '영등포 스마트 메디컬 특구'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본 궤도에 오르고 있는 도시재생이 새로운 영등포의 100년을 여는 중요한 열쇠라고 규정한 조 구청장은 "성공적 추진으로 새로운 도시공간의 변화를 준비하고 동시에 문화관광 자원 육성으로 균형발전을 이룰 것"이라며 "서울 3대 도심의 위상에 걸맞는 활기찬 지역경제를 바탕 삼아 사람 중심의 도시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조길형 영등포구청장은
△전라남도 영광 출생 △호원대 법경찰학부 졸업 △영등포구의회 2·3·4·5대 구의원 △영등포구의회 4·5대 후반기 의장 △민선 5·6기 영등포구청장(2010년 7월~) △지방자치경영대전 대통령상·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최우수상(2017년)
 

조길형 구청장이 아주경제와 인터뷰에서 다문화 관련 프로젝트 등 지역 현안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영등포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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