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칠승 "한전, 폐전주 '나몰라라'…온라인서 버젓이 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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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란 기자
입력 2017-11-04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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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가 한해 20만 개 발생하는 폐전주를 처리하고자 폐기물처리업체에 위탁용역을 주지만 사후 관리·감독은 제대로 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전은 폐기물처리업체에 연간 100여억원을 지불하는데 업체는 폐기물을 처리하지 않고 고물상에 유통, 온라인에서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한전은 매년 15만~20만건의 폐전주를 발생시키고 2000억원 이상의 비용을 들어 새 전주를 신설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전은 폐기물처리업체에 위탁처리용역 계약을 맺어 매년 70여억원에서 100여억원 정도의 비용을 지불한다. 

문제는 폐기물처리업체가 일반폐기물인 폐전주에서 나오는 '폐애자'(전선을 지탱하고 절연하기 위해 전신주에 다는 여러 모양의 기구)를 분리 처리하지 않고 원형 그대로 고물상 등지로 다시 유통하고 있으며, 이는 또다시 인터넷 카페에서 버젓이 유통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전이 과거 폐애자를 불법매립했던 폐기물처리업자와 또다시 위탁계약을 맺고 있은 사실도 드러났다. 권 의원실에 따르면 한전은 폐애자 불법매립건으로 1000여만원의 벌금을 맞은 A업체와 계속 계약 관계를 유지하는 등 사후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폐기물 불법매립의 경우 '폐기물관리법 제63조(벌칙)' 에 의거해 '7년 이하의 징역이나 7000만원 이하의 벌금'의 처벌 대상이고, 폐애자를 원형 그대로 고물상 등에 판매하거나 제공하는 경우에도 '폐기물관리법 제68조(과태료)'에 의거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대상이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권칠승 의원실 제공 ]


당시 한전은 A업체의 불법매립건을 행정처분 받은지 2년 후에나 인지해 제재 조치를 취했지만, 시정통보서 1장이 전부였고 '계약해지'나 '부정당업체 등록' 같은 제재 조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A업체는 2008년부터 2017년 현재까지 경기와 충청 두 곳에서 한전 폐전주 입찰을 독점하고 있으며 계약 금액은 275억2000만원에 달한다.

한전이 불법매립건으로 제재를 받은 업체와 또 다시 계약을 맺은 것은 폐기물관리법상 '폐기물배출자는 수탁자가 처리할 능력이 있는지 확인하지 않고 위탁하는 경우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조항을 위반했기 때문에 이미 과태료 대상이다.

또 한전은 권 의원실에 최근 4년간 폐기물 무단 유출 적발사례가 없다고 보고했는데 실상은 폐전주에서 나온 폐애자가 원형 그대로 고물상으로 넘어가 인터넷 포털업체 카페 등에서 공공연하게 '한전애자 판매·매입건' 등으로 유통되고 있었다. 카페 게시글로 "한전애자 팔아요", "한전에서 나오는 애자 판매합니다" 등 한전에서 위탁받은 폐기물처리업자가 처리하여야 할 폐기물이 버젓이 유통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인터넷포털업체 카페에 올라온 '한전 애자' 판매 게시글. [사진=권칠승 의원실 제공]


한전에서는 뒤늦게 권의원실에 "법과 관계없이 당사의 폐기물이 적정하게 처리되는지 여부를 정기적으로 점검·확인하여 용역수행의 적정여부를 판단·조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권 의원은 "한전은 매년 20만개 이상의 폐전주를 배출하고 있지만 사후관리에 대해서는 폐기물처리업체에만 맡기고 나몰라라 하고 있다"며 "특히 폐기물처리업체가 어떤 불법행위를 저지르더라도 제재는 커녕 계속 독점적으로 재계약을 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물상 등에 넘어간 폐애자 역시 처치 곤란한 경우가 많다고 하며 이러한 폐기물들이 어떤 식으로 최종 처리되고 있는지 확인된 바도 없다"며 "폐기물 배출자인 한전과 환경부 등은 이러한 불법유출 실태를 철저히 파악해 환경오염 여부 등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철저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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