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금호타이어 경영서 손 떼는 박삼구, 할 일 했으니…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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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현 기자
입력 2017-09-2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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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무위험 다른 계열사에 번질 위험

  • 논의 끝에 경영ㆍ우선매수권 포기

  • 상표권 등 조기 경영정상화에 협조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사진=금호아시아나그룹 제공]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통 큰 결정을 내렸다. 그룹 재건의 마지막 퍼즐인 금호타이어를 품으려 지난 1년여간 채권단과 벌여온 줄다리기를 마무리짓고 금호타이어 경영권을 끝내 포기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자구안을 사실상 거절한 상태에서 다른 계열사로 재무위험이 확산될 수 있다는 판단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을 끝낸 지 3년 만에 다시 구조조정 수순을 밟고 경영 정상화 작업에 돌입할 전망이다.

박 회장은 26일 서울 광화문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옥에서 기자들과 만나 “금호타이어를 살리기 위한 최선의 자구안을 제출했다”면서도 “채권단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박 회장이 2010년 금호타이어 워크아웃 개시 이후 경영에 복귀한지 7년 만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박 회장은 전날 오전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과 직접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 측은 자구안이 현실적이 않다는 점과 향후 다른 계열사로 재무 위험이 번질 수도 있다는 견해를 전달했다. 이에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 경영권과 우선매수권을 모두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논의 끝에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의 경영권과 우선매수권을 포기하고, 상표권 허용 등 합리적인 선에서 서로 협조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렸다.

박 회장 측은 금호타이어가 국내 2위, 세계 13위의 글로벌 기업으로 저력이 있는 회사인 만큼 회생에 적극 협조한다는 방침이다. 금호타이어가 조기 정상화돼 지역경제 안정과 일자리 유지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기업으로 발전될 수 있도록 한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 재인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지난해 9월 금호타이어 매각 공고 이후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 및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컨소시엄 구성, 상표권 문제 등을 놓고 격렬한 인수전 경쟁도 벌였다.

이달 초 채권단과 더블스타와의 매각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박 회장은 지난 12일 채권단에 73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제출하며 인수 의지를 다시한번 피력했다.

자구안에는 △연말까지 PEF(사모펀드) 방식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2000억원) △내년 3월까지 중국 공장 인적분할 후 지분 70% 매각(최대 4000억원) △대우건설 보유지분 4.4% 매각(1300억원) △임원 8명·사무직 140여명 축소 등 인건비 감축 방안이 담겼다.

박 회장은 “자구계획이 실패할 경우 경영권과 우선매수권까지 포기하겠다”며 배수의 진까지 쳤다.

금호타이어는 오는 30일 1조3000억원 규모의 채권 만기가 돌아온다. 자율협약이 시작되면 채권단은 원금과 이자 상환을 일정 기간 유예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금호타이어가 회생하기 위해서는 매각 지연과 함께 내리막길을 걸은 실적 회복이 우선시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호타이어는 올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1조38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507억원을 기록했다.

신용도 회복도 이뤄져야 한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11일 경영 전반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금호타이어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낮췄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채권단의 결정에 따를 것”이라며 “주주협의회 결과가 최종적으로 나올 때까지 예의 주시하고 공식적인 입장을 조만간 밝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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