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충돌 임박한 인도, 中 IT기업 옥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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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진 기자
입력 2017-08-28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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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정부가 중국 IT(정보기술)기업에게 정보 보안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인도와 중국이 영토분쟁으로 대립하면서 중국 기업들이 가진 인도 사용자 데이터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에서다. 인도 시장에서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의 점유율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면서 개인 관련 자료도 방대하다.

28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와 인터넷 브라우저 회사들이 보유한 고객 관련 자료를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알리바바 브라우저로 유명한 UCWeb(UC웹)을 비롯해 30여개 기업에 정보를 요구했다. 네일 사하 카운터포인트 애널리스트는 "중국과 일본 간 긴장이 심화되면서 인도 정부가 중국 브랜드들을 엄중히 단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 싱가포르나 중국에 데이터 서버를 두고 있어 보안 위협이 높다"고 말했다.

UCWeb은 IT기업이 사용자의 서비스를 개선하고 전송된 데이터를 암호화하기 위해 전세계 서버를 배치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전했다. 또한 사용자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사용자 정보아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도 일반적인 관행이라고 덧붙였다. UCWeb은 인도에서 월 100만명의 유저들이 접속하고 있다. 시장 점유율이 57%에 달한다.


◆인도·중국 영토분쟁에 중국기업 긴장··· 물리적 충돌 우려

인도와 중국 간 영토분쟁이 심화되면서 중국 IT기업 등 민간기업이 수집한 자료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인도와 중국은 지난 3월 이후 인도 북동부 중국 접경지역인 도크람(Doklam)에서 군사적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전락적 요충지인 히말라야 고원에서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선 수백명의 인도군과 중국군이 두달 넘게 대치하고 있다.

이는 중국과 부탄의 분쟁지역인 도카라 지역에서 중국군이 도로 건설을 시도하면서 촉발됐다. 부탄 동맹국인 인도가 군대를 보내 중국 도로공사를 막았고 중국은 인도가 중국 영토에 침입했다고 군대를 배치했다. 이번 국경 분쟁은 1962년 영토 전쟁 이후 최악의 상황을 치닫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이 인도에 군사행동에 나서겠다고 경고한 후 미사일 탱크 등 대규모 화력을 배치하고 있다. 인도는 같은 지역에 3개 사단을 추가 배치해 병력을 4만5000명으로 늘리고 전투태세를 갖추도록 명령했다.

이처럼 인도와 중국간 갈등이 커지면서 인도에서 영업하는 중국기업들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 분기 인도에서 팔린 스마트폰 절반 이상 중국 브랜드다. 인도정책연구소의 브라마 켈라니 교수는 "이러한 중국 IT기업들의 운영 행태는 민주주의 규범을 약화시킨다"고 지적했다.

 

[인도군 병사들이 지난 26일 인도 북부의 하리아나에 위치한 시르사 지역을 순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테러 트라우마 인도, IT기술에 따른 정보 노출에 민감

인도는 유독 IT기술로 이용한 테러에 민감하다. 인도 정부는 지난 2016년 구글 스트리트뷰 서비스가 안보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불허하기도 했다. 2010년에는 블랙베리에게 고객들이 주고 받은 개인 연락내용을 넘기라고 요구하고 불응하면 서비스를 폐쇄하겠다고 위협했었다. 당시 인도는 테러범들이 블랙베리 스마트폰의 암호화된 메시지나 이메일 등을 통해 공격할 수 있다고 우려에서다.

이처럼 IT정보에 민감한 이유는 지난 2008년 11월 26일 뭄바이에서 벌여진 테러 때문이다. 뭄바이 번화가인 콜라바 나리만 포인트 지구에 있는 타지마할 호텔, 오베로이 호텔과 식당, 철도 대합실, 지하철 역사 등 인구 밀집 지역에서 10명의 무장 괴한이 동시 다발로 총을 난사하고 수류탄을 투척했었다. 이 사건으로 166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당시 테러범들은 디지털 사진 등을 활용해 목표물과 주변의 세부지형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정부는 현지인들의 주요 정보와 사진, 위치 등이 노출이 국가 안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최근 알리바바 등 IT기업들이 보유한 개인 데이터에 대한 가치는 보안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데이터가 새로운 석유라고 부를만큼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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