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송중기가 말하는 '군함도' 박무영과 '태양의 후예' 유시진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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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17-08-0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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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군함도'에서 광복군 무영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배우 송중기[사진=블로썸엔터테인먼트 제공]

도무지 예측할 수가 없다.

영화 ‘늑대소년’으로 순식간에 스타덤에 오른 배우 송중기(32)는 인기를 누릴 새도 없이 곧장 현역 입대했다. 여자보다 예쁜 외모로 인기를 모았던 그를 두고 “연기 스펙트럼이 넓지 않을 것”이라 추측했지만 이마저도 보기 좋게 빗나갔다. 제대 후 KBS2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브라운관에 복귀한 송중기는 남성적 매력까지 갖춰 아시아를 집어삼킨 것이다.

국내를 넘어 아시아까지 사로잡은 송중기는 ‘태양의 후예’ 차기작으로 영화 ‘군함도’(감독 류승완)을 선택했다. 1945년 일제 강점기, 일본 군함도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에서 송중기는 군함도에 잠입한 광복군 박무영을 연기했다.

한류스타로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송중기인 만큼 그의 거침없는 행보에 많은 이들의 이목이 쏠렸다. 놀랍다는 반응도 더러 있었다.
 

영화 '군함도'에서 광복군 무영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배우 송중기[사진=블로썸엔터테인먼트 제공]


“소속사에서 말리지 않았냐고요? 전혀요. 하하하. 매니지먼트 성향상 그럴 분들이 아니에요. 오히려 지원해줬죠. 제 소신대로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 영화를 찍으면 일본 팬들이 싫어하지 않을까?’ 하고 걱정할 수도 있겠지만 알다시피 전 그런 성격은 아녜요. 오히려 ‘한류 활동’을 하고 있으니까 더 떳떳해야 한다고 여겼죠.”

송중기는 자신의 판단을 믿었다. 어떤 선택에 있어 스스로 “올바르다”는 생각이 미치면 주저 없이 따랐다. 결국 “한류라는 것 자체가 한국 작품을 베이스”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노파심에 주저하거나 그만두는 것”은 견딜 수 없었다.

“한류스타라는 이야기를 제대로 들으려면 당당해야 해요. 그래야 아시아 팬들도 제 작품을 보고 저를 좋아해 주실 거로 생각해요 저의 소신이나 연기를 보고 좋아해주시는 거니까요.”

극 중 무영은 냉철한 판단력, 뛰어난 작전 수행 능력을 지닌 광복군 소속 OSS 요원이다. 전작 ‘태양의 후예’에서도 군인 유시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기 때문에 “전작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반응도 있었다.

“‘태양의 후예’를 찍던 중, 부상 때문에 쉬던 기간이 있었는데 그때 ‘군함도’ 시나리오를 받게 됐죠. 바로 하겠다고 했어요. 제 생각에 유시진과 박무영은 완전 달랐거든요. 연기하는 입장에선 더더욱 차이가 있었죠. 유시진의 경우 능글맞은 모습, 장난기를 담아 평소 제 모습을 투영했다면 박무영은 모든 걸 빼려고 노력했어요. 특히 내적, 외적 가벼운 요소들이요.”

영화 '군함도' 스틸컷 중, 광복군 무영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배우 송중기[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시나리오를 읽고 단박에 출연을 결정할 정도로 ‘군함도’가 주는 매력은 매우 강렬했다. 거기에 평소 류승완 감독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송중기는 “망설이거나 주저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는 반응이다.

“평소에 제가 류승완 감독님을 너무 좋아해요. ‘주먹이 운다’는 몇 번째 봐도 지겹지가 않아요. 상병 시절에 책을 진짜 많이 읽었는데 매니저가 시나리오도 좀 읽어보라고 가져다주곤 했었거든요. 그 당시 ‘곡성’, ‘암살’, ‘베테랑’ 등 많은 작품을 읽었는데 정말 강렬하더라고요. 특히 ‘베테랑’이 마음에 확 꽂혔어요. 안 그래도 연기하고 싶어 죽겠는데…. 하하하. 너무 재밌어서 2박 3일 휴가를 나와서 이틀 동안 ‘베테랑’을 두 번 봤어요. 어느 정도로 좋아했는지 아시겠죠? 시나리오보다 두세 배는 잘 나왔더라고요! 감독님께 매료되고 말았죠. 이후 감독님이 하는 작품이라면 어느 역이든 해보고 싶다고 러브콜을 보냈고요.”

송중기과 류 감독. 서로에 대한 애정이 너무도 남다른 두 사람은 공격적(?)인 칭찬 릴레이를 펼치기도 했다. 앞서 류 감독은 송중기에 관해 “만나기 전에는 차갑고 깍쟁이 같았는데 만나보니 솔직히 촌스럽다 못해 우직하더라. 꾸밈이 없다”고 칭찬했고, 송중기는 이를 그대로 돌려주며 “감독님이 몇 배는 더 촌스럽다”고 눙쳤다.

“촌스럽다는 말이 결국 우직하다는 말인 것 같아요. 꾸밈없는 표현이죠. 그런 부분에서 감독님은 저보다 몇 배는 촌스러워요. 하하하. 특히 감독님의 영화는 우직하고 허세가 전혀 없잖아요. 인간적인 매력이 가득하죠.”

영화 '군함도'에서 광복군 무영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배우 송중기[사진=블로썸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번 작품 역시 마찬가지였다. 류 감독을 비롯해 주연배우, 스태프들은 허세를 덜고 우직하게 작품을 쌓아나가고자 했다. 때문에 송중기에게도 ‘군함도’는 남다른 작품일 수밖에 없었다. 그는 지난 촬영 현장을 회상하며 “최고의 스태프와 감독, 배우들과 함께해 영광이었다”고 추켜세웠다.

“더 힘들 수도 있는 현장이었는데 우리 스태프들 덕분에 덜 힘들게 찍은 것 같아요. 대단한 사람들과 함께한 것만으로도 영광입니다.”

개봉 전부터 국민적 관심을 얻었던 작품인 만큼 업계에서는 “당연히 천만 영화”라는 반응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던 상황. 주연배우로서 이런 기대감이 더욱 무겁게 느껴질 터였다.

“언젠가부터 천만 영화가 아니면 망한 영화로 취급되는 것 같아요. 그런 부분이 굉장히 아쉽죠. 저는 영화 경력이 짧기 때문에 벌써 ‘천만, 천만’ 거리는 게 건방지다는 생각이 들어요. ‘늑대소년’이 730만 정도 됐는데 그때도 정말 감격스러웠거든요. ‘천만’은 아직 생각도 안 해봤고, 입 밖으로도 꺼내본 적이 없어요.”

흥행에 대한 부담뿐만 아니라 소재, 연기, 작품에 임하는 태도며 상영 직후까지. ‘군함도’ 출연진과 감독, 스태프들은 부담감과 무게감이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 작품이 주는 압박감과 더불어 뜨거운 관심의 규모가 너무도 컸기 때문이다.

“그런 부담감은 배우들과 함께 나눠 가지려고 했어요. 멀티캐스트니까 우리끼리 분담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감독님은 그게 어려우니까. 아마 지금 가장 부담이 크실 거예요. 하지만 결국 이것도 이겨내야죠. 그래야 큰 사람이 되는 거예요. 우리끼리 으쌰으쌰하고 똘똘 뭉치다 보니 그런 부담감을 조금이나마 떨칠 수 있는 것 같아요. 의미 있는 영화에 대한 자부심이기도 하고요.”

영화 '군함도'에서 광복군 무영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배우 송중기[사진=블로썸엔터테인먼트 제공]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온 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송중기는 오는 10월 배우 송혜교와 백년가약을 맺는다. 극 중 남다른 케미스트리로 수많은 이들을 망상(?)에 빠트렸던 두 사람은 드라마를 넘어 실제 연인, 아니 부부로 발전했다. 하지만 이 과정이 녹록했던 건 아니었다. 몇 차례나 열애를 부정한 데다가 갑작스러운 결혼발표로 온갖 루머와 관심에 시달렸던 것이다.

“결혼 발표 전에 (차)태현 형이 ‘야, 너희 빼고 다 안다’고 하더라고요. 뭐, 워낙 태가 났겠죠. 하하하. 다들 알고 계실 거라고 짐작은 했어요. 하지만 연애도 아니고 결혼이니까 더 신중해지고 싶었고 영화 개봉도 앞둔 터라 고민이 많았죠. 집에 찾아가시는 분도 많았고 가족 인터뷰는 아직도 마음이 아파요. 그래서 이렇게 매체 인터뷰를 통해 솔직히 말씀드리려고 해요.”

결혼 전부터 모두의 관심을 끌고 있는 송송 커플. “이제부터 더 큰 관심을 얻을 텐데”라고 거들자, 그는 “그게 우리 일”이라며 가만히 웃는다.

“연예인은 곧 인기로 평가받는 직업이잖아요. 이런 거로 피곤하다 어쩐다 하면 안 되죠. 이런 걸 바랄 땐 언제고. 할 건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당연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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