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1년 필리핀 두테르테 정권, 마약전쟁·계엄령에도 "삶의질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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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진 기자
입력 2017-07-24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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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년이 지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각종 사회적인 논란을 일으키는 가운데 필리핀 주민들의 삶의 질에 대한 만족감은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높은 경제성장률 덕에 지지율이 크게 하락하진 않았으나 경제 개혁을 서둘러 실행하지 않으면 위태로워질 수 있단 지적도 나온다.   

24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산하 연구조직인 컨피덴셜리서치(FTCR)에 따르면 2분기 필리핀 주민 59%가 두테르테 대통령이 취임 한 후 삶의 질이 개선되고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 11%만이 그들의 생활이 악화되고 있다고 답했고 30%가 과거와 변하지 않고 있다고 대답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소신있는 행동을 촉구하는 의견도 많았다. 필리핀 주민 43%가 두테르테 대통령이 부패에 대항해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을 원했다. 응답자 37%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앞으로 6개월간 마약에 대한 전쟁을 지속하길 바란다고 답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 마약·담배와의 전쟁·계엄령 선포··· 공포 정치 우려 

지난해 6월 취임한 두테르테 대통령은 마약과의 유혈 전쟁을 선포했다. 8000명 이상의 마약 용의자들이 경찰이나 자경단 등에 의해 사살됐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 소탕방식이 유럽 미국 등 서방국으로부터 강한 비난을 받았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원치(HRW)는 필리핀에서 경찰이 가장 많은 권한을 남용하는 기관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필리핀 정부는 공식적으로 경찰의 합법적인 단속으로 3000명의 마약 용의자가 숨졌다고 밝혔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취임한 후 1년간 마약거래는 26%, 주요 범죄는 29% 감소했다고 홍보했다.

또한 두테르테 대통령은 IS(이슬람국가) 추종 무장 반란군 '마우테'가 점령한 민다나오섬에 계엄령을 선포한 상태다. 마우테를 비롯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필리핀 전역으로 확장할 수 있다며 뿌리부터 근절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계엄령을 선포했었다. 민다나오 섬에선 지금까지 500명 이상이 사망했고 50만명의 주민이 대피를 했다.본래 계엄령 선포 기간이 23일 종료됐으나 필리핀 의회가 5개월 연장했다. 앞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17일 민다나오 섬 내 안전이 확보되지 않았다며 계엄령 연장을 요청했다. 의회는 압도적인 찬성으로 승인했다.

담배와의 전쟁도 착수했다. 필리핀 모든 공공장소에서는 23일부터 흡연을 금지하는 내용의 대통령 행정명령이 시행된다. 흡연 지정구역을 빼고 학교, 음식점, 길거리 등에서 담배를 피우지 못한다. 이를 어기면 개인은 500페소~1만 페소(1만~22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필리핀 시위대는 지난 20일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 전쟁으로 수천명이 사망했다며 살인을 멈추라고 항의했다.  "살인을 멈춰라" 연합AP]



◆지지율 유지하려면 단시간 내 경제개혁 실행해야 

두테르테 대통령의 극단적인 행동에도 견고한 지지율을 유지하는 건 경제 덕분이다. 높은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는데다 실업률은 떨어졌고 인프라 소비는 늘었다. 필리핀 경제는 베니그노 아키노 전 정권 때부터 평균 6.1%로 성장해왔다. 바톤을 넘겨받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대중의 반발없이 정책을 밀어붙을 수 있었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올해 1~3분기 필리핀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4%를 기록했다. 해외 투자자의 신뢰도 강화되고 있다. 1~3분기 필리핀의 해외 직접투자가 전기대비 16.66%포인트 증가한 16억 달러(약 1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필리핀 정부의 GDP 성장 목표는 2022년까지 7~8%의 성장세를 유지하는 것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경제개혁으로 인프라 개선을 내놓았다. 임기 6년 안에 8조4000페소(약 186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었다. 계획대로 투자된다면 2022년 인프라 정비 비용은 2015년 대비 2배 가까이 늘고 명목 GDP의 7.4%에 달한다. 필리핀 정부는 지난 1월 7380억 페소(16조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밝혔다.

다만 파이낸셜타임스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경제 아젠다를 단시간 내 실현해야 한다고 전했다. 경제적 혜택을 유지 못한다면 두테르테 정권의 지지율이 곤두박질 칠 수 있기 때문이다. 높은 경제성장률에도 여전히 필리핀 인구 4분의 1은 가난을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실업률은 5.7%로 다른 아시아 국가보다 높은 편이다. 마약, 계엄령 등으로 사망자 수가 늘어나면서 인권단체 뿐만 아니라 일부 빈곤층들은 두테르테 정책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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