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여인홍 aT사장 ​"4차산업 빅데이터가 농산물 가격변동ㆍ수급불안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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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국 기자
입력 2017-07-23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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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상 첫 쌀 해외원조ㆍ新남방정책 전략품목 집중 수출

  • 비축기지 현대화ㆍ광역화 사업 물류효율 수급안정에 노력

여인홍 aT 사장은 23일 "농식품분야의 4차산업 혁명은 농산물 수급을 조절하는 물가 관리의 첨병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aT 제공]

김선국 기자 ="농산물 수급관리를 고도화하기 위한 빅데이터 기술이 장바구니 물가 관리에 가장 중요한 키가 될 것입니다."

여인홍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은 23일 "정보통신기술(ICT)과의 융합으로 이뤄지는 4차 산업혁명에 농식품 산업도 적극 참여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여 사장은 "현재 공사 수급정보종합시스템에서 제공하는 생산량·작황유통·가격 등의 정보는 수급관리 빅데이터의 초기 형태"라며 "미래에는 국내외 농업경영·생산정보, 기후정보, 인구구조, 소비자 성향 등의 방대한 데이터가 종합·분석돼 생산자가 자율적으로 수급을 최적화하는 맞춤형 생산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aT는 농산물 수급안정을 위해 최신 온·습도 조절 시스템 등을 적용, 물류효율성과 보관능력을 높이는 비축기지 현대화·광역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전국 12곳에 설치된 비축기지는 중부・충청・호남・대경・부경 5개 권역으로 나눠 현대화·광역화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새롭게 태어나는 비축기지는 △재고관리 △환경제어 △물류 등 빅데이터를 활용, 수급을 관리하는 첨단 전초 기지로 만든다는 복안이다.

또 aT는 ICT 기술을 유통에 적용한 사이버거래소, 1인 미디어 시대에 맞춘 스마트 스튜디오 등을 운영하고 있다.

사이버거래소에서는 2012년 거래액 1조원을 달성한 이후, 지난해에는 3조원에 달하는 거래가 성사되며 온라인 신(新)유통경로로 성장하고 있다.

스마트 스튜디오는 농민이 생산제품을 동영상·사진으로 제작,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소비자가 구매하는 1단계 유통 플랫폼으로 떠올랐다.

여 사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아직 가보지 못한 새로운 길"이라며 "농식품분야와 첨단기술의 융복합은 더디지만 꾸준히 전진하고 있다. 과감한 변화와 혁신으로 미래 농식품 유통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여인홍 사장과의 일문일답.

-농산물 수급안정을 위한 대책은.
"농산물은 공급이 수요보다 조금만 부족하면 가격이 급등하고, 공급이 수요보다 조금만 초과하면 가격이 급락하는 특성이 있다. 최근 이어지는 가뭄과 장마, 때아닌 우박 등 기후변화는 농산물 수급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수급문제가 발생하면 농산물 가격의 등락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aT는 수요 맞춤형 생산 시스템을 구축해 대응하고 있다. 우선 가격 변동성이 큰 배추·무의 경우, 지난해부터 계약재배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 시행한 시범사업에 대한 결과 분석과 대내외 의견수렴을 통해 개선사항을 반영, 마늘·양파·고추 등 양념류 품목을 추가하는 등 계약재배를 확대하고 있다. 수급대책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정확한 수급정보 확보와 효과적인 분산, 비축, 방출 등 실물사업의 선제적 관리와 적기 추진 등이 중요하다. 현재 운영 중인 수급정보종합시스템 확대를 통해 수급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수매·방출 등 대책을 선제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aT는 농협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등 유관기관과 정부를 연계·통합해 생산·유통·소비 관련 데이터베이스(DB)를 확충하고 있다. 또 배추·무 등 가격민감 품목을 상시 비축하고, 수급상황에 따라 긴급수매를 실시하는 등 수매 비축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산지가격을 지지하고, 수급불안에 대한 대응력을 제고해 aT의 수급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 방안은.
"농산물 유통비용은 전체 농산물 가격의 약 45%를 차지하고 있다. 평균적으로 산지농산물이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 산지수집상과 도매상, 소매상 등 5~7단계를 거친다. 농산물의 특성상 가격에 비해 부피가 커서 물류비용이 많이 들고, 최근 소비자의 식품안전 요구와 소포장 등 상품화 확대, 인건비·물류비·임대료 등 비용 상승의 요인이 있어 유통비용 증가는 일정부분 불가피한 면이 있다. 대부분의 농산물이 도매시장(53%)과 대형유통업체(31%)를 통해 주로 유통돼 생산자·소비자의 선택 폭이 좁고, 비효율인 요소가 존재하고 있다. 농협판매(12%), 생산자와 소비자 간 직거래(4%)는 미미한 수준이다. 농산물 유통 효율화를 위해서는 기존 도매시장과 대형유통업체 중심의 유통 이외에 채널을 다양화해 소비자가 최적의 방법을 선택하고 유통경로 간 경쟁하는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 공사는 로컬푸드직매장, 사이버거래소, 스마트 스튜디오 등 신유통경로 발굴과 확대를 위해 매진하고 있다. 지난해 로컬푸드직매장 154개소의 매출은 2607억원, 사이버거래소 거래액은 2조9958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상 첫 국내 쌀 해외원조 추진의 의미는.
"국내 쌀소비 감소와 공급과잉에 따른 쌀가격 하락으로 농민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인당 쌀 소비량은 1997년 102.4㎏에서 지난해 61.9%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정부는 한·중·일, 아세안의 역내 쌀 비축기구인 애프터(APTERR)를 통해 지난 5월 19일 전남 광양항 컨테이너터미널에서 사상 최초로 애프터 해외원조용 쌀 750t을 선적했다. 과잉생산된 국내 쌀의 해외원조 추진, 쌀가격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애프터는 협정에 따라 약정물량을 비축하고 비상시 판매, 장기차관, 무상지원하는 공공비축제도를 말한다. 이번에 선적된 쌀은 캄보디아(250t), 미얀마(500t)로 지원돼 재해구호용이나 빈곤퇴치용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과거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나라로 성장한 한국이 처음으로 해외에 쌀을 원조하게 돼 의미가 있다. aT는 애프터 쌀 해외원조 실시기관으로, 정부의 쌀 해외원조사업이 원활히 집행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까지 농식품 수출현황은.

"올해 6월 기준 농식품 수출은 44억 달러로 전년 대비 7.9% 증가했다. 사드(THAAD) 이슈, 보호무역 기조 등의 악조건에도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부문별로 가공이 8.7%(26억 달러→28억 달러), 수산이 12.1%(10억 달러→11억 달러) 증가한 반면, 신선은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등의 요인으로 4.5%(5억 달러→4억8000만 달러) 줄었다. 자세히 보면 채소류와 인삼류는 1억3500만 달러, 6700만 달러로 각각 5.6%, 8.3% 증가했다. 김 수출은 6월까지 2억69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49% 증가하는 등 대표적인 수출증가 품목으로 자리잡았다. 국가별로 일본과 미국, 아세안(ASEAN), 중동 등에서 많이 팔렸다. 중국은 사드 이슈 이후 통관심사 강화 등으로 5.3% 감소했다." 

-올해 농식품 수출확대 전략은.
"올해 농림수산식품 수출은 유망품목 위주의 수출 경쟁력 강화, 시장다변화를 통해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다만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과 중국 한한령(限韓令), 환율 등 통상환경에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동남아 등 신흥국 경제성장과 영유아·기능성 등 신규 품목의 시장정착, 남미·중동 할랄 등 신시장 개척 등으로 수출을 늘려갈 계획이다. 특히 올해에는 현재 일본·미국·중국 3개국(수출비중 50%)에 집중돼 있는 농식품 수출시장을 다변화하고, 유망·신규시장 개척에 주력할 방침이다. aT는 지난해부터 시장다변화 태스크포스(TF)를 구성·운영 중이다. 올해 5월부터 인도, 브라질, 카자흐스탄, 남아공, 이탈리아 등 5개국에 시장개척요원 파견해 현지 시장조사와 선도 진출업체를 지원하고 있다. 한국 농식품 성장 잠재력이 큰 동남아 시장 확대를 위한 '신 남방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태국, 베트남 시장에는 한국산 딸기와 포도 등의 전략품목을 집중 수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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