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족 출현에 증권ㆍIT 경계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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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욱 기자
입력 2017-07-17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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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욱 기자= 증권과 정보기술(IT) 간 경계가 무너져가고 있다. 이를 가속하는 것은 엄지족을 사실상 양분하는 네이버와 카카오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막강한 포털, 메신저 고객을 바탕으로 주식시장에서도 새 플랫폼을 만들어내고 있다. 

◆주식시장서 다시 맞붙은 네이버·카카오

주식거래 플랫폼 시장에 가장 먼저 뛰어든 정보기술(IT) 기업은 카카오다. 카카오는 지난 2014년 2월 두나무와 손잡고 시장에 카카오스탁을 내놨다. 두나무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설립한 케이큐브벤처스 투자를 받은 벤처기업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카카오스탁의 누적 다운로드수는 180만건이 넘는다. 누적 거래액은 19조원, 앱 일일 활성화 사용자는 21만명에 달한다.

카카오스탁은 카카오 계정을 통해 실시간 종목 시세와 정보를 손쉽게 볼 수 있는 주식거래 플랫폼 앱이다. 다양한 이용자가 정보를 교환해 주식에 투자하는 소셜트레이딩시스템(STS)을 추구한다.

앱 이용자들은 자신이 투자한 내역과 수익률을 공개할 수 있다. 누적·월간·주간 수익률 랭킹 순위에 이름을 올린 '주식 고수'들의 보유종목과 매매내역, 거래기간 등을 열람할 수 있다. 카카오계정과 연동하면 친구들의 관심종목 목록도 보인다.

현재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미래에셋대우 등 11개 증권사는 카카오스탁과 제휴돼 있다. 해당 증권사의 공인인증서 또는 아이디가 있다면 앱을 통해 보다 편리하게 주식을 거래할 수 있다.

카카오스탁을 사용하는 한 개인투자자는 "카카오스탁은 앱 자체가 정말 가볍고 따로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돼 편리하다"며 "나와 같은 일반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정보를 알 수 있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증권사 입장에서도 주도권을 빼앗기기는 하지만 밑지는 장사는 아니다. 카카오스탁과 연계 시 기존 고객에게 따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된다. 약 4000만명에 달하는 카카오톡 가입자가 잠재고객이다.

네이버도 주식거래 플랫폼에 뛰어든다. 지난달 27일 미래에셋대우와 맺은 전략적 제휴가 그 시작이다. 제휴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미래에셋의 금융 콘텐츠와 네이버의 IT 플랫폼이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네이버 메시저인 '라인'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 라인은 일본과 동남아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하루 활성화 사용자는 2억2000만명에 달한다.

최근 네이버가 공을 들이고 있는 인공지능(AI) 기술도 주식거래 플랫폼에 접목시킬 수 있다. 로봇이 주식 종목 및 금융상품을 대신 선택해주는 로보어드바이저서비스를 MTS에 심을 수 있다. 네이버는 인공지능(AI) 엔진 '클로바'를 보유하고 있고, 일본에서는 올해 안에 AI 스피커 웨이브도 내놓는다.

◆증권사도 AI로 고객잡기 안간힘

증권사도 MTS 이용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현재 온라인 주식거래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증권사는 키움증권이다. 전체 고객의 24%를 차지하고 있다. 그 뒤를 미래에셋대우(18%)가 바싹 추격한다. 나머지 증권사들도 각각 6% 미만의 점유율을 가지고 늘어나는 '엄지족'을 사로잡으려 노력하고 있다.

무엇보다 인공지능이 대세다. 지점을 찾는 고객이 대폭 줄어들면서 MTS 속 인공지능이 창구 직원의 역할을 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MTS '스마트네오'에 고객의 빅데이터를 활용한다. 시간에 따라 주문 모드를 자동으로 전환하는 '시간대별 주문모드 자동전환' 기능을 선보였다. 자동으로 장중, 시간외종가, 시간외단일가, 예약주문 등 장 구분을 해준다. 

SK증권은 고객이 설정한 종목에 가격 급변, 거래량 급증 등의 변동사항을 감지해 알려주는 ‘파수꾼’ 기능을 만들었다. 유안타증권은 MTS에 매도와 매수 시점을 알려주는 인공지능 투자시스템 '티레이더2.0'을 담았다. 대신증권은 '사이보스’ 기능을 통해 인공지능 챗봇인 ‘벤자민’과 대화할 수 있다. 1년차 사원 수준의 벤자민은 종목추천부터 시황, 뉴스, 날씨 등 간단한 생활정보까지 제공한다.

업계 1위 키움증권은 인공지능이 각광받고 있는 시대에 오히려 인적 자원을 활용하고 있다. 주식고수(투자 전문가)들이 실시간 종목추천 및 투자정보를 제공하는 '고수클럽' 서비스를 내놨다.

주식거래 기능 이외의 다양한 서비스도 추가되고 있다. 증권사들은 증권방송 서비스를 비롯해 운세 보기, 골프장 예약 등의 투자자 성향에 맞춘 부가서비스를 MTS에서 제공한다. 하나금융투자의 경우 지난달 소셜트레이딩메신저 ‘캔들맨’을 선보였다. 캔들맨은 기존 모바일 메신저처럼 사용자끼리 정보를 공유하고, MTS와 연동돼 주식 거래를 할 수 있는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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