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남달라’ 박성현…‘美 대세’ 봇물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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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교 기자
입력 2017-07-17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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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이 생애 첫 LPGA 투어 US여자오픈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서민교 기자 = 이토록 짜릿한 우승을 위해 뜸을 들였나보다. ‘슈퍼루키’ 박성현(24)의 우승은 역시 시간 문제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찾은 US여자오픈에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생애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남다른’ 우승 한 방으로 미국 무대에서도 ‘대세’를 예고했다.

박성현이 드디어 일을 냈다. 17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파72·6732야드)에서 끝난 LPGA 투어 세 번째 메이저 대회 US여자오픈(총상금 500만 달러)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 90만 달러(약 10억2000만원)를 챙기며 LPGA 투어 생애 첫 우승을 메이저 제패로 화려하게 장식했다.

박성현의 또 다른 애칭은 ‘남달라’다. 중·고등학교 시절 은사로부터 ‘모든 일에 성공하려면 남달라야 한다’는 말을 듣고 실천에 옮긴 박성현의 좌우명이다. 실제로 박성현은 남다른 골프 인생을 걸었다.

2014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데뷔한 박성현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다가 이듬해 3승을 수확한 뒤 지난해 역대 최다 상금, 최저 평균타수 등을 갈아치우며 7승을 쓸어담았다. 데뷔 3년 만에 한국 무대를 접수한 박성현은 ‘대세’로 불렸다.

미국 무대 진출도 남달랐다. 지난해 초청선수로 출전한 LPGA 투어 7개 대회에서 에비앙챔피언십 준우승, US여자오픈 3위, ANA 인스퍼레이션 6위 등 톱10에 4차례 들며 상금 총액 40위 내 진입에 성공해 가볍게 LPGA 투어 카드를 거머쥐었다.

데뷔 시즌 박성현의 성적도 뛰어났다. 이번 대회 전까지 출전한 시즌 13개 대회에서 컷 탈락 없이 준우승 1회, 3위 1회, 4위 2회 등을 기록하며 신인왕 포인트 1위, 평균타수 부문 4위에 올랐다. 하지만 아쉬운 건 우승이었다.

특히 US여자오픈은 지난해 뼈아픈 기억이 있는 대회였다. 우승 경쟁을 벌이던 박성현은 마지막 홀에서 두 번째 샷이 워터해저드에 빠지는 바람에 우승 문턱에서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1년 만에 한풀이에 성공했다.

첫 우승도 극적이었다. 대회 첫날 1라운드에서 샷 난조로 1오버파 공동 58위로 출발하며 우승권과 멀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2라운드에서 2타를 줄이며 공동 21위. 역전 드라마를 위한 발판을 깔았다. 3라운드 후반 9개 홀에서 버디 6개를 몰아치며 5타를 줄여 단독 4위에 오른 박성현은 선두 펑산산(중국)에 3타 뒤진 채 출발한 최종라운드에서 극적인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특히 마지막 날 15번홀(파5)과 18번홀(파5)이 압권이었다. 이날 프랑스 방문을 마치고 ‘골프광’으로 유명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소유한 골프장을 찾은 것.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는 구호가 적힌 빨간 모자도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15번홀 그린 옆에 마련된 장소에서 직접 관전 중이었다. 그러나 미국 선수는 없었다. 박성현은 이 홀에서 ‘위대한’ 버디를 낚으며 단독 선두로 치고나갔다.

이어 2타 차 앞선 마지막 홀에서 세 번째 샷을 실수해 그린을 넘겨 까다로운 어프로치 샷을 남겼다. 자칫 추격을 허용할 수 있었던 최대 위기. 지난해 악몽이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박성현은 올해 쇼트게임 부진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다. 하지만 환상적인 어프로치 샷으로 홀컵 옆에 공을 붙여 우승을 확정지었다. 박성현의 입가에 미소가 번진 순간이었다.

역대 US여자오픈은 한국 선수들의 잔치였다. 1998년 박세리를 시작으로 2005년 김주연, 2008년과 2013년 박인비, 2009년 지은희, 2011년 유소연, 2012년 최나연, 2015년 전인지에 이어 역대 9번째 한국인 US여자오픈 우승자로 박성현의 이름이 새겨졌다. 이제 ‘박성현 시대’가 활짝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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