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미 FTA 재협상 주장에 미국 언론들 "공화당 지지받았던 협상" "FTA 내용 알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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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7-02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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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AP]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뒤 미국 대통령과 처음으로 가진 정상 회담을 마쳤다. 미국의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죽음으로 미국 내 반북정서가 고조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는 북한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이번 협상 뒤 양국 간에 향후 숙제로 떠오른 것은 안보가 아닌 경제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지금 무역협정을 다시 협상하고 있으며, 그것이 양국에게 모두 공정하고 공평한 협정이 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또 기존의 한미 FTA에 대해 "미국에는 거친 협정(rough deal)"이었다고 평가하면서, 많이 달라질 것이며, 양측 모두에게 좋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동 언론발표를 통해서도 "한미FTA가 체결된 2011년부터 2016년까지 한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적자는 110억 달러 이상 증가했다"면서 "훌륭한 협정이 아니다"고 주장하며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그러나 미국 현지 언론들은 한미 FTA의 재협상에 대해서 정확히 알려진 바는 많이 없다고 지적했다. LA 타임스는 "한미 FTA는 미국 의회에서 통과되던 당시 폭넓은 지지를 받았다"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발언들로는 트럼프가 만들고 있는 균열이 얼마나 큰 것인지는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또 "(한미 FTA) 재협상은 아직 구체적인 부분이 알려진 바가 없지만, 이같은 선언은 북핵 문제로 민감한 시기에 동맹국에 대한 도발로 보여질 수도 있다"면서 "한국의 무역 흑자에 대한 공개적인 비판은 국내로 돌아간 뒤 문 대통령을 곤혹스럽게 만들 수 있는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미국 일간지 시카고 트리뷴은 "첫번째 회담에 앞서 한국의 기업들이 향후 5년간 128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지만, 이것이 트럼프를 달래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조지 W. 부시 정부와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통상 관료로 일했던 웬디 커틀러 전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는 LA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무역 협정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대통령이 혼자 앞서가는 것 같다"면서 "일방적인 발표인 것같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MSNBC 방송 프로듀서인 스티브 베넨은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이해한다고 생각하는 협정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다"면서 "한미 FTA는 사실 오바마 대통령의 작품이 아니라 조지 W. 부시가 2007년에 서명한 것으로 대부분의 공화당 의원들이 지지했던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런 브릴리언트(Myron Brilliant) 미 상의 수석부회장은 지난 주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실린 칼럼을 통해 비록 한미 FTA를 통한 미국의 수출이 기대보다는 늘지 않았지만, 협상을 폐기하는 것은 "실수"이며 "무분별한 조조치"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브린리언트 수석부회장은 "한미 FTA는 미국이 수출에 있어 유럽, 중국, 호주 등과 같이 한국과 자유무역을 하는 국가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반이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많은 무역협상에서 불리한 입장에 놓여있으며, 외국에 대해서 많은 적자를 보고 있다는 주장과 거친 표현들은 그가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도왔던 원동력이 됐다고 LA 타임스는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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