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빈살만 왕자 부상에 경제 개혁 기대감 높아져..사우디 증시 5%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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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22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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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위 계승 서열 1위로 올라선 모하마드 빈살만 알사우드 왕자. 살만 국왕은 21일 칙령을 통해 왕위 계승 서열 1위를 조카인 모하마드 빈나예프 왕자에서 친아들인 모하마드 빈살만 왕자로 전격 교체했다. [사진=AP연합]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위 계승 서열 1위로 탈석유 경제 개혁을 이끄는 모하마드 빈살만 알사우드(31) 왕자가 책봉되면서 사우디의 경제 개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CNN과 파이낸셜타임즈(FT) 등 주요 외신들은 세계에서 가장 경직된 사회 중 하나로 꼽히는 사우디에에서 변화를 주도하던 빈살만 왕자의 권력이 대폭 강화됨에 따라 그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경제 개혁에도 더 큰 힘이 실린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기대감에 힘입어 21일 사우디 증시는 국제유가 급락에도 불구하고 5.5% 뛰어올랐다.

중동 최대 경제국 사우디는 최근 국제유가 약세로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사우디는 세계 원유 매장량의 22%를 차지하는 최대 원유 자원국으로서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이끌며 공급을 조절해 유가를 주물러왔다. 그렇지만 미국 셰일유가 급부상하면서 사우디의 유가 조절 능력에 의구심이 제기됐다. 작년 11월에는 OPEC 감산을 통해 유가 부양을 꾀했지만 효과는 미진하다는 지적이다. 사우디 정부의 재정은 악화됐고 정부는 국민에 지급하던 보조금을 삭감해야 했다. 인구 증가 속에서 사우디의 실업률은 12%를 넘었다. 특히 젊은층 실업이 심각해 작년 기준으로 20~29세 젊은 층 실업률은 28%를 웃돌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집계했다. 

위기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사우디는 원유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경제 구조를 변화시키는 개혁 정책인 ‘비전 2030’을 추진했다. 이것을 이끈 주인공이 바로 모하마드 빈살만 왕자였다.  

​모하마드 빈살만 왕자는 사우디의 원유 의존을 ‘중독’이라고 표현하면서 경제 다변화를 강조했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국영그룹 민영화의 일환으로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상장을 통해 지분 5%를 민간에 매각한다는 계획이다. 아람코의 기업 가치는 약 1조4000억~2조 달러 수준으로 전망된다. 지분을 5% 매각할 경우 사우디 정부는 700억~1000억 달러를 조달하게 되는데 모하마드 빈살만 왕자는 이렇게 얻은 자금을 다른 경제 부문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그는 2020년까지 720억 달러를 들여 민간 부문에 120만 개 일자리를 창출해 실업률을 7%까지 내리고 고용에서 여성의 비중을 30%까지 늘리기로 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러시아, 아시아, 유럽을 방문하면서 경제 협력을 강조했고 글로벌 IT 기술 투자를 위해 930억 달러 규모의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에 투자를 약속했다. 그는 왕위 계승서열 2위였지만 국방과 에너지 산업을 관장하는 한편 왕실 직속 경제·개발위원회에서 경제·사회 정책을 결정하며 '실세'로 통했다.

전문가들은 사우디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톰 로저스 애널리스트는 “사우디 왕위 계승자가 교체되면서 경제 개혁의 지속성과 신뢰도가 향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고 CNN은 전했다. 

한편 모하마드 빈살만 왕자의 부상이 국제유가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CNBC 등 해외 경제 매체들은 사우디의 원유 정책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유가 하락이 가속되어 내년 아람코 상장 시 기업가치를 위협할 수준이 될 경우 추가 감산 등의 옵션을 고려할 수 있겠지만 단기적으로는 현행 정책에 변화를 줄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다만 모하마드 빈살만 왕자는 외교정책에서는 공격적이고 단호한 만큼 패권 경쟁에 따른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이 국제유가에 미칠 파장을 주목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이미 그는 이란과의 반목을 부추기고 카타르의 고립을 유도한 실세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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