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나집 총리, 비자금 파문···디카프리오·미란다 커 등 연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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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20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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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이정주 기자 = 국부 펀드를 이용해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는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나집 총리의 의붓아들인 리자 아지즈와 그의 친구인 금융인 조 로우가 횡령을 주도해 헐리우드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호주 출신 모델 미란다 커 등에게 고가의 그림과 보석 등을 전달한 정황이 밝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나집 총리의 비자금에 연루된 헐리우드 배우 디카프리오[사진=연합뉴스]
 

◆나집 라작 총리, 현재까지 드러난 비자금만 5조원에 달해

20일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 저널 등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나집 총리가 횡령해 조성한 비자금에 대한 추가 압류 절차에 착수했다.

현재까지 드러난 액수만 45억달러, 한화로 약 5조원에 이르는 거대 스캔들의 주인공은 나집 총리의 의붓아들인 리자 아지즈와 아들의 친구인 금융업자 조 로우로 좁혀지고 있다.

나집 총리는 말레이시아 국부펀드 1MDB(1Malaysia Development Berhad)를 통해 자금을 조성해 일부를 횡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업자 조 로우는 횡령한 돈을 이용해 과거 연인 사이였던 호주 출신 톱 모델인 미란다 커에게 11.72캐럿짜리 다이아몬드 등 약 800만달러(90여억원) 상당의 보석을 건넨 것으로 밝혀졌다. 또 헐리우드 배우 디카프리오에게도 빈센트 반 고흐, 파블로 피카소의 그림 등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미국 법무부는 말레이시아 국영투자기업 1MDB에서 빼돌린 나랏돈으로 조성된 미국 내 자산에 대한 추가 압류 소송을 로스앤젤레스 연방법원에 제기한 바 있다.

압류 대상으로 지목된 자산은 헬리콥터 이착륙장과 영화관, 헬스장 등 시설을 갖추고 26명의 승객, 33명의 승무원 탑승이 가능한 1억6500만달러 규모의 호화 요트와 지난 1994년 개봉한 미국 영화 '덤앤 더머 2'의 판권 등이다.

이번에 밝혀진 횡령액은 지난해 7월 미 법무부가 처음으로 자산에 대한 압류 절차를 개시했을 때보다 10억달러 이상 증가해 추가로 밝혀질 금액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나집 총리 측은 미 법무부의 이같은 조치에 대해 반발하며 “미 법무부가 불필요하고 쓸데없이 특정 사안과 개인을 언급한데 우려한다"며 "이는 자산 압류 이상의 목적이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성명서를 통해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비자금 논란의 주인공 나집 총리···엘리트 정치가 출신

나집 총리는 유서 깊은 정치가문의 출신으로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정치인이다. 혈연과 지연으로 지위를 세습하고 막대한 비자금의 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부분에서는 불안정한 동남아 정치의 악습을 그대로 반복한 셈이다.

나집 총리는 제2대 말레이시아 총리인 압둘 라작 후세인의 장남인 동시에 제3대 총리 후세인 온의 조카다. 스물두살의 나이로 지난 1976년 파항의 퍼칸 지역구에 출마해 정계에 입문 후, 7번 연속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2004년 부총리 역임 후 2008년부터 차기 총리를 준비해 2009년 제5대 말레이시아 총리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그 또한 국가 예산을 횡령해 만든 비자금을 해외로 유출하는 후진 정치의 악습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나집 총리는 지난 2009년 국내외 자본을 끌어들여 경제개발 명목으로 조성한 국영펀드 1MDB 자금 수십억달러 횡령 혐의로 미국과 싱가포르 등의 조사를 받고 있다.

압류 품목에 포함된 피카소의 그림 [사진=블룸버그 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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