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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초대석] 문상호 펠틱스 "사라진 캐주얼 패션의 역사를 다시 쓸 것"

입력 : 2017-06-16 18:47수정 : 2017-06-16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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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영우아이앤씨 본사에서 문상호 펠틱스(영우아이앤씨) 대표가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아주경제 김온유 기자 = 문상호 펠틱스(영우아이앤씨) "캐주얼은 어떤 색을 입혀도 캐주얼이며, 형식과 틀에 얽매이지 않아 다양한 스타일로 재탄생하는 분야"라며 "사라진 캐주얼 패션의 역사를 다시 쓰겠다"고 자신했다.

캐주얼의 역사는 경기 침체가 잠식했다. 경기 상황이 양극화되며 패션 시장도 두 갈래로 나뉜 탓이다. 고객들은 가성비를 중시하는 층과 아예 고가 제품을 향유하는 층으로 갈라졌다.

이 사잇길에서 캐주얼 브랜드는 잠시 정체성을 숨겨야 했다. 보통 캐주얼 브랜드는 가성비만 추구하기엔 품질이 좋은 편이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고가를 책정하기엔 이미지가 대중적이다.

하지만 문 대표는 오히려 이렇게 양극화된 패션 시장이 캐주얼 브랜드가 본격적으로 성장할 기회라고 판단했다. 지난 2월 펠틱스를 매입, 본격적인 캐주얼 시장에 뛰어들었다.

문 대표는 "캐주얼은 어렵고 힘들다고 보는 이 시점이 캐주얼이 가장 성장할 기회"라면서 "더 이상의 유혈 경쟁은 없이 다양한 패션 스타일을 접목한 캐주얼이면서도 캐주얼 고유의 시장을 형성하기 좋은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캐주얼에 모던한 스타일을 입힐 수도, 소위 말하는 고급 패션 브랜드와 협업할 수도 있고, 최근 유행하는 애슬레저와 접목해도 캐주얼 고유의 색상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 대표는 처음부터 패션을 꿈꿔왔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패션'의 기초 단계인 '의류' 자체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사실상 14살에 처음으로 의류에 관심을 가지면서 관련 분야에서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면서 "그때는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다기보다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기쁨이 컸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문 대표는 검정고시 출신이다. 애초에 의류 산업 자체가 좋아서 공부보다는 실제 산업에 뛰어들었다. 덕분에 경기도 성남 지역에서 의류 생산과 소싱 과정을 직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다.

그러나 경험만으로는 한계를 느끼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공부를 시작, 검정고시를 통해 패션의상 분야를 전공했다.

실전을 바탕으로 이론을 배우자 실력을 쌓는 일은 훨씬 수월했다. 문 대표는 대학 졸업 후 코오롱 FNC에서 여성복 쿠아(QUA) 기획을 맡았으며, 이후 네티션 닷컴에서 경영기획실과 영업 등을 담당했다.

국내 유수 브랜드 기획과 생산을 거치며 그는 생산 영업을 바탕으로 일하는 법을 보다 수월하게 터득했다.

문 대표는 "감명 깊게 본 글귀 중 하나는 '행운도 내가 100% 노력하지 않으면 얻어질 수 없는 것'이라는 말이다"라면서 "과거 역량을 쌓아온 뒤 바로 지금 펠틱스라는 브랜드를 운영하게 된 자체가 나에게 행운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웨스트우드라는 아웃도어를 담당한 적도 있지만, 주로 여성복 위주로 커리어를 쌓아왔다. 

그는 "당시에는 여성복이 패션 시장의 핵심을 차지한 시대"라면서 "여성복의 포화 시대 속에서 차별화를 추구하다 보니 원단 하나, 패턴 하나가 의류 제작에서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 빠르게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스포츠로 따지면 한 종목에서 경기하듯 일해왔기에, 그는 세부적인 요소가 시합의 승패를 가른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문 대표는 "외환위기가 찾아오기 직전 이지 캐주얼을 포함한 패션 시장은 전성기를 맞았다"며 "이후 경기가 침체됐는데도 아웃도어는 아웃도어대로 팽창하고, 스포츠 브랜드는 스포츠 브랜드대로 양산을 하면서 오히려 각 패션 분야는 축소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외환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패션 시장의 대응이 다소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차별화를 추구하기보다, 현재 상태에서 파이만 키우려고 했던 시도가 오히려 패인이 됐다는 것.

실제 패션 시장이 가장 활기를 띠던 경제 호황 시기에는 대표적으로 아웃도어의 인기가 가장 뜨거웠다. 그때는 아웃도어 고유 브랜드가 추가적인 브랜드를 냈고, 기존 패션 대기업마저 아웃도어 브랜드를 론칭하거나 라이선스를 따오기 바빴다.

사실상 그때부터 패션 시장은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전체적인 경기 상황이 암울해진 이유도 있었으나, 그 상황에서 차별화된 브랜딩 없이 똑같은 제품만을 쏟아내며 공급 과잉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문 대표는 "이러한 패션 시장의 대응책은 캐주얼 시장에서도 이어졌다"면서 "다수 캐주얼 브랜드가 차별화를 추구하기보다 당시 패션 트렌드를 놓치지 않으려 지나치게 다양화되면서 오히려 본연의 색을 잃고 말았다"고 분석했다.

이어 "각 브랜드만의 정체성이 있어야, 현재로서는 우리나라만의 캐주얼 정체성이 있어야 발전 가능성과 해외 진출의 가능성이 있다"고 말을 이어갔다.

펠틱스가 자신하는 정체성은 '색상'이다. 말 그대로 제품의 색상이면서도, 브랜드가 가지는 고유의 '색깔'을 뜻한다.

펠틱스는 개성있는 라이프 스타일을 지향함과 동시에 다양한 서브컬처를 기반으로 젊고 동적인 브랜드를 추구한다. 동시에 트렌디하고 감각적인 스타일의 디자인과 창조적인 디테일, 활동적인 스트리트룩을 선보이고자 하는 브랜드다.

여기에 문 대표의 색깔이 입혀지면서, 펠틱스는 기존 '스트리트 브랜드'에 개성을 더했다. 대부분 스트리트 브랜드가 유니섹스적인 코드만 추구했다면, 펠틱스는 이번 가을·겨울 컬렉션을 기점으로 성별에 따른 스타일, 가격대 등을 다양화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제품군을 소비자 취향과 고객층에 맞게 넓혀 캐주얼의 폭 자체를 넓히기도 했다.

물론 이러한 시도가 과감한 발걸음이라고 문상호 대표는 짐작하고 있다. 그러나 그만큼 준비했고, 자신감도 갖췄다.

문 대표는 "현재는 온라인, SNS라는 매개체를 통해 소규모 패션 브랜드라 할지라도 순식간에 성장할 기회를 갖게 됐다"면서 "펠틱스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개성에 기획한 브랜딩을 더해 더 나은 펠틱스로 개선해 소비자들을 사로잡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25개 매장을 운영 중이지만 내년에 35개로 확대하고, 유통망 역시 50개로 넓혀 매출을 2배 이상 높인 30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라면서 "브랜드를 당장 공격적으로 키우기보다 시장에 안착시키고 나아가 캐주얼 브랜드의 파워를 입증하겠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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