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상반기 l 방송] "김사부·피고인·도봉순 웃고, 사임당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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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1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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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장윤정 기자 = 2017년 상반기 드라마는 기대작이 예상외의 성적표를 받아든 반면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대박이 터졌다. 

SBS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가 사전 제작과 이영애의 복귀작이라는 큰 기대에도 불구하고 저조한 시청률속에 조용히 막을 내렸고 전지현이 출연한 '푸른바다의 전설' 역시 시청률은 괜찮았지만 전작 '별에서 온 그대'의 연장선상 수준에 그친다는 혹평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SBS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피고인'과 '귓속말'이 연타 흥행 성공을 거뒀고 KBS2 드라마 ‘김과장’ 역시 큰 기대없이 시작됐지만 입소문을 타고 회를 거듭할 수록 시청률이 반등했다. 역시 드라마는 탄탄한 줄거리 속에 재미가 있어야한다는 기본을 일깨웠다. 
 

[사진= 낭만닥터 김사부, 피고인 ]


◆ SBS 김사부·피고인·귓속말 3연타 성공
올해 상반기 SBS 월화극은 '낭만닥터 김사부'(이하 '낭만닥터')로 시작했다. '낭만닥터'는 괴짜 천재 의사 부용주(한석규)와 제자 강동주(유연석), 윤서정(서현진)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로, 의학 드라마 특유의 휴머니즘과 이를 바탕으로 한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낭만'이란 가치를 감동적으로 그렸다. 이에 힘입어 '낭만닥터'는 첫 방송 이후 줄곧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고, 27%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그 뒤를 이은 '피고인'은 법정 추리물로 새로운 장르물의 서막을 열었다. '피고인'은 억울한 딸과 아내를 죽인 누명을 쓰고 사형수가 된 검사 박정우(지성)가 희대의 악인 차민호(엄기준)에 맞서 잃어버린 4개월의 시간을 기억하고 진실을 추적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지성과 엄기준 등 안정적인 연기력을 가진 배우들은 매회 새로운 사건으로 대립하며 연기 대결을 펼쳐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피고인'은 '낭만닥터'에 이어 월화극 1위를 유지했다. 심지어 28%를 돌파한 자체 최고 시청률로 종영했다.

이어 방송된 '귓속말'은 '피고인'에 이어 다시 한 번 법정 추리물로 흥행에 성공했다. 드라마는 법률회사 태백을 배경으로 적에서 동지로, 그리고 결국 연인으로 발전하는 신영주(이보영)와 이동준(이상윤)이 인생과 목숨을 건 사랑을 통해 법비를 통쾌하게 응징하는 이야기를 다뤘다. 이에 타락한 법조계 엘리트를 비롯해 그들과 엮인 정재계에 대한 비판 의식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KBS2 드라마 ‘김과장’은 7.8%의 저조한 시청률로 시작했지만 입소문을 타면서 시청률이 상승하기 시작했고 18.4%까지 상승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 압도적인 월화극 1위로 화려하게 종영했다. 잘 짜인 스토리 전개와 더불어 갑질논란, 기업권력 비리 등을 시국을 반영한 소재들이 '김과장' 흥행에 단단히 한 몫했다. 더불어 주연으로 나선 배우 남궁민뿐만 아니라 남상미 이준호 김원해 등 출연 배우들의 호연이 '김과장'의 주요 흥행 요인으로 작용했다.
 

[사진= 사임당, 완벽한 아내 ]


◆기대작의 몰락 '이영애·고소영' 울었다  
SBS '푸른 바다의 전설'(이하 '푸른 바다')은 인어 심청(전지현)과 허준재(이민호)의 전생과 현생을 넘나드는 애틋한 사랑을 그린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로, 두 한류 스타의 출연에 힘입어 시청률 21%를 기록하며 종영했다. 그러나 종영 직후 인어를 소재로 한 다른 작품과 표절 시비에 휘말리며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또 진부한 설정과 전개에 전지현이 전작 '별에서 온 그대'를 뛰어넘는 새로운 변신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도 함께 받으며 희비가 갈렸다. 

'푸른 바다'에 이어 방송된 '사임당, 빛의 일기'(이하 '사임당')는 배우 이영애가 '대장금' 이후 10여 년 만에 선택한 드라마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에 이영애가 주인공 사임당과 현대의 서지윤 역을 맡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사임당의 일대기를 재조명하는 판타지 퓨전 사극을 보여줬다. 여기에 배우 송승헌이 남자 주인공 이겸 역으로 가세했다. 더불어 100% 사전 제작인 데다가 아시아 6개국 판권이 선판매되고, 중국 동시 방송 등의 요소로 일찌감치 주목 받았다.

이영애와 송승헌의 조합에 화제성까지, 도저히 실패할리 없는 조합이었지만 뚜껑을 열어본 사임당의 결과물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여기에 '사임당'은 한반도 사드 배치라는 방송 외적인 요소에 발목을 잡혀 한중 동시 방송이 좌절돼 중국에서의 성공도 거두지 못했다. 더욱이 '푸른 바다'에 이어 연달아 편성된 판타지 사극이라는 점이 시청자를 지치게 했고, 개연성 없는 전개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잡아두지 못했다. 이에 제작진이 극적인 긴장감을 높이고자 사후 편집을 거듭한 결과 당초 예정된 30부작보다 2회 이른 28부작으로 종영했다. 시청률도 8%의 한 자릿수로 기대에 비해 너무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KBS2 '화랑'도 박서준, 고아라, 박형식 등의 화려한 라인업과 100% 사전 제작이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지만 평균 한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창대한 시작과는 다르게 초라하게 종영했다. 방송 전 화제성에 비하면 아쉬움이 큰 결과다. 

SBS에서는 이영애의 복귀를 기대했다면 KBS에서는 고소영의 복귀를 기다렸다. 

'완벽한 아내'는 배우 고소영이 결혼 및 출산 이후 약 13년 만의 복귀작이라는 점에서 일찌감치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여기에 배우 조여정 윤상현 성준 등 연기파 배우 라인업은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KBS2 월화드라마의 구원 투수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은 '완벽한 아내'도 처참하게 무너졌다. 주연 배우들의 호연에도 불구하고 개연성 없는 이야기 전개와 자극적이기만 한 소재가 시청자들의 외면으로 이어졌다. 이에 '완벽한 아내'의 시청률은 두 자릿수는커녕 7%를 넘지 못하고 종영을 맞이했다.
 

[사진= 도봉순, 맨투맨]


◆케이블의 선전 '도봉순, 맨투맨' 의외의 성공 
2017년 상반기 가장 의외의 성공은 JTBC '힘쎈여자 도봉순'이다. 도봉순은 지난 2월 24일 방송된 1회부터 4%에 육박하는 3.82%(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라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지난해 JTBC 드라마가 2~3% 초반 시청률에 머물었던 기록을 깨버린 것은 물론, 4회 만에 1회의 두 배가 넘는 8%대 시청률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또 8회는 지난 2013년 방송된 드라마 ‘무자식 상팔자’가 기록한 JTBC 역대 드라마 중 최고 시청률인 9.23%를 넘어선 9.60%(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특히 수도권 기준으로는 10%를 돌파하며 두 자릿수 시청률을 나타내 더욱 눈길을 끈다.

화제성 역시 기록적이었다. 온라인 TV화제성 조사회사 굿데이터 코퍼레이션에 따르면 ‘힘쎈여자 도봉순’은 3월 드라마 부문 화제성 순위에서 2주 연속 2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 그다음 주인 3월 3주 차 드라마 부문에서는 1위로 올라섰다. TV 출연자 드라마 부문 화제성 순위에서도 주연 배우 박보영, 박형식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또한 매회 방송 때마다 실시간 검색어에 등장했으며, 높은 동영상 조회 수와 포털, 커뮤니티 댓글 수 등으로 온라인 화제성에서도 압도적으로 높은 파이를 차지했다.

뒤이어 방영한 '맨투맨' 역시 인기를 이어갔다. 박해진, 김민정 주연의 JTBC 드라마 ‘맨투맨’(극본 김원석 연출 이창민)은 주연, 조연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는 물론 소재와 볼거리, 작품성까지 인정받으며 성공을 거뒀다. 맨투맨은 비록 대선 이슈에 밀려 초반 4.055%(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에서 시청률 3%대를 맴돌며 종영했으나 시청률 이상으로 인정받은 드라마다. 

해외의 반응도 뜨거웠다. 맨투맨은 전세계 190여 개 국가에 글로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 넷플릭스에 약 66억 원의 가격으로 해외 판권을 판매했다. 이는 국내 최초이자 해외에 판권을 판매한 한국 드라마 중에서도 회당 기준 가장 높은 금액이다. 이를 통해 '맨투맨'은 방송 시작과 맞물려 전세계인들에게 선을 보였고,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홍콩 인도네시아 태국 등 아시아권 언론의 주목을 끌었을 뿐 아니라 사드 여파로 교류가 막히다시피 한 중국에서도 관심을 보였다. '맨투맨'과 박해진의 이름은 중국 웨이보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랭크됐고, 드라마가 정식 서비스되지 않았음에도 관련 기사들이 연일 중국 온라인 연예사이트 메인을 장식했다
 

[사진= 보이스, 터널]


◆드라마는 역시 탄탄한 스토리가 기본···"재밌어야본다"
OCN 역시 2017년 상반기 좋은 성적을 거뒀다. 

OCN은 첫 번째 주말드라마 ‘보이스’(극본 마진원·연출 김홍선)에 이어 ‘터널’(극본 이은미·연출 신용휘)까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흥행성까지 인정받는 쾌거를 이뤘다. 두작품은 모두 웰메이드 장르물 명가라는 수식어답게 탄탄한 스토리와 배우들의 열연이 빛났다. 

OCN은 그동안 ‘38사기동대’ ‘나쁜 녀석들’ 등 다양한 소재의 범죄·수사 장르물을 지속적으로 선보여왔던 상황. 여기에 보이스 프로파일러를 중심으로 112신고센터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기록한 ‘보이스’, 1987년 형사가 현재로 타임슬립해 30여 년간 이어진 연쇄살인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의 ‘터널’ 등 각각의 다른 색깔의 범죄·수사물이 탄생해 OCN의 아이덴티티를 더욱 공고하게 만들었다는 평이다. 이로 인해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장르물의 명가라는 뚜렷한 인식이 보다 확실해졌다.

반면 tvN은 지난 상반기 부진을 면치못했다. 지난해 시청률 20%(닐슨코리아 유료가구기준)가 넘는 신드롬적 인기를 끌었던 ‘도깨비’의 후광을 받고 이어진 ‘내일 그대와’(극본 허성혜·연출 유제원), ‘시카고 타자기’(극본 진수완·연출 김철규) 두 편 모두 타임슬립 소재를 사용한 드라마로 방송 전부터 식상하다는 반응을 자아내며 우려의 시선을 받았다.

먼저 배우 신민아 이제훈의 알콩달콩 하면서도 가슴 아픈 사랑을 그려낸 ‘내일 그대와’는 남자 주인공 유소준(이제훈)이 시간여행자라는 설정 아래 미래와 현재를 오가는 모습을 담았다. 자신의 운명의 상대인 송마린(신민아)과 함께 맞을 죽음을 피하기 위해 시간을 넘나들며 고군분투 펼치는 유소준의 활약이 돋보였지만 복잡한 스토리와 답답한 내용 전개로 아쉬움을 자아냈다.

전생과 현생을 오가며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풀어가는 ‘시카고 타자기’는 1930년대 경성 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80여 년간 이어져온 주인공들의 숨겨진 비밀을 담았다. 스타 작가 한세주(유아인)와 그의 뒤에 숨은 유령작가 유진오(고경표), 작가 덕후팬 전설(임수정) 그리고 의문의 타자기까지 얽히고설킨 이들 관계가 흥미롭게 그려졌지만 전·현생을 초월하는 스토리 전개가 설득력을 얻지 못하면서 1%대 시청률이라는 굴욕적인 성적표를 받고 말았다.

또 tvN의 월화드라마 '내성적인 보스',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도 1%의 시청률 속에 조용히 막을 내렸다. 

관련전문가들은 "사극이든 현대극이든 설득과 이해가 되는 극 전개에 시청자들은 몰입한다"며 "시청자들의 수준은 상향됐고 질적 높은 수준의 작품들이 인기를 모은다. 몸 값만 높은 발연기 배우가 아닌 연기파 1명의 힘이 얼마나 큰지, 그리고 좋은 대본, 탄탄한 줄거리의 힘이 얼마나 큰지 다시한번 상기해야한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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