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또 독일 맹공 "엄청난 무역적자…앞으로 바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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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31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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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숙' 메르켈 '反트럼프' 노선 걷자 트위터로 공격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세계 최강국 미국과 유럽의 맹주인 독일의 관계가 갈수록 험악해지고 있다.

양국 정상이 직접 전면에 나서 감정싸움을 벌이면서 오랜 우방 관계에도 틈새가 벌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트위터 계정에서 "우리는 독일에 대해 엄청난 무역적자를 보고 있고, 게다가 독일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국방비 측면에서 마땅히 내야 할 것보다 훨씬 적게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것은 미국에 매우 나쁜 것이며, 앞으로 바뀔 것이다"고 주장했다.

지난주 유럽 방문에서 독일을 비판한 데 이어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지 이틀 만에 재차 포문을 연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장-클로드 유럽연방(EU) 집행위원장,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만난 자리에서 독일의 무역흑자를 언급하며 "독일인들은 아주 못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들이 미국에서 판매하는 수백만 대의 자동차를 보라"며 "끔찍하고, 우리는 이것을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단지 무역적자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은 것이지, 양국의 오랜 동맹관계 자체에까지 불편한 것은 아니라고 서둘러 진화했다.

그러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우선주의'에 맞서 독자적인 국제 질서를 구축하려는 뜻을 강하게 내비쳤다.

메르켈 총리는 28일 뮌헨에서 열린 총선 유세에서 "지난 며칠간 경험에 비춰볼 때 우리가 다른 나라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시대는 끝났다"며 "유럽인의 운명은 우리 손으로 개척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메르켈 총리의 발언이 미국과 유럽 관계가 새 시대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인 메르켈 총리는 지난 25일 하루 동안 오전에는 베를린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을, 오후에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각각 만난 바 있다.

오바마케어, 파리기후협정 등 오바마 전 대통령의 업적을 속속 뒤집는 '오바마 지우기'에 박차를 가하는 트럼프 대통령과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이미 '앙숙'이 된 두 정상은 지난 3월 메르켈 총리가 미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악수를 거부하는 모습을 보여 논란이 되기도 했다.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메르켈 총리가 세계 무대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는 가장 유명한 지도자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k0279@yna.co.kr

(끝)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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