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들어가는 논밭…지자체 가뭄 대응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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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28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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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뭄이 계속되며 경기도 일부 저수지의 저수율이 뚝 떨어져 모내기철을 맞은 농민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최근 저수율이 50% 이하로 떨어진 경기도 안성시 금광저수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공동취재팀 = 올해 적은 강수량으로 가뭄 피해가 가시화되면서 농작물 피해 우려로 관계 당국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28일 전국 지방자치단체 및 기상청 등에 따르면 올해 1∼5월 강수량은 158㎜로 평년 282㎜의 56% 수준에 그쳤다. 6∼8월의 강수량도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현재와 같은 관측 시스템을 갖춘 1973년 이후 둘째로 심각한 가뭄이다. 

농업용 저수지의 전국 평균저수율도 64%로 평년(76%)에 미치지 못한다. 

충남 천수만 A지구 간척지의 농업 용수원인 간월호는 저수율이 44%로 평년 저수율 82%의 54% 수준에 그쳤다. 전남지역도 강수량이 평년 대비 45% 수준에 그치면서 섬 지역 천수답 등 4000여ha의 조생종 벼와 밭작물이 생육 부진을 겪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저수율이 30%도 되지 않는 저수지는 안성시 금광저수지(17% 수준) 등 모두 21곳에 달한다. 

바닥을 드러낸 채 쩍쩍 갈라지는 곳도 있다. 충남 서산지역은 올 들어 내린 강수량이 100㎜ 안팎으로 최근 5년간 1∼5월 평균 강수량(180㎜)의 55% 수준에 그치면서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다. 

특히 6월 시작되는 장마철 기간에도 비가 내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농민의 시름도 깊어진다. 계속된 가뭄에 모내기도 빨라진다. 현재 전국 모내기 진행률은 51% 수준으로 평년 42%에 비해 빠르게 진행된다.

강원도의 경우 93% 논에서 모내기를 끝냈다. 고온현상과 가뭄이 지속되면서 영농시기도 앞당겨 진 것이다. 벼의 뿌리내림, 생육과정 등 영농차질이나 농작물 피해 최소화를 위해서는 6월 말까지는 원할한 물 공급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모내기 등 본격적인 영농기에 접어들었는데도 저수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고 저수율이 30% 미만인 곳도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 강수량이 적을 경우 일부 지역에서는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가뭄이 해소될 때까지 실시간 가뭄 상황 관리와 대책 추진을 위해 '가뭄 대책 상황실'을 운영하는 한편 가뭄 위기경보를 '주의' 단계로 격상했다. 각 지자체도 영농 급수 대책비를 확보하는 한편 '농업용수 대책 상황실'을 운영하며 농가 피해신고 접수와 물 부족 농가에 비상 급수를 하고 있다. 

경기도는 올해 가뭄대책 사업비로 237억원을 편성한 데 이어 40억원을 이번 1차 추경예산에 추가로 반영했다. 안성·화성 등 19개 시·군 165개 용·배수로 33.5㎞ 구간을 보수·보강해 물 손실을 최소화할 예정이다. 보와 관정, 양수장 등 용수개발도 추진한다. 

강원도는 올해 초부터 추진한 긴급 가뭄대책사업으로 현재까지 저수지 8곳을 준설했으며, 저수지 3곳을 추가 준설키로 했다. 정선 방제리와 태백 귀네미 등 고랭지 채소 주산단지 2개 지구에도 관정 개발까지 끝마친 상태다. 

충남도는 용수개발 사업을 추가로 추진하고 급수체계 전환, 자체 비상관정 활용 준비 등 단기적인 대책을 마련했다. 태안군은 예비비 17억원을 긴급 투입해 관정 47곳을 개발하고 간이양수장과 보 설치, 농업용수 개발에 나섰다. 

전남도는 가뭄에 따른 농작물 피해 방지를 위해 예비비 15억원을 긴급 투입, 섬 지역을 중심으로 가뭄 피해 확산 방지에 나섰다. 단계별로 지역 실정에 맞는 급수지원 대책을 마련해 추진하고, 정부에는 봄 가뭄 해소를 위해 국비 100억원을 긴급 지원해줄 것을 건의했다. 

경북도는 현재 영천 용계지구 500ha 등 15지구 5848ha에 다목적 농촌용수개발사업을 추진 중이다. 총 사업비 5177억원 중 지난해까지 3073억원을 투입했다. 올해도 580억원을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 

한국농어촌공사도 배수로 저류, 하상 굴착, 퇴수 재활용 등으로 농업용수 확보에 나선다. 배수로 저류는 논에서 배수로로 빠져나가는 물을 막은 뒤 펌프로 다시 퍼올려 농업용수로 활용하는 방법이다. 하상 굴착은 하천 내에 웅덩이를 파 물이 고이게 한 뒤 용수로 활용하는 방법이다. 

각 지자체장 등도 발벗고 나섰다. 경기도 광주시 박덕순 부시장은 지난 26일 관내 가뭄피해 우려 지역을 긴급 방문했다. 박 부시장은 "읍·면·동이 자체 보유한 한해대책 장비를 최대한 동원하고 유관기관 간 긴밀한 협조를 통해 가뭄이 해갈될 때까지 비상태세를 유지, 농작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대비에 만전을 기할 것"을 지시했다. 

앞서 안희정 충남지사도 한국농어촌공사 천수만사업단과 서산 천수만A지구 간척지를 잇따라 찾아 대책을 모색했다. 안 지사는 "물 관리 문제에 대해 조사를 실시하고, 예비 못자리를 비롯해 도와 시·군 차원의 적극적인 대책을 세울 수 있도록 하겠다"며 "농업인들이 요청한 재해지역 지정에 대해서는 중앙정부에 적극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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