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대표단 제네바까지 갔지만...끝내 열리지 않은 'WHA'의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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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2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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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보건총회(WHA) 개최 하루 전, 대만 "결국 초청장 못 받았다"

  • 독립 성향 차이잉원 정권에 대한 중국 외교적 압박의 결과

  • 중국 외교부 "대만은 중국의 일부, '하나의 중국' 먼저 수용하라"

차이잉원 대만 총통.[사진=AP연합뉴스]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의 압박 속에서도 세계보건총회(WHA)에 참석하려던 대만의 끈질긴 노력이 결국 물거품이 됐다.

인민일보 해외판인 해외망(海外網)은 스위스 제네바까지 날아가며 제70차 WHA 참석의 희망의 끈을 놓지 못했던 대만이 결국 참석이 무산됐다는 사실을 인정했다고 22일 보도했다. 대만의 WHA 참석이 무산된 것은 2009년 옵서버 자격으로 참석한 후 8년 만에 처음이다. WHA는 22일부터 31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다.

천스중(陳時中) 대만 위생부장(보건부 장관 격)을 필두로한 대만 대표단은 19일 저녁(현지시간) 제네바에 도착해 막판 여론전에 공을 들였다. 하지만 끝내 WHA 참석의 기회는 얻지 못했다. 천 부장은 21일 "대만은 지금까지도 초청장을 받지 못했다"며 "딱 잘라 말해 총회 참석은 이미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또, "외교부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총회 참관은 가능한 상태"라며 "하지만 정식 초청이 아닌 방식으로 참여하지는 않겠다"고 못 박았다. 단, 미래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총회 내용을 알 필요는 있는 만큼 위생부 관계자가 총회를 방청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총회 참석은 무산됐지만 대만 대표단은 제네바에서 나름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대만 총회 참석의 중요성을 거듭 알리고 이번에 초청장을 발송하지 않은 것에 대한 항의서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총회 참석 무산은 지난해 대만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집권하고 '92공식'(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해석하기로 한 합의) 수용을 거부하면서 시작된 중국의 외교적 압박에 따른 것이다.

중국은 대만의 '외교적 고립'을 위해 전방위적으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인구 19만명 아프리카 소국인 상투메프린시페가 대만과 단교한지 닷새 만에 수교를 맺었다. 1949년 신중국 성립 후 대만과 외교 관계를 맺고 있는 바티칸과도 수교 협상 중이다.

이번 대만의 총회 참석 무산에 대해서도 중국은 단호한 입장을 유지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자 "WHO는 주권국가로 구성된 UN의 정부간 국제기구로 UN총회 제2758호 결의안과 WHA 25.1호 결의안에서 언급하고 있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반드시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대만은 중국의 일부분으로 국제기구 활동에 참여하려면 우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0일 취임 1주년을 맞은 차이잉원 정권의 앞날은 앞으로도 험난할 전망이다. 지난해 압도적인 득표율로 총통에 당선됐지만 양안 관계 악화에 따른 정치·외교·경제적 타격, 내부 분열 등으로 지지율도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47%에 육박했던 지지율은 최근 28%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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