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판 안아키? 미네소타에 홍역 번져…예방접종 반대 운동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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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07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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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클릭아트 ]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미국 미네소타 보건 당국이 근 30년만의 홍역 창궐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예방접종에 반대하는 운동가들의 영향을 받은 소말리아 이민가정의 부모들 탓에 애꿎은 어린이들이 병에 걸리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미네소타 주에서는 지난 4월 11일 이래로 무려 44건에 달하는 홍역 사례를 보고받았다고 NYT는 전했다. 이는 미국의 주 가운데 가장 높은 발병률이다. 

미네소타 보건부 대변인인 더그 슐츠는 지난 4일 11명의 환자가 입원했다고 밝혔다. 이것은 이 지역에서 1990년이후 최대다. 보건당국 근무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10살미만의 아이들이었고 특히 5살 미만의 어린이가 많았다고 그는 밝혔다.

미국에서 홍역은 꾸준한 예방접종으로 2000년 이후 소멸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예방접종 반대 운동이 번지면서 면역체계는 무너졌고, 최근 꾸준히 홍역 환자들이 생겨나고 있다. 

홍역에 걸린 이들 중 2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예방주사를 맞지 않았으며, 대부분은 미네소타 주 남동부에 위치한 미니애폴리스와 근교 지역 헨핀 카운티의 소말리아 이민자 가정의 아이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슐츠 대변인은  "홍역이 퍼지기 시작한 것은 홍역 예방주사인 M.M.R을 맞지 않은 가정에서부터 시작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 마을은 백인 거주 지역보다 예방주사 접종률이 높았으나 예방접종 반대주의자들의 타깃이 된 2008년부터 변화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지역 주민들이 자신들의 거주 지역이 예방접종 때문에 다른 곳보다 높은 비율로 자폐증 아이들을 가지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사 결과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예방접종 운동가들 탓에 이같은 잘못된 믿음은 쉽게 바뀌는 않고 있다. 미네소타의 소말리아 공동체 연합의 회장인 모하무드 누르(Mohamud Noor)는 "예방접종 반대 운동가들은 각 가정을 일일이 방문하면서 공공 보건기관들보다 훨씬 공격적이고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발했다. 

그는 "예방접종과 자폐증이 관련이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지역 내에는 이같은 관념이 뿌리깊게 박혀있다"면서 "(홍역과의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같은 잘못된 관념과 싸우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심각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홍역은 공기를 통해서도 전염되며 기침, 재채기 등을 통해서도 전염된다. 당장 홍역의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이도 병을 옮길 수 있어 매우 위험한 전염병 중 하나로 꼽힌다. 

이같은 홍역 유행을 보도한 워싱턴포스트(WP) 역시 가장 우려되는 것은 부모들이 오히려 홍역에 걸리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WP는 반예방접종 운동의 창시자 중 한사람인 앤드류 웨이크필드 역시 부모들과 만났다고 전하면서, 책임을 느끼느냐는 질문에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2014년 미국에서는 667건에 달하는 홍역의 사례가 보고된 적이 있다. 거의 400명에 달하는 이들이 현재 기술 문명을 거부하고 소박한 농경생활을 하는 미국의 한 종교집단인 아미쉬파가 거주하는 오하이오 주에서 발생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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