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반도체 매각 1차 입찰 29일 정오 마감 “WD 유력, SK하이닉스 복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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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3-29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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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일본 도시바가 4월 1일 분사하는 반도체 사업 부문 지분 매각을 위한 1차 입찰 제안서를 29일 정오에 마감하는 가운데 미국 업체가 새 주인이 될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찰 참여에 무게를 둔 SK하이닉스가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으나 일본 현지에서는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 분위기다.

29일 업계와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도시바는 이날 정오 메모리 반도체 사업 1차 입찰 제안서를 마감한다. 이번 입찰에는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웨스턴 디지털(WD)과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 미국 업체와, 홍하이, TSMC, 칭화유니그룹 중국 및 대만 기업, 사모펀드(PEF) 등 10여 곳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는 미국 업체에 손을 들어줘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D램 반도체 업체인 엘피다를 마이크론에 매각한 바 있는 일본은 도시바의 해외 기업 매각에 따른 기술 유출에 강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인수전 참여 여부를 놓고 고민하던 일본 정부 산하 산업혁신기구가 불참하기로 한 가운데, 자국 기업들 가운데에서도 비용 부담으로 참여를 꺼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실탄이 넉넉한 중국·대만업체들의 참여는 배제한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으며, 동시에 SK하이닉스의 참여도 견제하는 움직임이다. 한국의 경우 자국 반도체 산업을 몰락시킨 주범이라는 점에서, 중국은 미래 반도체 사업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이에 도시바와 사업 제휴를 이어온 웨스턴디지털이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도시바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고바야시 요시미츠 경제 동우회 간사는 28일 기자 간담회를 통해 “일본 반도체가 한국의 삼성전자에 패배했으나 (도시바의 플래시 메모리는) 기술적으로는 삼성을 뛰어넘는 기술"이라고 평가하고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성장전략이 논의되는 가운데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은) 규모의 차원이 다르다 핵심기술의 해외 유출은 안된다“고 주장했다.

고바야시 간사는 자국 기업 인수가 어려울 경우 “미국 회사와 지금까지 협력하고 있으니 그 수준에서 (기술유출을) 차단해 나가야한다”면서 웨스턴디지털 매각을 시사했다. 또한 “정보기술(IT)를 활용한 제조업 경쟁력 혁신을 주제로 한 제4차 산업 혁명에게 도시바의 기술은 중요하다”며 중국·대만 업체 매각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일본의 재무적 투자자(FI)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무적 부담을 해소하는 동시에 반도체 기술 유출을 우려하는 일본 정부의 우려를 불식할 수 있는 우회 방안으로 풀이된다. 도시바와 낸드플래시 부문에서 협력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점도 부각시켜 기술 유출에 대한 현지 위기감을 불식시킨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의 이번 도시바 인수 검토 작업은 박정호 SK㈜ 대표이사·SK텔레콤 사장이 이끄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그는 최근 일본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전해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비서실장 출신으로 최 회장의 최측근을 알려진 박 사장은 M&A(인수·합병) 전문가로 불린다. 한국이동통신 인수, 하이닉스반도체 인수 등을 통해 SK그룹 신성장동력 발굴에 기여했다.

도시바는 낸드 플래시 부문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2위 업체다. D램에 비해 낸드 부문에서 열악한 SK하이닉스가 도시바의 기술력을 얻는다면 시장 지위를 높일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D램 투자는 작년보다 줄이고 낸드 투자는 늘리기로 하는 등 낸드 기반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도시바는 30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메모리 사업 분사를 정식 결의하며, 4월 1일 정식 출범한다. 우선협상 대상자는 6월께 선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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