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인종차별 발언에 골!골!골!…‘해트트릭 달성한 영웅’ 찬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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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3-13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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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트트릭을 달성한 토트넘 손흥민이 인종차별 발언을 퍼부은 밀월 팬들을 향해 손가락을 가리키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 서민교 기자 = 손흥민(25·토트넘)은 역시 ‘FA컵의 사나이’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로 옮긴 뒤 처음으로 해트트릭을 달성한 손흥민은 토트넘 구단으로부터 ‘해트트릭 달성한 영웅’이라는 찬사를 이끌어내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시켰다. 특히 상대 팬들의 인종차별적 발언을 실력으로 침묵시킨 최고의 활약이었다.

손흥민은 1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16-2017시즌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8강전 밀월과 홈경기에서 3골 1어시스트로 팀의 6-0 대승을 이끌었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원맨쇼에 힘입어 FA컵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날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전반 41분 2-0으로 달아나는 그림 같은 왼발 중거리 슛으로 첫 골을 터뜨린 뒤 후반 9분에는 3-0으로 도망가는 논스톱 오른발 발리슛으로 쐐기 골을 연달아 폭발시켰다. 이어 후반 34분에는 깔끔한 문전 패스로 어시스트를 보탰고, 경기 종료 직전 세 번째 골 역시 논스톱 왼발 발리 슈팅으로 넣어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손흥민은 유럽 무대에서만 개인 통산 세 번째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독일 레버쿠젠 소속이던 2013년 11월에도 함부르크를 상대로 3골 1어시스트로 팀의 5-3 승리를 이끌었고, 2015년 2월 볼프스부르크와 경기에서도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이후 2년 1개월 만에 유럽 무대에서 다시 만들어낸 세 번째 해트트릭이었다. 특히 2015년 8월 독일에서 영국으로 무대를 옮긴 손흥민은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해트트릭을 달성해 독일과 영국 무대에서 모두 대기록을 작성했다.

이로써 손흥민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7골, FA컵 6골,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1골 등 총 14골을 기록하며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한 시즌 최다 골 신기록 행진도 이어갔다. 역대 최초로 15골을 넘어 20골까지 바라볼 수 있는 상승세다.

손흥민은 이날 3골을 몰아넣으며 FA컵 득점왕에 도전할 수 있는 발판도 만들었다. 손흥민은 지난 1월8일 애스턴빌라와 FA컵에서 첫 골을 넣은 뒤 1월28일 위컴비와 경기에서 2골을 터뜨렸고, 이날 3골을 추가해 올 시즌 FA컵에서만 6골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단숨에 올 시즌 FA컵 득점 공동 선두에 올랐다. 손흥민 외에 올 시즌 FA컵에서 6골을 넣은 선수는 애덤 모건이 유일하다. 하지만 모건의 소속팀 커존 애시턴은 이미 탈락했다.

영국 현지 반응도 뜨거웠다. 손흥민은 영국 통계전문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으로부터 평점 10.00으로 만점을 받았다. 이날 경기를 마친 손흥민은 “나의 날이었던 것 같다. 해트트릭을 기록해 기쁘다”며 “무엇보다 우리 팀이 FA컵 4강전에 진출한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기뻐했다.

경기 후 토트넘 구단 홈페이지에는 ‘해트트릭 달성한 영웅’이라는 글과 함께 손흥민이 밀월전에 사용한 공을 두 손으로 들고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이 게재됐다. 손흥민은 “이 공은 나의 집으로 갈 것”이라며 “이 공은 또 다른 해트트릭을 위한 동기 부여가 될 것”이라고 환하게 웃었다. 밀월전에 사용한 공은 이날 경기의 주인공인 손흥민에게 특별한 선물로 주어졌다.

특히 이날 손흥민은 밀월 원정 팬들의 인종차별 발언을 참고 이겨내며 해트트릭으로 대응한 시원한 골 폭풍이었다.

‘더 선’ 등 외신에 따르면 밀월 팬들은 손흥민이 공을 잡을 때 마다 ‘DVD’와 ‘3장에 5파운드에 팔아요(he's selling three for a fiver)’라는 구호를 외쳤다. 과거 아시아인들이 불법 복사 DVD를 많이 팔았다는 의미의 인종비하 발언이다. 손흥민은 첫 골을 넣은 후 밀월 팬들을 향해 왼손 검지로 지목하는 세리머니를 펼치며 침묵시켰다. 밀월 팬들은 징계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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