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은 디지털 vs 저축은행은 아날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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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3-0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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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임애신·홍성환 기자 = 금융권에 비대면 플랫폼이 확산되고 있지만 대응방식은 각각이다. 시중은행들은 디지털 금융에 역량을 집중하며 생태계 조성에 나선 반면 저축은행업권은 비대면 거래를 확대하면서도 기존의 아날로그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디지털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금융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은행권에서 디지털 금융이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최고경영자(CEO)들도 디지털에 맞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겸 국민은행장은 미국 실리콘밸리와 뉴욕을 방문하기 위해 미국 출장길에 오른 상황이다. 이는 미국 현지에서 글로벌 핀테크 현황을 알아보고 그룹 차원에서 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실제로 그는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IT기업을 방문해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 아이클릭아트 제공]

위성호 신한은행장도 지난 7일 취임식에서 디지털 경영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발겼다. 그는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고 인력도 더 확보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신한카드 사장 시절에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을 선제적으로 도입한 것처럼 은행에서도 디지털 금융 부문을 강화할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모바일 플랫폼인 위비 플랫폼 확장을 지속 추진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15년 5월 국내 최초로 모바일뱅크인 위비뱅크를 선보인 이후 메신저, 쇼핑몰 등 위비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이에 최근에는 글로벌 비대면 경쟁력 강화와 해외 플랫폼 제휴 사업 확대를 위해 인터넷·모바일뱅킹을 통합한 글로벌 위비뱅크 플랫폼 서비스도 오픈했다.

은행 관계자는 "기존 오프라인 영업 중심으로는 수익을 내고 성장해 나가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 질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디지털 금융 체계를 구축해야 치열해지는 경쟁 상황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비대면 플랫폼이 조성되면서 국내은행의 점포와 임직원수가 줄고 있다. 점포는 2013년 5570개에서 2014년 5389개, 2015년 5276개로 감소했다. 임직원수 역시 비대면 플랫폼이 본격화된 이후 줄었다. 2015년 9월 8만5472명에서 지난해 9월 8만3245명으로 줄었다.

저축은행업계 역시 비대편 플랫폼을 구축하며 트렌드를 따라가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은 'SB톡톡'을 통해 비대면거래 활성화에 나섰다. 비대면으로 저축은행 예·적금 계좌개설과 전자금융 가입이 가능한 서비스로 45개 저축은행의 176개 수신상품을 제공 중이다. 지난해 12월 출시 이후 두 달 만에 8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리기도 했다. 

다만, 은행과 다른 게 있다면 저축은행은 비대면거래 저변 확대와 동시에 오프라인 영업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저축은행 점포수는 2013년 294개, 2014년 324개, 2015년 326개, 지난해 9월 325개로 증가 추세다. 임직원수 역시 2013년 6624명, 2014년 7944명, 2015년 8451명에서 지난해 9월 8899명까지 늘었다.

저축은행은 은행과 마찬가지로 오후 4시까지 영업했지만 일부 저축은행은 영업시간을 연장하고 있다. OK·웰컴·세람·신한저축은행 등은 야간창구를 운영 중이다. 

지점이 촘촘하게 배치된 은행과 달리 저축은행은 각 사별 지점수가 많지 않아 접근성이 떨어진다. 금융당국의 방침에 따라 지점수를 늘리기도 어렵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비대면거래로 부족한 점포수를 보완하는 동시에 기존 점포를 기반으로 영업을 연장해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아울러 서민과 금융 취약계약 계층이 저축은행의 주고객이라는 특성도 오프라인 채널 강화의 한 이유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어르신들은 단순히 금융업무를 보기 위해 저축은행을 찾는 게 아니라 지점에 와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위로 받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장은 "향후 금융서비스는 무점포, 비대면거래 등 효율적인 형태로 보편화되겠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는 사람과 사람이 대면해야 하는 따뜻한 금융서비스도 필요할 것"이라며 "획일화된 금융서비스가 아닌 수요자의 요구를 민첩하게 읽고 그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사만에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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