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AI와 크리스마스의 악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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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2-25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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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AP]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가히 충격적인 풍경이다. 닭과 오리는 영문도 모른 채 끌려가 생매장 당한다. 계란 한 판은 1만원에 육박한다. 주범은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다. 연말 대목을 앞두고 가금류를 주인공으로 하는 크리스마스의 악몽이 펼쳐진 것이다.

AI 쇼크는 비단 한국만의 일은 아니다. 일본에서는 니가타현과 홋카이도현 등에서 닭과 오리 50여 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유럽에서도 프랑스, 네덜란드, 스웨덴 등에서 H5N8형 AI 감염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수천만 마리를 살처분했다.

AI의 확산 원인으로는 공장형 축산 방식, 과도한 항생제 사용의 부작용, 고밀도 사육 환경 등이 꼽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이 최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네덜란드에서는 지난달 말 농장 6곳에서 오리 19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농업 수출국인 네덜란드에는 농장 한 곳에서 암탉과 돼지, 소 등을 최고 1억 마리까지 사육하는 사례까지 보고되고 있다. 

연말을 앞두고 AI가 확산되면서 가금류 수급 불균형으로 인한 경제 타격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전통적으로 연말에 칠면조를 먹는 영국에서는 하필 칠면조 농장에서 AI 감염이 확인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일본에서는 당장 계란과 닭고기 소비가 줄었다. 

최근 국제수역사무국(OIE)는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와 공동으로 종합 포털 사이트(http://www.offlu.net/)를 개설했다. AI 감염에 따른 살처분이 잇따르자 질병 예방 및 통제 방법에 관한 정보 공유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이 사이트에는 OIE가 제공하는 국제적 권고·조치 내역뿐만 아니라 AI 바이러스 유형별 증상과 대처 방식, AI 피해 관련 실시간 정보 등이 담겼다. 
  
21일 기준으로 한국에서만 닭과 오리 2000만 마리 이상이 살처분됐다. 피해 보상액으로만 1500억 원 이상이 필요하다는 추산도 나왔다. 문제는 추가 감염 확산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매번 되풀이되는 악몽을 이제 멈춰야 하지 않을까. 실시간 국제 가이드도 나왔으니 시대 흐름에 맞는 AI 개혁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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